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근거로 걷어요?" 난감했는데…'휴대폰 금지법' 교사들은 '환영'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 금지법에 교사들은 교권 침해와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반색했다. 반면 법제화로 인한 실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이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전날 통과됐다. 다만 △장애가 있거나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등이 보조기기로 사용 △교육 목적 △긴급한 상황에 한해서는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교장과 교원은 학습권 보호와 교육활동을 위해 필요한 경우 스마트 기기 사용·소지를 제한할 수 있다. 제한하는 경우 그 기준이나 방법 등 세부 사항을 학칙으로 정하게 했다. 교원의 사용 제한 행위는 아동복지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교육계는 개정안 통과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전자기기가 그간 교육 현장에서 교권·학습권 침해 주요 수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수도권 고등학교 교사 A씨는 휴대전화에 대한 교사 지도에 불응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 교권 침해를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심지어 고장 난 휴대폰을 낸 뒤 학교에서 고장 난 것처럼 연출하는 경우도 있어 교사도 매우 큰 부담"이라고 했다.
교사 B씨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학생들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가정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많이 하기 때문에 오히려 학교에서는 통제하길 원하는 학부모 의견도 많다"고 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떤 근거로 규제하냐며 질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현장에 많았는데 (개정안 통과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의미가 있다"며 "무조건 사용 금지를 명시한 것도 아니고 특별한 상황에선 허용했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제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재량과 협의 영역에서 법적으로 스마트기기를 쓰면 위법한 행위라고 정한 것은 법적 효과를 간과한 채 과잉 입법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실제 현장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며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사라진다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인권단체는 통신의자유와 사생활 권리를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반발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관계자는 "법안을 만들 때 학생 인권단체 의견을 듣는 과정이 없었다. 일부 국회의원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교 구성원과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학칙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오남용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정부에서 교육 현장에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학교 내 갈등이나 분쟁이 있을 때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적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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