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꾸가 뜬다” MZ세대 여행용 카메라 들고 돌아본 서울 핫플

김혜성 여행플러스 기자(mgs07175@naver.com) 2024. 9. 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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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타워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옷맵시로 MZ세대를 구분하는 법이 있다. ‘백꾸(백 꾸미기)’ 여부다. 백꾸는 지난해 말부터 젊은 세대를 강타한 패션 유행으로 인형 키링 등을 달아 가방을 꾸미는 행위를 뜻하는 줄임말이다.
(좌) 블랙핑크 지수가 가방에 키링을 달고 있다 / 사진=지수 인스타그램 캡쳐 (우) 공항 보안 검색대 트레이 꾸미기 유행 / 사진= 틱톡 becwatkinson 캡처
블랙핑크 지수, 한소희, 뉴진스 민지 등도 가방에 키링을 달아 백꾸 유행을 증명했다. MZ세대 사이에서의 꾸미기 유행은 단순 가방에 그치지 않는다. 백꾸를 비롯해 폰꾸(휴대폰 케이스 꾸미기), 신꾸(신발 꾸미기), 화꾸(화장품 용기 꾸미기), 팟꾸(에어팟 꾸미기), 트꾸(트레이 꾸미기)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물품 전체로 퍼져나갔다.

똑같은 물건이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장식을 달아 하나뿐인 ‘내 것’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꾸미기 열풍이 부는 가운데 ‘카꾸’까지 등장했다. 이번 꾸미기 대상은 카메라다.

“카꾸” 그게 뭔데, 어떻게 하는 건데

인스탁스 미니 리플레이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최근 한국후지필름은 이런 흐름에 걸맞은 하이브리드 필름 카메라 ‘인스탁스 미니 리플레이’를 출시했다. 카메라를 어떻게 꾸민다는 말인지. 도통 이해가 안 갈 수 있지만 이 카메라는 색부터 꾸미기에 특화했다. 촬영자의 개성을 담는다는 뜻의 왓츠 유어 컬러?(What’s Your Color?)를 주제로 총 3가지 색상으로 나왔다.

깔끔한 흰색인 미스티 화이트, 십대의 감성을 담은 오묘한 연둣빛 색상인 말차 그린, 붉은색과 갈색이 어우러져 강렬한 개성이 느껴지는 딥 브론즈 등이다. 개성 있는 카메라의 기본색 위에 스티커나 키링 등을 덧입혀 나만의 카메라를 만드는 것이다.

카꾸 특화 카메라답게 구매 고객에게 ‘리플레이 전용 투명 케이스’와 이용자 취향에 쏙 맞는 키링을 만들 수 있는 ‘두 잇 유어셀프(Do It Yourself·DIY) 비즈 스트랩 만들기 세트’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

사진이 말도 하네, 이 카메라가 여행용인 이유

인스탁스 미니 리플레이로 찍은 사진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이 카메라가 여행에 적합한 가장 큰 이유는 무게다. 여행하며 가장 거추장스러운 것은 무거운 짐이다. 이 카메라는 무게를 확 줄였다. 255g으로 인스탁스 라인 중 가장 가벼워 휴대하기 편리하다.

카꾸는 단순 카메라 외관에서 끝나지 않는다. ‘필터’와 ‘프레임’으로 사진까지 꾸밀 수 있다. 먼저 비비드·세피아·포스터·피쉬아이·스타일리쉬·B & W 등 6가지 필터를 활용해 똑같은 장소도 색다르게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토끼 귀를 만들어주는 버니 이어스나 흥겨운 파티에 온 듯한 파티 등 약 30개 프레임으로 피사체나 풍경을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인스탁스 미니 리플레이 전용 앱으로 사진을 꾸미고 인화할 수 있다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즉석 사진 인화 기능으로 여행지에서 설렘을 그 자리에서 바로 감각할 수 있다. 앱을 이용하면 카메라로 찍은 사진뿐만 아니라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도 즉석 사진으로 인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럿이 함께하는 여행에서 늘 갑론을박이 불거지는 문제인 ‘누가 사진 기사 역할을 할 것인가’도 해결해 준다. 카메라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스마트폰으로 원격 촬영을 할 수 있어 구성원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가 나온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에 소리를 입혀 여행지에서 추억을 생생하게 저장할 수 있는 ‘사운드 포토’ 기능도 탑재했다. 인스탁스 앱으로 이 기능을 켜고 카메라 밑에 있는 녹음 버튼을 누르고 사진을 찍으면 QR 코드가 붙은 사진이 나온다. 이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촬영 중 녹음했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별한 장소에서의 기억을 눈과 귀로 동시에 추억할 수 있다는 말이다.

1. 점점 더 힙(Hip)해지는 우리 전통…남산골 한옥마을
남산골 한옥마을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첫 행선지는 서울 중구의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1998년 문을 연 한옥마을로 매년 15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서울 대표 관광지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사계절 사진 찍는 맛이 달라 좋다. 봄과 여름에는 전통 한옥과 우거진 푸른 초목이 진풍경을 만든다.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낙엽이 바닥을 나뒹구는 모습이 그림 한 폭이다. 겨울에는 한옥 지붕 위로 소복이 덮인 눈이 카메라에 손을 절로 뻗게 한다. 한옥마을 초입에서 볼 수 있는 꼿꼿한 남산서울타워의 모습도 진풍경이다.

한옥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 한옥의 멋도 살아있다. 마을에 한옥 다섯 채를 이전 및 복원해 그 안에 과거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신분 등에 걸맞은 가구를 뒀다.

총 다섯 채의 전통 가옥을 둘러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복원한 가옥 중 ‘옥인동 윤씨 가옥’과 ‘관훈동 민씨 가옥’ 등 두 곳은 각각 일제강점기 친일파인 윤덕영과 민영휘 일가가 살던 곳이다.

그중 옥인동 윤씨 가옥은 특히 말이 많은 한옥이었다. 과거 윤씨 가옥은 순정효황후 윤씨 생가라고 잘못 알려지며 1977년 민속문화재로 올랐었다. 이후 이 가옥이 사실 친일파 윤덕영이 첩을 위해 지은 고급 한옥이라는 사실관계가 밝혀지며 문화재 지정을 해제했다.

[다시 여는 윤씨가옥] 1편 ‘벽수산장과 윤씨가옥 이야기’
이러한 역사적 사실 때문에 윤씨 가옥은 오늘날까지 오랜 시간 방치됐다. 그렇다고 건물에 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윤씨가옥은 당대 최고 궁궐 목수가 지은 건축물로 6칸 대청과 도리가 일곱 개로 이뤄진 지붕인 칠량가 등 남다른 건축 기법을 엿볼 수 있다. 건축물 자체로 뛰어난 역사적 가치를 가진 셈이다.

이에 지난해 11월부터 건축가 김찬중 등이 부정적 문화유산인 윤씨가옥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옥인동 윤씨 가옥 재단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윤씨 가옥은 지역 기반 공공시설로서 내년 상반기 개방할 예정이다.

남산골 한옥마을 풍광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최근 남산골 한옥마을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부지런히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운현궁을 중심으로 전통 체험 행사 이외에도 다도 체험과 천체 관측 등 이색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한옥을 배경으로 ‘야간 한옥콘서트’, ‘하우스 뮤지엄‘ 등 전시와 공연도 펼치며 MZ 문화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 “사라지기 전에” 노포 맛집 찾으러 가는 세운상가
세운 지구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MZ세대 사이에서 노포(老鋪) 맛집 찾기가 유행이다. 본인이 태어나기 전 시대의 문화를 향유하는 복고 열풍과 더불어 오랜 가게가 주는 독특한 설렘을 즐기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 덕에 MZ세대 핫플로 급부상한 곳이 세운상가다. 1960년대 말부터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세운상가는 노포가 즐비한 종합 전자상가다. 세운상가를 포함해 세운지구라고 불리는 이 일대는 30년 이상 연식이 있는 노후 건축물이 전체 건물의 97%일 정도로 오랜 세월을 맞았다.

진영이네에서 연인들이 야장하는 모습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상가 곳곳에는 1984년 문을 연 낙지 곱창 새우 전골을 전문으로 하는 대성식당 등 노포 맛집이 가득하다. 특히 세운상가는 ‘야장’ 명소로 유명해졌다. 야장은 야외에 탁자를 깔고 식사하는 행위를 이른다.

실제로 20년이 넘는 세월을 간직한 진영이네 식당 앞에서는 연인이 야외 간이 식탁을 펼치고 푹 익은 김치에 쫄깃한 삼겹살을 나눠 먹는다. 공구 상점의 은은한 쇳내를 돼지고기구이의 고소한 기름내가 꾹 누른다.

세운상가 /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당연지사 그 연식만큼이나 탈도 많다. 세운지구에는 과거 약 8개 상가가 늘어서 약 1㎞ 길이의 초대형 주상복합상가군을 이뤘다. 이후 1980년대 용산전자상가 등이 새롭게 생겨나며 세운상가 쪽 상가군에는 유동 인구가 줄어들었다. 점차 이곳은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에 서울시는 죽은 세운지구를 살리기 위해 2006년부터 이곳을 ‘세운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해 도심 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다시 세운 프로젝트’ 등 도심 재생 사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세운상가에서부터 청계 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 인현상가, 진양상가까지 이어지는 공중보행로를 1100억원을 들여 짓는다.

야심 찬 계획과 달리 이 공중보행로는 2년 만에 철거 수순을 밟는다. 2017년 계획 당시 하루 보행량을 10만 5440건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1만 1731건에 불과했을 정도로 이용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세운지구 내 공구 상점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비록 공중보행로는 실패했지만, 여전히 세운지구 개발은 진행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 이곳을 도심 재개발의 세계적인 모범 사례인 도쿄의 롯폰기힐스처럼 ‘한국판 롯폰기힐스’로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서울시는 2035년까지 축구장 60개 크기에 달하는 이 공간에 10개 이상의 고층 업무용 건물과 1만 2000가구를 수용할 수 있는 주거 단지와 문화시설 등을 조성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운상가를 비롯한 7개 상가가 일렬로 줄지어 있는 구역을 허물고 종묘와 남산을 연결하는 공원으로 바꿔 시민 누구나 도심 속 녹지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상가 역시 주변 지역과 같이 재개발해 상권을 유지하며 보존키로 했다.

세운상가를 찍었다 /사진=김혜성 여행+ 기자
다만 소규모 인쇄업자 등 일부 소상공인은 “재개발로 인해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고 가게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운지구의 지금 모습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세운지구가 지나온 세월과 맞닥뜨릴 앞날을 생각하며 셔터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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