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유치 '회장님 방'이 효자였다
경주시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성공한 것은 지역 곳곳에 위치한 이른바 '회장방(VIP스위트룸)'이라 불리는 기업 대표들의 숙소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케 하는 이번 유치전에서 처음부터 제기된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문제에 대해 '회장방'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체 대표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들 숙소는 일반 시민이 제대로 알 수 없을 정도로 보안이 잘 돼 있는 데다, '프리미엄'급의 규모와 시설은 물론 최고의 전망까지 갖춰 각국 정상들의 숙소로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코오롱호텔에는 446㎡(135평)의 '자미원'과 102㎡(31평)의 '임페리얼' 등 2개의 프리미엄급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또 블루원 프라이빗 콘도에는 국내 대기업 회장 측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826㎡(250평) 규모의 독채를 비롯해 198㎡(60평) 이상의 스위트룸만 28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리조트에도 회장실로 불리는 330㎡(100평) 규모의 펜트하우스가 8층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198㎡(60평) 이상의 로얄실도 2개가 있다.
교원드림센터에는 290㎡(88평) 규모의 플래티넘 객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코모도호텔에도 박정희 대통령이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238㎡(72평) 규모의 스위트룸이 있다.
또 라한호텔에도 최근 3개의 객실로 나눠진 일명 정주영 회장방을 합칠 경우 프리미엄급 객실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힐튼경주의 로얄스위트 228㎡(69평), 소노벨 경주의 골드 171㎡(52평), 캔싱턴리조트의 엠파이어스위트 204㎡(62평), 농협경주연수원의 VIP룸 198㎡(60평), 황룡원의 행복재 132㎡(40평) 등 보문관광단지 주변에 일반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스위트룸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주시는 이들 숙소를 VIP 제공 스위트룸으로 선정키로 하고, APEC정상회의 유치 활동에 적극 활용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20일 실시한 APEC 개최도시선정위원회 현장실사단도 '경주시가 실사 당시 실현 가능한 APEC 정상회의 개최안을 제시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앞서 경주시는 APEC정상회의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주변 3㎞ 이내에 103개소, 4463실의 정부대표단 수요대비 157%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132㎡(40평) 이상의 정상용 5성급 호텔 및 스위트룸 등이 18개소 223실로, 숙박도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홍보했다.
경주시는 2025 APEC정상회의에서 정부대표단의 객실은 총 2845실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일반 시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198㎡(60평) 이상 VIP스위트룸만 8개소에 38실을 확보했다. 이러한 숙소가 경주시의 APEC정상회의 유치 성공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부 시설은 리모델링 등이 필요하지만, 가능하면 현재 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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