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보인 함덕주-정우영'… '황무지' LG 불펜 한줄기 빛될까[초점]
[수원=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LG 트윈스가 2024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수확도 있었다. 바로 함덕주(29), 정우영(25)의 재발견이다.
LG는 9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wiz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1회말 심우준의 끝내기 안타로 5-6으로 패했다. LG는 이로써 kt wiz와 시리즈 전적 2승2패 타이를 이루게 됐다.
LG는 이날 kt wiz와 엎치락뒤치락하는 혈투를 펼쳤다.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현수와 박해민의 연속타자 홈런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자 kt wiz도 2회말 문상철의 좌월 솔로포로 응수했다.
LG의 리드는 얼마 가지 못했다. 4회초 문성주의 1타점 적시타로 격차를 벌렸으나 4회말 선발투수 디트릭 엔스의 난조로 3-4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5회말 김진성이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해 3-5가 됐다.
LG는 6회말 유영찬이 흔들리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LG는 여기서 강백호를 상대하기 위해 좌완 함덕주를 올렸다. 이는 적중했다. 함덕주는 슬라이더로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 요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함덕주는 7회말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그는 문상철-황재균-배정대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막고 이닝을 정리했다. 함덕주의 호투 속 LG는 8회초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이후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호투로 연장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그러나 11회말 위기가 찾아왔다.
LG 백승현은 11회말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좌익수 왼쪽 앞 2루타를 허용했다. 최초 판정은 파울이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이어 김상수 자동고의 4구, 황재균 희생번트 때 나온 3루수 문보경의 야수선택으로 무사 만루 벼랑 끝에 몰렸다.
LG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백승현을 내리고 정우영을 올렸다. 정우영은 올라와 공 1개로 배정대를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대타 천성호는 삼진. 비록 2사 후 LG 내야수의 충돌로 심우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줬지만 박수받을 투구 내용이었다.
염경엽 감독도 경기 후 "중간투수들을 시험했는데 (함)덕주도 괜찮았고 (백)승현이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 (정)우영이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봤다"고 호평했다.
함덕주와 정우영이 제 궤도를 찾으면 LG 마운드도 큰 힘을 얻게 된다. 올해 LG의 가장 큰 고민은 불펜이다. 올 시즌 LG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17로 리그 5위였다. KBO리그가 올해 타고투저인 것을 감안해도 지난해(3.35)보다 월등히 높아진 수치다.
고우석과 이정용의 공백이 생각보다 컸고 지난해 필승조 역할을 수행했던 함덕주와 정우영이 집단 부진에 빠진 점이 원인이었다. 함덕주는 올해 초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제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정우영은 퀵모션 교정을 위해 투구폼을 변경한 것이 독이 돼 이전의 위력을 잃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준PO 4차전에서 인상 깊은 투구를 펼쳤다. LG 불펜진이 사실상 '황무지'에 가까운 것을 고려하면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다.
LG는 현재 에르난데스, 유영찬, 김진성 세 명의 투수를 준PO에서 필승조로 기용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준PO 4경기에 모두 등판에 6.1이닝 무실점, 김진성은 3경기 4이닝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마무리투수 유영찬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유영찬은 준PO를 앞두고 부친상을 당해 1차전을 결장했다. 이후 2,3,4차전에 모두 올라왔지만 2.1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하다. 유영찬은 9일 경기에서는 5회에 출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함덕주와 정우영의 등장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패배 속 한 줄기 희망을 얻은 LG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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