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까지 10분, 학원까지 1시간…신도시 학생들의 대입 분투기
신도시 교육열-학원가 학생유치 ‘윈윈’…결정적 이유는 사교육 메카 특유의 분위기
신도시 학생들을 중심으로 강남, 목동 등 이른바 ‘사교육 성지’로 불리는 지역으로의 이동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학생 수에 비해 열악한 신도시 교육 인프라와 유명 학원들의 신도시 학생 유치 상황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특히 신도시에는 교육 수준과 눈높이가 높은 젊은 부모들이 많이 거주해 신도시 학생의 학원 유학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김포한강신도시만 보더라도 △고창중(33.8명) △하늘빛중·운양중(33.3명) △장기중(33명) △푸른솔중(32.5명) △나래중(31명) △은여울중(30명) 등 대부분의 학교 학생 수가 과밀학급(28명을) 기준을 초과한다. 검단, 청라 등도 과밀학급 비율일 각각 45.1%, 36% 등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는 곳은 검단, 학원은 목동…“주변 친구들 다 다니는데 멀어도 다녀야죠”
검단신도시에 살고 있는 김시우 군(17·가명)은 일주일에 두 번 하교 후 목동행 열차에 탑승한다. 예전엔 집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학원을 다녔지만 얼마 전부터 도착까지 1시간 가량 걸리는 목동에 위치한 학원에 다닌다. 이젠 대입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도 전부 목동으로 학원을 다니다 보니 김 군 역시 안 갈수가 없었다.
김 군은 “초등학교 때 전학 왔는데 그때만 해도 대부분의 친구들이 근처에 있는 학원에 다녔다”며 “그런데 중학교 때부터 목동이나 일산으로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한두 명씩 생겨나기 지금은 대부분이 목동에 있는 학원에 다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힘들긴 하지만 좋은 학원에서 배워야 좋은 대학에 간다고 생각하니 이동시간 정도는 충분히 감안하게 된다”고 답했다.
르데스크가 찾은 목동 학원가는 목동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이 몰리고 있었다. 특히 신도시 학생들의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목동의 한 학원 관계자는 “김포, 계양 등 신도시에서 오는 학생들도 꽤 많고 비중도 점점 늘고 있다”며 “신도시 학생들의 경우 매일 나오는 반보다 일주일에 한두 번 혹은 주말반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유명 학원가에 위치한 학원들의 신도시 학생 유치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학원 입장에선 신도시 학생이 갈수록 줄고 있는 학생 수를 채워줄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목동의 한 학원은 신도시 학생들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하교 시간에 맞춰 학생들을 픽업하고 강의가 끝나고 집에 데려다 준다. 또 다른 학원은 주중에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주말에 학원에 나오는 하이브리드식 강의를 도입했다.
셔틀버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학원 관계자는 “셔틀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운행 지역은 꾸준히 변해왔다”며 “학생이 많은 지역이 생기면 노선이 생기고 반대로 줄어들면 철폐하는데 최근에는 셔틀의 운행 범위가 엄청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도시 운행 횟수는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학원 수준도 수준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 입시의 메카 특유의 분위기 무시 못 해”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강남·목동 등 서울의 유명 학원가로 신도시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학원 교육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가장 핵심은 면학 분위기다. 사교육 메카로 몰리는 학생들 대부분이 수준과 학업에 대한 열의가 높다 보니 공부에 대한 동기를 얻기 유리한 환경이라는 게 대다수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입시반 기준 목동 학원비는 신도시들 보다 1.5배가량 더 비싼 수준이다. 학원알리미에 따르면 신도시 보습·입시학원 비용은 30만원대다. 반면 목동의 경우 수학과목 고등학생반이 기본 60만원에 수능 고3반의 경우 10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그럼에도 해당 지역의 일부 인기 학원들의 경우 이미 수강신청이 마감돼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검단에 거주하는 김효은 씨(44·여·가명)는 “강의도 중요하지만 치열한 대한민국 입시의 중심에 있어야 교육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이 비싸 강남이나 목동에 살지는 못하더라도 학부모가 1~3년 잠깐 고생하면 나중에 우리 아이라도 강남에서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목동으로 무리해서 학원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삼오오 모여 당번을 정하고 돌아가면서 아이들을 목동으로 통학시키는 학부모들도 있다. 김포에 거주하는 양수진 씨(50·여·가명)는 “같은 동네 학부모들 끼리 돌아가면서 아이들 통학을 담당하고 있다”며 “목동까지 학원을 보낼 정도면 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들이 모이는 만큼 학원이나 입시 등 교육 관련 정보 교류도 함께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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