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딸기 가게에서만 빨간 다라이 쓰는 이유

겨울철 과일 가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빨간 다라이가 쭉쭉 줄지어 나오고 있는데 산처럼 쌓인 다라이가 전부 딸기 농장으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한다. 근데 이 튼튼한 빨간 다라이는 유독 딸기 살 때만 본 거 같은데 왜 그런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빨간 다라이는 딸기 중에서도 ‘장희’ 딸기에 쓰이는 포장 용기인데 평균 단가가 낮고 상대적으로 단단한 품종이라 마구 퍼담기에는 다라이가 딱이라고 한다. 장희보다 비싼 설향이나 죽향, 금실 딸기는 스티로폼이나 플라스틱 팩에 하나하나 담는데, 포장 용기에 따라 품종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게 딸기 박사님의 말씀.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그 다라이가 특히 장희가 많이 담기는 이유가, 장희가 일반 딸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좀 낮아요. 단가가 낮은 것을 예쁘게 가지런히 담을 필요가 없잖아요. 저렴하고 수량이 많은 것들을 단기간에 빨리 담아서 출하를 하면 대야가 가장 편리하거든요"

경상남도에서 주로 재배되는 장희 품종은 딸기가 귀하던 2000년대 초중반까진 싸고 양이 많아서 인기가 높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키우기 쉽고 맛도 좋은 ‘설향’이 국내에서 개발되면서 인기가 줄었다.

하지만 장희 딸기는 상대적으로 다른 품종에 비해 향이나 당도가 떨어지는 대신 저렴하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다른 딸기들보다 상대적으로 단단해 잘 짓무르지 않는 데다 생긴 것도 길쭉해서 딱딱하고 동그란 다라이에 담기 편하다고 한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다라이는 플라스틱 재질이기 때문에 단단하잖아요. 거기에 딸기가 부딪히면 상처를 받기가 쉬워요. 장희는 단단한 특성이 있고 수량도 많이 나오고 플라스틱 상자에다가 쉽게 담아낼 수 있는 용기를 선택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유통과정에서 오염되거나 변형될 일도 없어 재활용이 쉽다는 장점도 있다. 다라이가 대부분 빨간색인 건 딸기 본연의 색을 부각하고 풍성하게 보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검은색 다라이도 포장 용기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이건 취재하다 알게 된 건데 옛날엔 이렇게 큰 양은 다라이나 나무 상자에 딸기를 운송·보관했다고 한다. 지금처럼 딸기 품질에 신경 써서 예쁘게 소포장하지 않던 1990년대 이전에 양은 다라이에 딸기를 마구 퍼담던 게 오늘날 빨간 다라이로 바뀌었다는 거다.

위태석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거의 한 20년 이전에는 양은 다라이를 썼답니다. 소매점에서 대야 같은 데다가 담아놓고 소비자들이 ‘500그램 주세요’ 그러면 이렇게 주걱 같은 걸로 퍼서 봉지에다 저울에다 달아서 500g씩 달아 팔고 그랬거든요"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취향이 까다로워지면서 가성비가 중심인 다라이 딸기는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대신 맛과 향을 갖추고 단가도 높은 설향, 금실, 죽향 품종이 인기를 끌었는데, 농가와 도매업체들이 포장에도 신경 쓰면서 신선도가 잘 유지되는 스티로폼 박스나 눈으로 쉽게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투명 플라스틱 팩이 대세가 됐다.

딸기 박사님께 맛있고 싱싱한 딸기를 잘 고르는 팁을 물어보니 네 가지 포인트를 집어줬다. 첫째는 어른 손가락 한두 마디 정도로 적당한 크기일 것, 둘째는 뺀질뺀질한 광택이 있을 것, 셋째는 초록색 잎이 싱싱하게 살아있을 것, 마지막으로 진한 향을 풍길 것. 왱구님들도 이점만 기억하면 다라이 딸기든 스티로폼 딸기든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