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α?…'김기현표 슈퍼 빅텐트' 어디까지 가능할까

류미나 2023. 11. 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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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신당' 견제 포석 관측…野 비명계 영입도 염두 둔듯
이준석 "신빙성 없어", 비명계 모임 "허황된 꿈 버리라"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박경준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를 넘어 중도 진영까지 아우르는 '슈퍼 빅텐트'를 펼치겠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김 대표는 그동안 물밑에서 분주히 움직이며 중도·야권 성향 인사들을 접촉해 왔다고 21일 김 대표 측을 포함한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빅텐트란 지향점이나 가치관이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 세력들이 선거를 앞두고 초당적으로 힘을 합치는 것을 뜻한다.

김 대표의 '슈퍼 빅텐트' 구상이 구체적으로 외부 인재 영입을 뜻하는지, 후보·정당 간 연대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이처럼 대상이 구체적이진 않지만, 목적은 어느 정도 드러난 듯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비주류 인사들의 '신당론'에 맞서 중도 지대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는 해석이 많다.

김 대표의 빅텐트론은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까지도 총망라한 중도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 본인이 직접 민주당의 소수 비명계를 언급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수면 위에서 거론되는 대상은 민주당내 대표적 비명계인 이상민 의원과 민주당 출신인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 정도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의원의 국민의힘 합류 가능성과 관련해 "합리적인 분에 대해서는 삼고초려 해서도 모셔야 할 분 아니겠나"라며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상민 의원은 사실상 무르익었다"며 "추가로 접촉하는 비명계 의원들이 더 있다"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연말까지 당무감사를 통해 물갈이 폭을 가늠하면서 참신한 인재가 있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영입하겠다는 복안이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맞물려 구체적인 공천 규정 확정을 미루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영입 상황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발언하는 김기현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20 uwg806@yna.co.kr

그러나 김 대표의 중도보수 빅텐트 구상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인재 영입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다.

당내 반대파들은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이후 리더십에 도전을 받아온 김 대표의 궁여지책이라고 비판한다. 이준석 전 대표는 KBS 라디오에 나와 "당내 인사들과도 전혀 화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디에다 빅텐트를 친다는 것인지"라며 " 그 '빅'(big)이라는 게 얼마나 큰 텐트일지 약간 신빙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시대전환 흡수 합당도 별다른 실익이 없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서두르다가 잡음만 일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기현 슈퍼 빅텐트' 구상의 성패는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나 합류할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은 이상민 의원의 합류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대전에서 열리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토론회에도 연사로 초청됐다.

그는 KBS라디오 '특집 1라디오 오늘'에 출연해 "(탈당을) 미루면 공천을 구걸하는 것처럼 공격받는다"며 "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해 탈당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내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의 탈당 및 국민의힘 합류 시나리오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이러한 전망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원칙과 상식'은 이날 입장문에서 김 대표의 구상에 대해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다"며 "민심은 도외시한 채 군사작전하듯 획일화된 국정 운영으로 일관하면서 각계의 다양한 세력을 품겠다는 허황된 꿈부터 버리라"고 했다.

총선이 임박해 민주당 내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주류 세력의 비명계 '공천 학살' 등 양상이 구체화하면 이들의 탈당이 이어질 수 있지만, 국민의힘과는 손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 역시 많다.

과거에도 선거 국면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빅텐트론'을 여러 차례 들고나왔지만,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이후로는 기대와 달리 성과는 저조했다는 평가다. 여당 프리미엄이 과거와 달리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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