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이제 주식투자 차익에 세금 내자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 2026. 4. 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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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는 “회복과 성장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경제산업 전략투자, 주주보호 상법 개정 등으로 주식시장 도약을 이루겠다는 약속이다.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주가지수는 올해 5000대에 자리 잡았다.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도 세 차례 이루어졌고, 반도체·조선 등 핵심 업종의 호조까지 더해져 미국·이란 전쟁 중에도 5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이 환호한다. 자신의 종목이 올랐다며 기뻐하는 주변 사람들도 종종 본다. 우리나라 첨단산업이 국제경쟁력을 입증하며 제대로 평가받는 건 좋은 일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도 의미 있게 진행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회복되고 성장하고 있다는 징표이다.

그렇다면 이제 함께해야 될 일이 있다. 주식시장이 개선되는 만큼 과세체계도 바로잡아야 한다. 바로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특혜를 해소하는 일이다. 현재 종목당 보유액이 50억원이 넘지 않으면 주식투자로 얻는 소득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원래 금융투자소득세 이름으로 2023년에 과세될 예정이었는데 늦춰진 후 2024년 12월에 아예 폐지돼버렸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고 주식시장에 기대고 있는 1500만 투자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했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조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쩔 수 없다며 폐지에 손을 들어주었다. 대신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 국민의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증시 선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대통령이 약속했던 주가 5000 시대이다. 상법도 주주보호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과반 정당이다. 더 이상 주식투자 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건 설득력이 약하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의하면, 2024년 전체 주주 수 대비 0.01%만 주식양도차익에 세금을 내고 있다. 거의 모든 주식 투자자들이 세금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수십억 주식 투자자가 수억원의 주식양도차익을 얻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

2026년 국세청 간이세액표에 의하면, 월급이 200만원인 1인 가구 청년은 매월 2만원 근로소득세를 원천납부한다. 이 청년에게도 세금을 매기면서 수억원의 주식투자 소득을 얻은 금융부자들에게는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여전히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인가? 주가가 2500에서 5000이 넘은 지금도 그러한가?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2024년 금융투자소득세 유예를 강력하게 주창하면서 “코스피가 3000대 위로 안착하고 4000대를 가게 되면 시장 참여자들도 기꺼이 새로운 세금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않은가.

2025년 우리나라 주식 소유자는 1442만명이다. 전체 생산연령인구 대비 40% 규모이다. 올해 주가 상승으로 신규 투자자가 늘었다 하더라도 성인 절반 수준이다. 국민 모두가 주식 투자자가 아니며, 게다가 주식을 가진 이들은 나머지 절반에 비해 경제적으로 양호한 사람들이다. 주가 상승으로 기뻐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이를 보며 더 가슴이 메는 사람도 있다. 국민 통합에도 크게 역행하는 세금 특혜이며, 사회정의 기준에서도 용납되기 어렵다.

물론 소액 투자자까지 엄격하게 과세할 필요는 없다. 금융투자소득세도 주식양도차익 연 5000만원까지는 비과세였다. 이 공제를 적용하면 소액주주, 개미투자자들은 이 세금을 시행해도 부담이 없고, 혹 대박을 낼 경우에만 해당될 뿐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소액주주 보호망에 편승해 세금을 내지 않는 금융부자를 향한 정의로운 세금임을 명확히 하자.

마침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주식양도소득을 언급했다. 주식거래세의 역진성을 지적하는 맥락에서 양도소득세 복원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언젠가는”이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1년 전 자신이 약속했던 주가지수 5000을 이룬 시점에서 또 뒤로 미루는 건 적절하지 않다. 일부에서 ‘아직 주식시장 개혁이 완료되지 않았다, 중동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등 반대 논리가 등장할 수 있지만 주가 5000 시대에 과세 자체를 막을 명분은 될 수 없다. 이제 주식투자로 차익을 얻으면 세금을 내자. 노동자, 청년들은 어렵게 일하면서도 세금을 내고 있지 않은가. 제발 조세정의를 세우자.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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