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무너진 소형항공…신생 섬에어, 생존 시험대

홍성완 기자 2026. 4. 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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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항공 모빌리티 추구하는 섬에어의 도전에 항공업계 주목
지역 관광 수요 잡기 위해 기존 항공사들과의 연계가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국내 소형항공사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퇴출된 가운데, 섬에어가 운항을 시작하며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국제 항공 수요와의 연계를 통한 수익 구조 확보 여부가 생존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천공항에서 열린 '섬에어 사천-김포 노선 취항' 행사에서 최용덕 섬에어 대표가 인사말을 발표하고 있다. ⓒ섬에어

◆ 소형항공사의 반복되는 흑역사, 섬에어가 바꿀 수 있을까

지난달 30일 섬에어가 김포-사천 간 노선 운항을 시작하면서 끊어진 소형항공사의 명맥을 다시 잇기 시작했다.

섬에어는 김포-사천 운항을 매일 4회 왕복한다. 기존 해당 노선을 매일 2회 왕복 운항하던 진에어가 유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주말에만 운항하기로 하면서, 섬에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섬에어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국내 소형항공사들은 모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소형항공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의 소형항공운송사업자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다. 2009년 처음 상업운행을 개시했던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2015년 운항 중단, 2016년 재운항 개시, 그리고 2020년 다시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가 2024년 결국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현재 매각을 진행 중에 있으나, 언제 다시 운항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하이에어(체리에어) 역시 마찬가지다. 2019년 첫 운항을 시작한 하이에어는 2023년 모든 노선에 대해 운항을 중단했고, 적자 누적에 따른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현재 매각 절차가 대부분 완료됐으나 언제 다시 운항이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정비와 관련한 문제가 자주 발생하면서 많은 신뢰를 잃은 점이 치명적이다. 무엇보다 안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항공안전법을 무시하고 은폐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번 적발되면서 업계에서는 항공 면허 취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부산항공청은 하이에어가 정상화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해 과징금 내지 운항정지 처분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업계에 따르면 하이에어가 보유한 3대 기종 중 한 대가 지난달 매각(해체)되면서 노선 재개에 대한 제약사항이 더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 하이에어가 만든 소형항공기에 대한 불신,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도

이처럼 국내 소형항공사의 흑역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섬에어가 도전장을 내고 상업운항까지 성공시키면서 업계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섬에어가 운행하는 기종은 ATR 72-600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사인 ATR사가 개발한 항공기로, ATR 42를 기반으로 확장한 소형 터보프롭 여객기다. 좌석은 72석으로 좌석 간격은 29인치(73.66㎝)다.

김포-사천 노선 운영 기재인 섬에어의 1호 신조기  ATR 72-600 ⓒ섬에어

섬에어는 현재 ATR 72-600 기종을 1대 리스 계약한 상태다. 여기에 올해 연말까지 2대의 신조기를 들여오고, 이후 순차적으로 8대 이상의 신조기를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3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맞춰 이뤄진 '제 3차 한-프랑스 경제계 미래대화'에서 섬에어는 ATR과 구매 계약 조인식을 진행하면서 신조기 도입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복수의 업체가 섬에어에 대한 투자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자금력 확보를 통한 좀 더 유연한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ATR 72 시리즈 기종은 하이에어도 운영하던 여객기다. 하이에어는 ATR 72-500을 사용했으나, 크고 작은 사고로 이용자들에게 불안하다는 인식이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는 정비의 문제였지 터보프롭 여객기 자체의 문제는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안전성이 가장 높은 기종으로 터보프롭 여객기를 꼽는다. 비교적 낮은 순항고도로 인해 소음이 크고, 속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고장율과 정비가 쉽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특히 안전성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데, 이는 버드스트라이크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가 구조상 거의 제로(0)에 수렴하고, 엔진이 멈추더라도 활강이 가능해 안정적인 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력중량비(추중비)가 높아 활주로가 짧은 곳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다. 2028년 완공 예정인 울릉공항의 경우 활주로가 1200m에 불과해 소형항공기만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섬에어가 운영하는 ATR 72-600 기종은 최대착륙중량에서 실제 착륙거리는 640m에 불과하다.

LCC(저비용항공사)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터보프롭에 대해 구식이라는 인식과 함께 안전성에 의문을 갖지만, 항공과 관련된 산업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터보프롭 여객기의 안전성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며 "특히 국내 도서공항들의 경우 운항 거리가 짧고 버드스트라이크 문제가 자주 발생할 수 있어 터보프롭 여객기가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제언했다.

여기에 최근 높아진 국제유가도 터보프롭 여객기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터보프롭 여객기는 노선이 짧은 국내에서 가성비가 비교적 높으며, 여기에 더해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폐식용유, 식물성 기름, 농업 잔재물, 생활 폐기물 등 탄소 배출이 적은 원료로 만든 지속가능 항공유(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를 50%까지 섞어 쓸 수 있어 국제유가가 오를수록 유류비 지출 부분에서 경쟁력이 높아진다. 일반적인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항공기의 경우 SAF 권고 비율은 1% 정도로, 국내 일부 항공사가 이에 맞춰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

◆ 노선 확대 통한 '하늘의 마을버스' 역할 목표

섬에어는 김포-사천 노선에 이어 2호기 도입 후 김포-울산 노선에도 취항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울진 등 수도권에서 이동이 어려운 지역에 부정기 노선을 시작으로 다양한 지역을 하늘길로 연결하는 모빌리티 역할을 수행한다는 목표다. 특히 이름대로 섬 지역의 하늘길을 책임지겠다는 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다.

섬에어가 운항하고 있는 사천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국내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거점이다. 특히 KAI는 지난 25일 국내 독자 기술로 만든 한국형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출고를 시작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근 K-방산(방위산업)이 비약적으로 커지면서 사천 지역에 대한 비즈니스 수요도 늘어가는 추세다. FA-50은 가성비 높은 경공격기로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국가 등에서 앞다퉈 수입해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주문이 밀리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KF-21 역시 불안한 국제정세에서 근래 가장 주목받는 전투기로 꼽히면서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편중되어 있는 서울 중심의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지역 관광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지역 수요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K-문화 열풍과 함께 한국의 소도시들을 여행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면서 소형항공사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섬에어가 국제 항공 수요와의 연계를 통해 국내 도서지역을 포함한 지역 수요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적인 과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섬에어는 김포와 인천 공항에서 바로 지역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하늘의 마을버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주된 목표 중 하나"라며 "기존 항공사들과 경쟁이 아닌, 상호 보완하는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권과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지역항공 모빌리티로서 지역 관광 활성화와 에어 엠뷸런스로서의 역할 등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국내 도서지역뿐만 아니라 대마도 등 가까운 인근 국가들까지 운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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