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 사각지대' 내몰린 공무원들…작년 신고 18% 감소

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2024. 10. 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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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17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581건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노동청 신고 건수는 2020년 5823건에서 2023년 1096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괴롭힘 피해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는데 신고가 대폭 줄어들었다면 제도나 조직문화 등이 신고를 방해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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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광역시도 직장갑질 처리 현황‧조례 검토
작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전년 대비 18.5% 감소
최근 5년간 직장 내 괴롭힘 인정률 28.9%
직장갑질119 "근로기준법 맞춘 조례 개정 시급"


"공무원입니다. 상급자가 하루 몇 시간씩 불필요한 면담을 하고,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 괴롭힘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그냥 넘어가야 할지,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신고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공무원인데, 불필요한 업무 지시와 성희롱을 당한 것이 억울하면서도 신고할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저만 참으면 되는 건가 싶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17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제출받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2020년부터 2024년 5월까지 581건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됐다.

연도별 신고 건수는 2020년 105건, 2021년 129건, 2022년 156건으로 꾸준히 늘다가 2023년엔 127건으로 전년 대비 18.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23년 33건으로 전년(66건) 대비 50%나 줄었다.

17개 광역자치단체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인정 비율은 같은 기간 동안 28.9%로 파악됐다. 광주의 경우 9.8%로 가장 낮았고, 인천은 13%, 서울 13.6%, 부산 27.5%로 그 뒤를 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노동청 신고 건수는 2020년 5823건에서 2023년 1096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괴롭힘 피해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는데 신고가 대폭 줄어들었다면 제도나 조직문화 등이 신고를 방해하고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직장갑질119는 낮은 신고율 등을 개선하려면 광역자치단체가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맞게 관련 조례‧훈령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9년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공무원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은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할 수 있고, 사용자는 사건 접수 또는 인지 즉시 지체 없이 사안을 조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아울러 조사기간 동안 근무 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피해자(신고자)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체 없이 조사'를 조례에 포함한 광역자치단체는 17개 중 8곳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와 광주, 대전, 충남, 제주는 신고자를 상담한 후 조사를 하도록 정했고, 경기, 강원, 전북, 전남은 '지체 없이 조사'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기간 중 피해자 분리 조치 의무'를 조례‧훈령에 명시한 광역자치단체는 17개 중 6곳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대구, 광주, 대전,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은 직장 내 괴롭힘 인정을 받은 피해자만 분리 조치하도록 하거나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남 등 일부 광역자치단체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례에 '허위 신고' 또는 '거짓 신고' 관련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 대구, 광주, 울산,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경남은 허위 신고를 하면 징계 처분할 수 있다는 내용을 조례에 담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몇 다리 건너면 다 아는 공공조직에서 내부 신고는 매우 어렵다. 특히 위계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은 신고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공무원의 직장 내 갑질은 법률로도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조례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갑질119 김성호 노무사는 "공무원에게 근로기준법의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을 적용하지 않아 공직사회에서는 신고, 처리 절차 등에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직장 폭력이라는 점에서 민간기업 노동자와 공무원을 달리 대우할 수 없으므로 공무원에게도 근로기준법의 관련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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