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점검] 경보제약, 배당성향 656% 착시…ADC 수익화 시험대

/사진 제공=경보제약, 이미지 제작=이승준 기자

경보제약이 지난해 배당성향 656.6%를 기록한 가운데 시장은 그 수치가 만들어진 배경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5년째 12억원 배당을 유지하는 동안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급감했고 회사가 제시한 해법도 항체약물접합체(ADC) 공장 완공과 이익률 개선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다. 향후 밸류업의 핵심으로는 960억원에 달하는 ADC 투자가 언제 실적으로 회수되느냐가 꼽힌다.

656.6% 배당성향의 실체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보제약은 3월26일 기업가치제고계획을 공시했다. 공시상 '목표설정' 항목으로는 △ADC 공장 완공 △인공지능(AI) 기반 워크플로 확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 대응 프로젝트 추진 등이 담겼다. '계획수립' 항목으로는 △장비 적격성 평가 △AI 플랫폼 도입 △ESG 플랫폼 구축 △조직 최적화를 통한 인건비 관리 및 이익률 개선 △기업활동(IR) 활동 확대를 통한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이 언급됐다.

기업가치제고계획에서 시장의 시선이 먼저 쏠리는 대목은 '배당성향'이다. 지난해 경보제약은 656.6%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겉으로 보면 배당을 크게 늘린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며 분모가 줄어든 영향이 더 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25년 현금배당금총액은 12억원으로 전년과 동일한 가운데 당기순이익은 46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었다.

5개년 배당 흐름으로 넓혀 봐도 배당성향 숫자만으로는 주주친화 강화를 말하긴 어렵다. 현금배당금총액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연속 12억원으로 유지됐지만 현금배당금성향은 -15.9%, 195.6%, 40.2%, 25.8%, 656.6% 등으로 크게 흔들렸다. 배당정책이 해마다 일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당기순이익의 규모 변화에 따라 배당성향이 출렁인 구조다. 일정한 배당 총액 위에 불안정한 이익이 얹히면서 배당성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흐름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경보제약의 매출은 2021년 1707억원에서 2025년 2641억원으로 꾸준히 늘었지만 영업손익은 2021년 66억원 적자에서 2024년 105억원 흑자로 점차 개선됐지만 2025년 35억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같은 흐름으로, 2021년 75억원 적자에서 2024년 46억원까지 회복됐으나 2025년 들어 2억원 수준까지 축소됐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일시적 당기순이익 감소는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 과정의 일환이었다"며 "그동안 내실을 다져온 DS 사업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ADC 공장이 완공되고 가동이 시작되면 ADC 사업으로 인한 신규 매출이 향후 실적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업 성장에도 얇아진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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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의 변동 추이와 함께 경보제약의 본업체력도 함께 주목받는다. 회사의 기존 사업은 원료의약품(API)과 완제의약품(DP)을 함께 가져가는 제조형 구조다. 2025년 기준 API 매출 1338억원, DS 매출 126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5% 감소, 30.7% 성장했다. 특히 DS 매출이 빠르게 커지며 과거 원료 중심 사업구조와는 결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보제약 매출은 2024년 2386억원에서 2025년 2641억원으로 1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5억원에서 35억원으로 66.3% 줄었다. 회사는 별도 공시를 통해 이익 감소 원인으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신규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R&D)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년 새 원가율이 79.3%에서 61.3%까지 개선됐지만 판매관리비는 667억원에서 806억원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분석은 DS 부문의 성장과도 맞물려 있다고 여겨진다. 경보제약의 DS 매출은 2023년 732억원에서 2025년 1265억원으로 72.9% 커졌다. 마취통증(맥시제식 등)과 내분비(빌다 등), 순환기(로수에지정 등), 항생제(경보세프포독심프록세틸정 등) 품목군이 외형 확대를 이끌었고 본업의 성장세를 설명하는 근거가 됐다. 각 품목별로 살펴보면 △마취통증 112.7% △내분비 59.1% △순환기 76.6% △항생제 101.1% 등으로 매출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재무 부담도 본업만으로 기업가치 재평가를 견인하기 어려웠던 요인으로 꼽힌다. 부채비율은 2021년 62.7%에서 2025년 119.3%로 높아졌고, 순차입금은 512억원에서 1173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180억원에서 2024년 2억원까지 줄었다가 2025년 75억원으로 개선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유출 규모가 162억원에서 380억원까지 악화됐다.

박선영 기업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경보제약은 세파계·항암제 API 등 원료의약품 부문에서 축적된 제조 경쟁력과 멕시제식 등 주력 품목을 중심으로 성장한 완제의약품 사업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며 "매출이 2023년 2164억원에서 2025년 2386억원까지 확대돼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API는 품질 검증과 고객 승인에 기반한 반복 매출 구조를 갖고 있고, DS는 최근 외형성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으며 본업이 견고한 실적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ADC 투자 관건, 회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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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경보제약의 밸류업 실질 해법으로 ADC에 주목한다. 기존 실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카드가 ADC라는 시각이다. 경보제약도 목표설정 첫 항목에 ADC 공장 완공을 배치했고 사업보고서에도 2024년 8월부터 올해 12월까지 960억원을 들여 ADC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적시했다. 용인 ADC 연구센터와 아산 생산거점을 통해 전임상,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원료와 완제생산까지 이어지는 구조도 제시했다.

기존 사업과 ADC 간의 시너지 효과도 시장의 관심사다. 경보제약은 일반 API, 세파계 API, 항암제·고활성제 API 등 API 생산 경험을 두루 보유하고 있고, 항암제 원료와 무균 주사제 생산설비도 갖추고 있다. 이런 제조·품질관리 경험이 ADC 위탁개발생산(CDMO)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현재 단계는 설비 구축, 공정, 조직정비 수준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밸류업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는 '회수 속도'가 언급된다. 구체적으로는 △초기 고객사 확보 △임상용 물량 수주 △가동률 상승 △첫 매출 인식 시점 △투자 회수 기간 등의 구체적인 숫자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회사도 2025년 1분기 공장 가동중단 영향으로 생산실적과 가동률이 감소했다고 밝힌 만큼 설비투자만으로 기대를 키우기는 어렵다. 올해부터 이익률 개선이 실제로 나타나는지와 ADC 투자가 언제 손익에 반영될지에 시선이 집중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2026년 실적으로 매출 2825억원, 영업이익 88억원, 당기순이익 37억원을 예상한다"며 "2025년 들어 수익성이 부진했지만 올해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본업이 보수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향후 ADC CDMO 사업의 가시성이 높아진다면 현재의 전통제약사 중심 밸류에이션에서 벗어나 주가를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기존 업무가 사람의 수동 판단으로 다음 단계를 수행하는 방식의 반복이었다면 AI 워크플로는 데이터 기반의 업무 자동 인식·처리 후 사람의 최종 검토·실행으로 업무구조를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 AI 적합성이 높은 업무를 선별해 프로세스를 최적화하고 AI를 업무에 내재화함으로써 스마트워크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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