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D램, 신형만큼 비싸졌다…DDR4-DDR5 가격 프리미엄 사라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이례적인 국면에 들어섰다. 가격 자체는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 속도는 뚜렷하게 꺾였다. 구형 규격인 DDR4가 최신 DDR5와 같은 값에 팔리는 역전 현상까지 나타났다.
미국 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16Gb DDR5의 현물가격과 고정거래가격은 2025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강한 상승세를 거쳐 약 35~40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2023년 1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횡보하던 가격이 2025년 말부터 수직에 가까운 급등세로 전환된 결과다. 다만 2분기 들어서는 급등세가 진정되며 완만한 상승세로 바뀌었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512Gb 낸드 웨이퍼의 현물가격과 고정가격 모두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이다. 2023년 초부터 2025년 말까지 2~5달러 박스권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다 2026년 중반 들어 급등했다. 최근 상승 국면에서는 고정가격이 현물가격을 크게 앞질러 오르는 흐름이 확인됐다.

그러나 상승 속도는 다른 이야기다. 메리츠증권이 D램익스체인지 자료를 인용해 밝힌 7월 고정거래가격 동향에 따르면, 메모리 공급사와 PC 제조사(OEM)의 3분기 고정가 협상이 7월 말 마무리되며 전분기 대비 15~20% 인상에 합의했다. 2분기 인상률(45~50%)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8GB DDR4 모듈은 139달러, 16GB DDR5 모듈은 238달러로 각각 15~20% 올랐다. 대부분의 계약 협상은 8월 중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공급사와 구매자 모두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8월 가격도 7월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용 D램도 3분기 13~1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협상에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15~25% 인상안을 제시했고 삼성전자는 임시 가격으로 선출하한 뒤 8월에 공식 가격을 제시할 전망이라고 전해졌다.
중국 CXMT의 가격 정책도 메모리 3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장기공급계약(LTA) 고객은 제시된 범위 상단에 가까운 가격에 공급받겠지만, 절대 가격과 상승률은 일반 OEM 고객군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D램 세대 간 가격 역전이 일어나는 등 이례적인 상황도 발생했다. BofA는 DDR4와 16Gb DDR5의 고정가격이 2026년 중반 기준 35~50달러대에서 수렴하며 기존 DDR5 프리미엄 구조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2025년 중반까지 두 제품 모두 10달러 미만에서 나란히 움직이다 이후 올해 7월까지 동반 급등한 결과다.

낸드에서도 같은 메커니즘이 작동했다. 7월 SLC 낸드의 평균판매단가는 전월 대비 31~51% 급등한 반면, MLC는 4~8% 상승에 그쳤다. 같은 낸드 안에서 상승률이 6배 이상 벌어졌다. SLC는 1Gb 3.67달러, 2Gb 4.51달러, 4Gb 7.42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 계량기와 통신 네트워크 장비, 자동차 제어 모듈 등 특수 용도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사들이 고적층 3D 낸드와 첨단 공정으로 생산능력을 옮기면서 레거시 공정 웨이퍼 투입을 줄인 탓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