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기판에 힘주는 켐트로닉스, "이르면 내년 말 양산"
연내 글로벌 업체에 시제품 공급

첨단 IT·반도체 소재 기업 켐트로닉스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용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공정 구축에 나섰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칩 성능 향상을 위해 유리기판 도입을 서두르는 가운데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
켐트로닉스는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유리관통전극(TGV)공정 기술의 파일럿 라인을 최근 공식 발주했다고 26일 밝혔다. 켐트로닉스는 독일 LPKF의 레이저 가공 장비를 비롯해 자동광학검사(AOI), X-레이 검사 설비 발주를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파일럿 라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연말엔 글로벌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양산 논의에 돌입한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빠르면 2026년 말~2027년 본격 양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기판의 플라스틱 소재(PCB) 대비 얇고 평탄해 초미세 회로 구현에 유리하다. 또 열팽창 안정성과 고주파 특성이 뛰어나 AI·HPC용 반도체 패키징에 최적화돼 있다. 인텔, 삼성전자, TSMC, AMD, 아마존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유리 인터포저·코어 기판 도입을 준비 중이다.
TGV 기술은 유리기판에 수십에서 수백 마이크론 규모의 미세 홀을 정밀 가공해 전기적 연결을 구현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팬아웃 패키지, 2.5D/3D 패키징, 고대역폭 메모리(HBM) 인터포저 등 고성능 집적화 반도체에 필수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켐트로닉스는 특히 불산 기반 습식 식각 공정을 내재화한 것이 강점이다. 알칼리 식각은 품질은 우수하지만 생산성과 강도에서 한계를 드러냈던 반면, 불산 공정은 대량 양산에 유리하다. 그러나 불산은 고위험 물질로 국내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다. 켐트로닉스 측은 폐수처리 인허가 등 인프라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만큼 경쟁 우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켐트로닉스는 식각·레이저·CMP(평탄화) 등 TGV 핵심 공정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올 초 인수한 계열사 제이쓰리의 천안 사업장을 통해 CMP 및 세정 공정까지 내재화, 평탄도와 파티클 제어 역량을 강화했다. 세종·천안 지역에는 국내 최대급 식각 설비와 폐수처리 인프라도 마련했다.
시장조사업체 더인사이트파트너스는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이 2024년 311억원에서 2034년 5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유리기판 TGV사업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전자,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내부 사업 영역과의 연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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