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올라오는 와인의 풍미, 하지만 그만큼 잘 깨지는 와인잔의 유혹
- 넷플릭스 예능 ‘먹보와 털보’ 속 와인잔
- 마카롱 모양, 밑부분 없는 잔 등 이색 와인잔
- 집들이 선물로 제격, 가격은?
가수 비와 방송인 노홍철의 식도락 여행기를 담은 넷플릭스 예능 ‘먹보와 털보’가 기대 속에 공개됐다. 첫 화의 게스트로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출연해 네 명이 함께 맛있는 안주에 막걸리를 기울인다. 그런데 잔이 좀 특이하다.
◇발레리나 스커트가 와인잔에
술을 꼭 정해진 잔에 따라 마시란 법은 없다. 먹보와 털보에서 막걸리를 따른 잔은 사실 와인잔이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스템(stem, 잔 아래 길고 가느다란 부분)이 없다. 모양도 마치 발레리나가 입는 투투스커트를 연상시킨다. 이름도 ‘투투 글라스’다.
이 귀여운 잔은 이탈리아의 유리 공예 브랜드 ‘이첸도르프 밀라노(Ichendorf Milano)’의 제품이다. 이 브랜드는 ‘고대와 현대의 만남’이라는 철학을 기반으로 다양한 유리 제품을 생산한다. 그 중 투투 글라스는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와인과 막걸리는 물론, 요거트 등을 담아 다양하게 활용해도 좋다. 인터넷에서 ‘투투 글라스’를 검색하면 개당 1만원대 후반에 구매할 수 있다.
◇마카롱을 똑 닮은 잔
와인 종류만큼 다양한 게 와인잔이다. 두 번째로 소개할 잔은 이름부터 관심을 끄는 ‘마카롱 글라스’다. 울룩불룩한 모양이 디저트 마카롱을 닮았다. 단순히 귀여움을 뽐내기 위한 디자인은 아니다. 굴곡진 부분에서 와인의 향을 한 번 모아줘, 마실 때 더욱 풍성한 향을 느낄 수 있다. 입을 대는 부분이 다시 넓어지는 이유는 향을 크게 쏟아내기 위해서다.
제조사는 180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셰프앤소믈리에(Chef&Sommelier)’라는 브랜드다. 다른 와인잔들에 비해 견고한 유리를 이용하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잔과 잔을 부딪쳤을 때 나는 소리가 청아하다는 평도 있다.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개당 2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눕혀서 쓰는 와인잔
베이스(Base, 잔의 밑부분)가 없는 ‘눕혀 쓰는 와인잔’도 있다. 바로 오스트리아의 와인잔 브랜드 ‘잘토(Zalto)’에서 만든 ‘그라비타스 오메가(Gravitas Omega)’다. 잘토는 14세기부터 6대째 유리 공예를 이어 온 가족기업으로, ‘명품 와인잔 브랜드’로 꼽힌다.
측면에 살짝 납작한 부분이 있어, ‘테이블에서 굴러 다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은 할 필요 없다. 가볍고 질 좋은 유리로 만들어 향 전달이 잘 되지만, 그만큼 잘 깨진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잘토 와인잔을 1년 동안 깨지 않으면 모든 잔을 다룰 수 있다’는 말이 돌 정도다. 흉내 내기 어려운 디자인으로, 잘토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제품인 만큼 비싸다.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개당 9만원 정도다.
눈이 즐거워야 먹고 마시는 것의 즐거움도 배가 된다. 음식을 보기 좋게 플레이팅 하듯, 와인도 취향에 맞는 잔에 따라 마셔보자. 집들이 선물로 휴지 대신 와인잔을 들고 가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장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