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원유 중단 발언, 러시아 압박 수위 높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도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공식 합의는 아니지만 미국 내 강경파가 러시아를 에너지로 압박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인도가 실제 수입을 중단할 경우 러시아의 수출 구조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까지 동참할 경우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수출 창구가 막힐 수 있다. 이는 러시아 재정 위기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인도와 중국의 입장이 러시아 경제의 생존을 좌우하게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젊은 층 반체제 움직임, ‘소리 없는 붕괴’ 조짐
러시아에선 최근 반푸틴 집회에서 금지된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18세 소녀가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체포를 예감한 듯 소녀는 변호사를 미리 준비했고, 체포 후에도 당당한 태도를 보이며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체포를 넘어 젊은 세대의 각성과 반체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음악, 예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저항은 체제 내부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러시아 사회의 고질적 통제 시스템이 젊은 세대와 충돌하면서, 전통적 지배 질서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젊은 층의 분노와 좌절은 점차 조직화되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변화의 전조로 여겨진다. 당장은 소수의 움직임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체제의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

재정 위기가 본격화됐다
러시아 정부는 심각한 재정난 속에 세금 납부일을 무리하게 앞당기는 긴급 조치를 내렸다. 기존 12월 납부 예정이던 세금과 공공요금을 10월 중으로 징수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각 지방정부는 수도세, 전기세, 난방비 인상은 물론 공공서비스 축소까지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

일부 지역은 교사 임금 체불로 학교가 문을 닫고, 교통도 마비되며 실질적 행정 붕괴 상태에 빠졌다. 경제 기반이 흔들리는 가운데 후방부터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전쟁 장기화가 국내 기반까지 침식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다. 러시아 정부는 여전히 전선을 유지하려 하지만, 내부 붕괴의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 중이다.

국부펀드와 재원 고갈의 그림자
러시아의 국부펀드는 이미 절반 이상이 소진되었고, 남은 잔고도 사실상 사용이 중단됐다. 공식적으로는 약 503억 달러가 남아 있다고 발표했지만, 실사용 가능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의심이 제기된다. 이유는 국가 전반에 퍼져 있는 부정부패와 불투명한 회계 구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해 매달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그중 상당 부분은 사라지는 구조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의 국부펀드는 비상금이라기보단 숫자상 존재일 뿐이며, 실질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처럼 재정의 마지막 보루까지 소진된 상황에서 경제 회복은커녕 유지조차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경제는 이제 무너지는 속도를 늦추는 것만이 과제로 전락한 상태다.

권력층 보호 vs 국민 부담
러시아 정치권에서는 초고소득자 대상 증세안이 논의되었지만, 크렘린은 이를 과도한 요구라며 거부했다. 대신 평범한 국민에게는 각종 세금 인상과 공공요금 조기 징수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권력층은 보호하고 국민만 희생시키는 불공정한 구조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러시아 내부 권력 핵심은 실로비키, 올리가르히, 노멘클라투라 등 절대 건드릴 수 없는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전쟁의 최대 수혜자이자 국가 재정을 잠식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결국 러시아 경제 위기의 고통은 고스란히 서민층에 전가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장기적으로 국민 저항을 부를 수밖에 없고, 체제 붕괴의 뇌관이 될 수 있다. 푸틴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민심은 이미 등을 돌린 지 오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