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있는 재료 3가지면 '고급 오징어 요리' 된다

여름철 손이 자주 가는 오징어는 탱탱한 식감과 담백한 맛 덕분에 볶음, 찜, 무침 어디에든 잘 어울린다. 그런데 오징어를 집에서 직접 데치거나 삶을 때, 겉만 익어 질기거나 비린내가 그대로 남는 경우가 생긴다.
오징어의 단백질은 고온에서 빠르게 응고되며 오래 익힐수록 더 질겨진다. 물에만 삶는 방식이 오히려 오징어의 단점을 부각하는 셈이다. 그러나 삶는 물에 단 한 가지 재료만 추가해도 식감과 향, 심지어 소화까지 개선될 수 있다. 지금부터 오징어의 영양과 식감을 모두 살리는 재료 3가지를 소개한다.
1. 생강, 냄새 잡고 풍미 살린다

오징어를 삶을 때 생강을 넣는 방법은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생강 특유의 알싸한 향이 오징어의 비린내를 눌러준다. 생강에 포함된 진저롤 성분은 단백질 분해를 도와 오징어를 부드럽게 만든다.
얇게 썬 생강을 2~3조각 물에 띄우고, 오징어를 데치면 잡내가 크게 줄어든다. 생강즙을 조금 넣는 방식도 괜찮다. 특히 오징어볶음이나 초무침 같은 향이 강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냄비에 오징어와 생강만 넣고 중약불로 3분 정도 찌듯이 익히면 수분과 풍미가 그대로 살아난다.
생강은 소화 촉진에도 도움을 준다. 오징어처럼 단단한 해산물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생강의 따뜻한 성질이 위장을 덜 자극하고 소화 흡수를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다만 향이 강하므로 다른 재료와 함께 사용할 때에는 양 조절이 필요하다.
2. 식초, 연한 식감 만들어 소화 돕는다

식초는 오징어의 비린내를 효과적으로 없애주는 재료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끓는 물에 식초를 한두 스푼만 넣으면 산 성분이 오징어 단백질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어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준다. 오징어 표면의 점액질이나 불순물을 함께 제거해 주는 살균 효과도 있다.
삶는 시간은 짧게, 식초량은 소량으로 조절해야 한다. 너무 많은 식초를 넣으면 신맛이 오징어에 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 2~3마리 기준으로 물 1L에 식초 1~2스푼 정도가 적당하다.
식초는 입맛을 살리고, 소화를 돕는 데도 효과적이다. 여름철 입맛이 떨어질 때, 새콤한 식초 향이 오징어의 풍미를 더한다. 양념 없이 초장이나 기름장에 찍어 먹는 데침 요리에 잘 어울리며, 데친 오징어를 냉채나 샐러드에 응용해도 좋다.
3. 우유, 부드러운 식감과 비린내 제거를 동시에

우유는 오징어 요리에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많은 셰프와 요리 고수가 사용하는 비법이다. 우유 속 단백질과 지방이 오징어의 단백질에 작용해 촉촉하고 말랑한 식감으로 완성된다.
데치기 전 10~20분간 우유에 담갔다가 꺼낸 오징어는 삶는 도중에도 수분 손실이 적고, 잡내가 줄어든다. 우유 속 유당과 지방이 비린내를 흡착해 오징어 특유의 향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삶는 물에 소량의 우유를 함께 넣어도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유로 삶은 오징어는 색상이 약간 뿌옇게 변할 수 있지만, 촉촉함과 부드러움이 훨씬 살아난다. 위장이 약한 어린아이, 노인에게 특히 추천되는 조리법이다. 튀기거나 볶지 않아도 고소한 맛이 살아나 기름기 없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삶은 후 샐러드나 무침 요리로 활용하면 한결 부드러운 식감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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