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범죄자 사냥꾼"..美 '자경단' 160개 활동
미국에서 자경단(自警團)이 세력을 키워 경찰과 공조에 나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동네 건달로 치부되기도 했던 과거와 달리 경찰이 적극적으로 이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자경단이 미국 형사사법제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인디애나주(州)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에릭 슈미트(35)는 ‘인디애나폴리스 범죄자 사냥꾼’이라는 단체를 조직해 2년째 운영해오고 있다. 이 단체는 온라인 데이트 어플 등에서 청소년 행세를 하며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성인들을 유인해 붙잡은 뒤 이를 꾸짖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슈미트는 이 단체의 목적에 대해 “아이들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성인들의 신상을 지역 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P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미국에서는 최소 160개의 자경단이 이 같은 함정 수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단체는 영상 게시로 수익을 올리거나 기부금을 받아 수천 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한다.
WP는 “최근 자경단에 대한 경찰의 태도 변화가 눈에 띈다”며 “사법 당국은 이들과 함께 잠입 수사를 벌이는 등 공조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애틀랜틱 시티 경찰은 ‘걱정하는 시민들’이라는 단체의 도움을 받아 성행위를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유혹한 성인 남성 17명을 체포했다.
슈미트는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어떤 경찰이나 검사도 그를 상대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많은 수사관들이 자신의 단체와 일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인디애나주 아동 인터넷 범죄 대책 본부장인 브라이언 하퍼는 “경찰에선 (자경단과의 공조를) 묵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경단 활동 중에 총에 맞거나, 민간인을 강에서 뛰어내리도록 강요하는 사례도 나오며 사적 제재로 인한 위험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USA투데이는 “그들의 의도가 아무리 숭고하더라도, 이 같은 행위는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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