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조선업 불황 대비 편백나무 아이디어
조선업은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대한민국 3대 주력업종이고, 경남에서 비중이 큰 산업이다. 조선업은 많은 고용인원 유발 효과와 전·후방 관련 기업이 많아 국가적인 입장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업종이다. 그러나 조선업은 15~20년 단위로 불황 때마다 자산 매각과 인적 구조조정을 했고, 인적 구조조정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비용도 크게 발생했다. 현재 조선업 호황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불황 때 인적 구조조정으로 나간 숙련된 기술자는 돌아오지 않고, 희망퇴직한 설계원들은 중국 조선소에 취업을 해 기술격차를 줄이고 한국 조선업 추월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필자는 현재의 조선업 호황기에 목(나무) 재테크로 조선업의 불황을 대비하자는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거제시 유휴지와 산에 한국지형에 적합하고 목재로서 가장 값어치가 있는 편백나무를 심자는 것이다. 양대 조선소도 조선소 내 유휴지에 편백나무를 심어 조선불황으로 조선소와 거제지역 경제가 어려울 때 다 자란 편백나무를 베어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베어낸 자리에는 어린 편백나무를 다시 심어 15~20년 후 조선업 불황을 대비하자.
많은 사람이 편백나무의 경제적 가치를 잘 모른다. 편백나무는 피톤치드를 생성하므로 사람의 머리를 맑게 한다. 심은 뒤 20년이 되면 목재로서 가장 좋은 나무 두께(굵기) 30㎝가 되고, 나무길이 5m 기준으로 약 6만 원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 편백나무 1만 그루면 6억 원, 10만 그루면 60억 원이다.
몇 년 전 일본 대마도를 다녀왔다. 대마도에는 편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일본의 극단적인 위기가 왔을 때 대마도에 있는 편백나무만 베어서 팔아도 일본 국민이 1년을 버틸 수 있다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이러한 이미지로 대마도는 힐링이라는 단어와 휴식이 있는 섬으로 인식된다.
거제시도 편백나무 자연휴양림을 만들고, 주변에 부드러운 흙을 깔아 함께 걷는 길을 조성하면 잠시 머물다 가는 거제가 아닌 숙박하는 거제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양대 조선소도 회사 내에 편백나무 산책로를 만들어 활용한다면 직원 복지증진과 주문주와 선급의 만족도 향상될 것이다. 편백나무 특성을 반영해 도시를 바꾸면 거제는 '휴식이 있는 거제,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거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또 편백나무를 이용한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과 목공예 체험 공간 및 우드(편백나무) 백화점을 운영하면 고용유발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형기 한화오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