현대차, 테슬라 북미충전규격 도입에 부정적 반응..”충전 오래 걸린다”

세계 전기차 업계가 급속충전 표준 규격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테슬라 북미충전규격(NACS) 도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처음 내비쳤다. 앞서 테슬라 북미충전규격에 동참한 포드, GM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투자자 대상 ‘2023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북미충전규격 도입 의향을 묻는 한 애널리스트 질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장 사장은 “테슬라 충전 표준이 큰 화두가 되고 있지만 우리는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800V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차량을 설계했지만, 테슬라는 슈퍼차저를 통해 최대 500V 충전이 가능하다. 우리 차량이 어댑터를 활용해 테슬라 슈퍼차저와 연결될 경우, 충전이 오래 걸린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고객의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 질의응답에서 테슬라 북미충전규격 동참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가 판매중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6는 배터리 10%에서 초고속 충전을 시작할 경우 80% 충전까지 약 18분이 걸린다. 테슬라 차량은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슈퍼차저로 충전할 때 평균 약 25분이 소요된다.

장 사장은 또 “테슬라가 변화를 일으켜 고객에게 좋은 충전(빠른 충전)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테슬라 북미충전규격 동참 여부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흥수 현대차 GSO(글로벌전략조직)담당 부사장도 “과연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 충전 플랫폼이 유효할지는 따져봐야 하는 문제”라며 “철저히 고객입장에서 분석하되 중장기적 기회 요소까지 분석해서 (테슬라 북미충전규격 동참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포드와 GM 등은 테슬라와 협력을 맺고 테슬라 북미충전규격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지난달 25일 테슬라 북미충전규격과 호환되는 단일 충전 프로토콜을 사용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고, 메리 바라 GM CEO는 지난 9일 “더 많은 고객이 테슬라 북미충전규격을 채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 슈퍼차저 (사진=조재환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