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반유대 "재앙 만찬"으로 선거본부 '심의' 규칙

차미례 기자 2022. 11. 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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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트럼프 모임 마다 선거참모 동반 방침 세워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차기 대선 출마 선언 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22.11.16.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공화당 지도자들과 2024년 미 대선 공화당 예비 후보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인종차별주의자들과 만찬을 함께 한 사실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대한 또 하나의 장애가 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별장인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된 래퍼 예(카녜이 웨스트), 유대인의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극단적인 백인 우월주의자 닉 푸엔테스와 만찬을 가졌다고 미 정치매체 더힐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 뒤로 전국적 비난 여론에 이어서 공화당 안에서도 트럼프의 존재를 당에 활력을 주는 대신 해를 끼치는 골치아픈 존재로 여기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한정된 선거운동 자산과 기여도에 비해서 위험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27일 CNN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저녁식사는 "매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지지열기를 끌어모았던 트럼프는 측근 지지자들에게 그 당시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선거본부를 꾸리고 대중 유세에 까지 나섰지만 이번 모임의 후폭풍이 심각해지자 참모들은 새로운 내부 규칙을 결정했다.

앞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모임이나 개인 면담을 갖는 사람들에 대해 참모진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승인하도록 했다는 것이 이 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그의 백악관 시절에서 빌어온 시스템에 따라서 앞으로는 트럼프 곁에 선거본부의 고위 책임자가 항시 동반하도록 결정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지지자들 가운에에서도 수많은 트럼프에 대한 고발 건과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선거본부를 출범시킨지 겨우 2주일만에 일어난 이번 "재앙적 만찬"에 대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많다.

뉴햄프셔주의 크리스 수누누 주지사(공화당)도 "공화당원들은 2024년 대선에서 이길 사람을 찾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이 본 만찬 회동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년 11월의 선거 승리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였다.

이번에 일부 보좌관들은 래퍼 예가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한적이 많다며 초청을 재고하라고 권했지만, 트럼프는 이를 일축하고 오랜 친분을 내세워 그를 초청했다.

원래는 트럼프 클럽의 도서실에서 단독으로 만나기로 했지만, 명사 지지자를 자랑하고 싶은 트럼프가 그를 안뜰에서 열린 만찬회 한 복판으로 불러냈고 푸엔테스도 예가 불러서 자리를 함께 했다.

트럼프와 인종 차별은 전에도 문제된 적이 많다. 2016년 대선에선 끊임없이 논란거리였고 트럼프는 무슬림 전체의 입국 금지, "존 매케인은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잡혔기 때문에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는 발언, 인디애나주 연방판사는 "멕시코인의 후예라서" 재판의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발언도 엄청난 분노와 후폭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달리 트럼프는 더 이상 정치 신참이거나 정치권 밖의 아웃사이더가 아니다. 지금은 자기 나름의 엘리트 서클, 전직 대통령 클럽, 노련한 정치인들로 3차 집권을 도와줄 사람들의 한 가운데에 속해 있다.

원래 트럼프 선거 팀은 내년 초에나 조직해서 튼튼하고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준비할 예정이었지만 연말까지 별 행사계획이 없어서 트럼프가 무슨 모임에 나갈지 모르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보좌관들은 트럼프가 만나는 사람들을 일일히 조사하고 보좌관들이 순차로 돌아가면서 모임에 동참해서 1월까지 '사고'가 없도록 감시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번 만찬회의 후유증으로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번 모임의 책임자를 해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의 오랜 지지자들도 어떻게 푸엔테스 같은 사람이 그런 모임에 끼여드는데도 아무도 그것 알아채지 못했으며 트럼프에게 그런 사람을 만나는 위험에 대해 미리 경고하지 못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28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자신은 푸엔테스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으며 알았더라면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공화당 안에는 반유대주의나 백인 우월주의가 발붙일 틈이 없다. 그런 견해를 선전하는 사람을 만나는 사람도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는 어려울 거라는게 내 개인적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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