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 이후 기업금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를 빠르게 키우면서 운용자산의 질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자본적정성과 PF 세부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고위험자산이 7조원대로 불어나고 무등급 PF 비중이 절반에 가까워진 만큼 발행어음 조달 확대 이후 리스크 관리 강도가 실적의 지속성을 가를 변수로 부상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올해 3월 말 고위험자산은 7조665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위험자산은 자기자본투자(PI) 성격의 집합투자증권 5000억원, 대출금 1조2000억원, 우발채무 5조3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2조7000억원 수준에서 한 분기 만에 5조원대로 확대됐다. 초대형 IB 인가 이후 기업금융성 익스포저가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외형 확대와 함께 자산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위험자산 내 무등급 PF 비중은 2022년 말 33.0%, 2023년 말 29.9%에서 지난해 말 40.4%로 올라선 뒤 올해 3월 말 48.2%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A등급 이상 자산 비중은 31.1%에서 19.0%로 낮아졌다. 고위험자산의 중심이 우량등급 자산보다 신용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PF 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키움증권의 사업 구조 전환과 맞물려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운용 여력을 키우는 수단이다. 동시에 조달자금의 일정 비율을 기업금융 등에 운용해야 한다. 리테일 위탁매매 중심 수익구조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기업신용공여와 PF 약정이 늘어날 유인이 커진 구조다.
실제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말 발행어음 잔액은 1조1730억원으로 지난해 말 3337억원보다 확대됐다. 아직 자기자본 대비 발행어음 조달 규모가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사업 초기부터 발행어음 잔액, 우발채무, 기업금융성 익스포저가 함께 늘어난 점은 향후 자산·부채 만기 관리와 운용처 선별 능력을 더 중요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리스크의 성격은 당장 부실이 현실화됐다는 쪽보다는 확장 속도 관리에 가깝다.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는 올해 3월 말 약 3조4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53.6%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사업 초기 단계로 분류되는 브릿지론 비중은 16.8%, 중·후순위 본PF 약정 비중은 13.9%로 상대적으로 낮다. 순요주의이하여신의 자기자본 대비 비율도 3.8%로 지난해 말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키움증권의 PF 리스크를 단순히 규모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선순위 중심의 구조와 개선된 건전성 지표는 완충 요인이다. 반면 고위험자산 내 무등급 PF 비중이 높아지고 우발채무가 단기간에 커진 점은 별도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평균 지표가 양호하더라도 개별 사업장 단위에서 셀다운이 지연되거나 자금 회수가 늦어지면 충당 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관건은 발행어음 조달 확대와 위험투자 증가 사이의 속도 조절이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기반의 이익창출력이 크고 리테일 고객 기반도 견고하다. 이익 체력이 PF 관련 변동성을 흡수하는 방어선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발행어음 잔액이 늘수록 기업금융 운용처 확보 압박도 커진다. 운용자산의 수익성뿐 아니라 신용도, 만기, 회수 가능성을 함께 따져야 하는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리테일 기반 이익체력이 커 단기적인 PF 부담을 흡수할 여력은 있는 편"이라며 "발행어음 조달이 커지는 구간에서는 운용자산의 만기와 조달 만기, 우발채무의 셀다운 속도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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