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한 푼 안 쓰고 28년, 30대는 어떻게 집을 살까?

올해 3월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을 산 사람 10명 중 6명은 30대. 최근 몇 년 동안 어떻게 30대가 40대를 제치고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 됐는지 취재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영혼에 영혼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집값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기 벅찬 현실이다.

영끌이나 패닉 바잉이란 말이 새롭게 들리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최근에 30대 주택 구매 증가엔 특징적인 것들이 있다.

일단 무슨 돈으로 집을 샀는지 정부가 조사한 걸 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집을 사는 데 사용된 증여나 상속 자금은 무려 2조 원이 넘었는데 이 중 30대가 1조 원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2023년엔 비중이 35% 정도였는데 엄청나게 상승한 거다.

그러니까 영끌도 모자라 부모 찬스가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가 될 텐데 본인이 보유한 주식이나 코인을 팔아서 집 구매에 보탠 금액도 30대가 가장 많았다. 원래 40대가 2020년부터 6년 동안 1위였는데 올해 30대로 바뀐 거다.

30대가 이렇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핵심 원인은 소득 증가 속도보다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빠르기 때문. 지난 10년 동안 평균 임금은 230만 원에서 320만 원으로 100만 원도 안되게 올랐는데,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4억 8천만 원에서 12억 5000만 원으로 아예 비교가 안된다.

[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단순한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지금 40대가 젊었을 때는 경제성장률이 좀 높았지만 지금 30대들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1~2% 밖에 안 되잖아요, 최근에 몇 년간 성장률이. 그러다 보니까 저축을 해서 재산을 늘리는 거는 굉장히 제한적이에요.”

현재 서울 아파트의 중위 가격 그러니까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일렬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아파트 가격 이게 무려 12억 원이나 되는데 30대의 중위 소득은 월 348만 원(*2024 기준)이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월급을 28.7년 동안 전부 모아야 살 수 있는 비현실적인 상황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 6개 광역시를 기준으로 봐도 아파트 중위 가격은 3억 2000만 원으로 한 푼도 쓰지 않고 7.7년을 모아야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다 보니 30대는 ‘얼마를 모았냐’가 아니라 ‘얼마를 빌리냐’에 집중해서 자산을 형성하게 된 거다. 30대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30.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다.

[30대 중반 A 씨]

어쨌든 일이라는 거를 꾸준히 한다라는 가정 하에 미래에 좀 빌려올 수 있는 것들을 미리 빌려와서 선택지를 넓혀놓고 그쪽에서 고르는 게 그 자산을 증식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판단을 했던 부분…

결혼을 하면서 거주지를 마련해야 하는데, 당장의 월급으로는 살 수 없어 빚을 내는 경우도 많았다. 작년에 2억을 대출을 받아서 경기도에 집을 구매한 30대 B씨도 결혼을 하면서 집을 구매한 케이스다.

[30대 B 씨]

아무래도 이제 와이프랑 결혼을 생각하고 얘기하면서 저희도 어찌 됐든 실질적인 거주지가 있어야… 거주를 해야 되잖아요. 사회생활을 그렇게 오래 한 케이스가 아니니까 이 돈을 다 메우기는 조금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대출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30대의 빚도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작년 30대의 평균 부채는 최초로 1억을 돌파했다. 지난 10년간의 주택담보대출액 비중에서도 30대가 점점 더 선두를 치고 달리는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주택담보대출을 한 30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평균도 2억 2천만 원 수준. 기본적으로 집을 사면서 2억 이상씩 빚을 지고 있다는 거다.

서울 기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소득의 42%를 빚 갚는데 쓴다고 한다. 부동산 불패의 희망에 기대고 있는 건데 전문가들은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에 쓰는 것은 일반적이진 않다고 경고한다.

[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UN이나 OECD도 보면은 주거비 부담이 소득의 30%를 넘어서면은 임대료 부담 과다 또는 주거 빈곤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어요. 근데 서울은 이미 그 기준을 상당히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얘기할 수가 있고요. 주거비 부담이 구조적으로 굉장히 높은 과중한 수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더 문제는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경우는 일부의 성공 사례라는 것. 서울에 사는 30대의 주택 소유율은 2015년 33.3%에서 2024년 25.8%로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30대가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 되고 있는데, 30대의 무주택 가구 또한 늘어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집을 사려면 영끌을 해야 하지만, 누군가는 그마저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더 극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