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물도 '당근'해요"… 중고플랫폼 추석 특수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9. 1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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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선물 세트 재테크가 활황이다.

고물가에 선물 세트를 중고로 내놔서 용돈이라도 벌려는 판매자와 햄, 기름, 참치 등 식품을 합리적 가격에 사들이려는 소비자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다.

15일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는 다수의 추석 선물 세트가 올라왔다.

몇몇 플랫폼에서는 '2024년 대통령 추석 선물 세트'가 거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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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참치 명절선물 거래 활발
고물가에 알뜰족 구입 늘어
"정성 무시해" 비판 목소리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선물세트.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선물 세트 재테크가 활황이다. 고물가에 선물 세트를 중고로 내놔서 용돈이라도 벌려는 판매자와 햄, 기름, 참치 등 식품을 합리적 가격에 사들이려는 소비자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성을 들여 준비한 선물세트를 되파는 모습이 팍팍한 세태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5일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중고 플랫폼에는 다수의 추석 선물 세트가 올라왔다. 주요 검색어는 '선물 세트'와 '추석 선물' 등이며 샴푸, 치약, 레토르트 식품 등 명절 선물 세트 단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상품을 보통 20~50%, 크게는 70%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해서 판매하는 이유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 생필품과 필수 식품을 사기 위해선 명절을 노려야 한다는 노하우가 공유될 정도다.

특히 이번 추석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건강기능식품 매매가 허용된 뒤 처음으로 맞는 명절이라 관련 제품 매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지난 5월 당근과 번개장터를 통해 개인이 건강기능식품을 소규모로 거래하는 것을 1년간 허용한 바 있다.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건기식 선물을 버리는 일을 줄임으로써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려는 차원이다.

몇몇 플랫폼에서는 '2024년 대통령 추석 선물 세트'가 거래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지난 4일 도라지 약주·유자 약주 등 전통주와 배 잼·청귤 핸드크림 등 지역 특산품을 담아 각계 인사에게 추석 선물세트를 전했는데, 이를 되파는 게시물이 올라온 것이다.

가격도 지난해 추석 때 10만~20만원 수준이던 것이 올해는 20만~30만원으로 다소 비싸졌다. 상품 구성이 지난 설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부 판매자의 설명이다.

선물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는 데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로 3년 5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을 기록했지만, 서민들이 장을 보며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고거래 플랫폼 사용이 일상화한 것도 선물 되팔이를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주요 중고거래 앱 설치자 수는 3378만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았다.

사용자 수는 2264만명으로 국민의 절반가량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30대 직장인 A씨는 "중고거래를 통해 진짜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이 전달된다면 환경보호의 의미도 크다"며 "애초 선물을 줄 때 상대방을 기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받은 사람이 용돈이라도 버는 게 기분 나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굳이 선물까지 팔아서 돈을 벌려는 것이 비정한 세태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40대 직장인 B씨는 "본인이 준 선물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오는 걸 본다면 마음이 상할 것 같다"며 "실용성이 모든 행위의 기준이 되는 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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