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휴가 30% 못 쓸 형편인데...정부 근로시간 조정 반발 확산

안세희 기자 2023. 3. 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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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재 주 52시간인 최대 근로 허용 시간을 주 60시간대로 늘리는 대신 몰아서 휴가를 갈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를 추진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 정모(40·부산진구) 씨는 "정부의 주 69 시간제는 주 5일 내내 오후 11시에 퇴근하거나 오후 9시에 퇴근하는 등 '몰아서 일하기' 형태인데, 있는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직장인이 태반인 현실에서 누가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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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 2022년 실태조사
2021년 기준 연차 11.63일 사용
주 36.70시간 근로희망자 많아

정부가 현재 주 52시간인 최대 근로 허용 시간을 주 60시간대로 늘리는 대신 몰아서 휴가를 갈 수 있도록 ‘근로시간 유연화’를 추진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직장인은 대체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허용된 연차휴가 중 30%는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9월 20일~10월 7일 전국 만 19~59세 2만2000명(취업자 1만7510명·비취업자 4490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전국 일·생활 균형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연차 휴가가 정해진 임금 근로자의 2021년 연차 일수는 평균 17.03일이었다. 이 중 실제 사용한 연차 휴가 일수는 11.63일에 불과해 5일 넘게 차이가 났다. 따로 연차휴가가 정해지지 않은 468명은 연평균 3.13일만 휴가를 사용했다.

(자료사진)출근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을 기다리는 시민들. 연합뉴스


연차휴가를 다 쓰지 못한 원인은 ▷대체인력 부족(18.3%) ▷업무량 과다(17.6%) ▷상사 눈치(11.4%) ▷조직 분위기 때문(5.1%) 등 본의가 아닌 경우가 절반이 넘었다. 이밖에 연차수당을 받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20.1%였고, ‘휴가 계획이 없어서’는 14.6%였다. 1.8%는 ‘일하는 것이 편해서’라고 답했다.

일과 생활 사이 균형에 대한 만족도는 7점 만점 중 평균 4.44점이었다. 일·생활 균형이 어려운 이유로 ‘장시간 일하는 문화 때문’이라는 응답은 30대에서,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라는 답은 20대 이하와 30대에서 많았다.

국민이 원하는 근무 시간과 정부 정책의 격차도 컸다. 이번 조사 결과 취업자가 1주일에 원하는 일하는 시간은 36.70시간이었다. 이 시간은 연령대가 내려갈수록 짧았다. 20대 이하(19~29세)는 34.92시간, 30대는 36.32시간, 40대는 37.11시간, 50대는 37.91시간으로 나타났다.

취업자가 실제 근무하는 시간은 주당 평균 41시간이다. 근무시간이 길수록 희망 근무시간도 길었지만 주 52시간 넘게 일하는 경우만 따져봐도 희망 근무시간은 평균 44.17시간으로 45시간을 넘지 않았다.

보고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문화 확산 등으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지만 한국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국가”라며 “적절한 휴식 시간은 근로자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철저히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 정모(40·부산진구) 씨는 “정부의 주 69 시간제는 주 5일 내내 오후 11시에 퇴근하거나 오후 9시에 퇴근하는 등 ‘몰아서 일하기’ 형태인데, 있는 휴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직장인이 태반인 현실에서 누가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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