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자회사 인사권 내려놓겠다”...우리금융 임원 친척까지 대출 관리
임종룡, 4대 개혁안 내놔
지주사 인사 사전합의제 폐지
외부인사로 윤리경영실 신설
소문·투서 전부 조사하기로
任 “책임질 일 책임 지겠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불법대출 논란으로 10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선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거듭 고개를 숙였다. 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지주 회장 권한의 핵심으로 여겨지던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내려놓는 등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이날 불법대출 논란과 관련한 위원들의 질의에 임 회장이 내놓은 대책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된다. 지주 회장의 자회사 임원 인사권 축소, 친인척 여신거래 차단 프로세스 도입, 윤리경영실 신설, 여신감리조직 격상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자회사 임원 인사권 축소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의 한 원인이기도 한 회장의 권한과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 자회사 임원 선임과 관련한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지주 회장의 ‘제왕적 권한’이 그룹 내부 소통을 불투명하게 함으로써 도덕적 해이로 이어졌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번에 회장의 계열사 임원 인사권 포기도 이 같은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각 자회사에 일임하기로 했다. 은행 등 자회사 임원 192명을 선임할 때 현재는 지주사와 사전합의하도록 돼 있지만, 향후엔 자회사 자체적으로 결정한다. 지주회장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의장으로서 행장 등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에만 관여한다.
부당대출 재발 방지를 위해 임원 친인척 여신거래 관리 감독 수준도 강화한다.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주고,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자회사도 12억원 상당의 대출을 부당한 방법으로 승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가 미흡했다”며 “잘못된 기업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고위 임원 친인척 대출 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해 사태 재연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그룹 전 임원을 대상으로 본인과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까지 개인정보를 등록해서 관리한다. 이를 통해 각 계열사 영업점에서 대출을 승인하기 전, 해당 고객이 그룹 고위 임원 친인척인지를 즉각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내부 횡령 등을 감시할 여신감리조직도 부에서 본부로 격상한다. 기존엔 여신감리부에서 여신을 관리했으나 향후엔 여신감리본부로 격상하고, 본부장급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여신감리부의 수장인 부장이 영업점 지점장과 동급이라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신감리본부는 내년 2월부터 이상거래감지시스템(FSD)을 가동하고, 과거 사고사례를 분석해 사고 위험과 이상징후를 사전에 포착한다. 사전 예고하던 영업현장 점검도 불시상설점검으로 변경하고 암행감찰도 실시해 실효성을 높인다.
이밖에 임 회장은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도 부당대출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전 계열사 부당대출에 대해 정보교류 시스템 만들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엔 “인사 개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임 회장이 이번에 내놓은 지주 회장 권한 축소와 조직 신설 등의 조치는 올해 연말 인사 때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아이에 대해 처음 밝히는데 내 딸도 사실”…배우 채시라 ‘깜짝고백’ - 매일경제
- “현금 68억 감쪽같이 사라졌다”…창고지기까지 있었다는데 대체 누가? - 매일경제
- 최태원 SK회장 차녀, ‘예비신랑’과 인연 이것 때문이라는데…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4년 10월 11일 金(음력 9월 9일) - 매일경제
- “굴 먹을 때 반짝반짝 이게 뭐야”…보석이 튀어나왔다는데, 가치는 얼마길래 - 매일경제
- 정용진의 꿈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 톰 크루즈가 힘 싣는다 - 매일경제
- 이재성·오현규 연속골…한국, 요르단 제압하고 월드컵 예선 2연승 - 매일경제
- 의대증원 양보 없는 대통령실…백지화 요구에 “2천명은 최소한의 숫자” - 매일경제
- “조민 포르쉐 탄다” 가세연, 조국 가족에 4500만원 배상 판결 - 매일경제
- 12번째 A매치서 데뷔골 작렬! 요르단 끝낸 오현규 “너무 오래 걸렸어, 더 많은 골 넣을 것” -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