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하겠다” 일일이 씻고 말려도 ‘헛수고’…결국, 포기하는 한국인들 [지구, 뭐래?]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진짜 도움이 되긴 하는 거야?”
스스로 ‘재활용의 민족’이라고 자칭하는 한국인들.
쓰레기 분리 체계가 비교적 복잡한 데도, 분리배출 참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반 가정에서 배달음식 하나를 먹더라도, 쓰레기들을 일일이 재질 별로 씻고 말려 분리 배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제는 점차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것. 바쁜 일상 속 귀찮은 기후 행동을 실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기후변화가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기약 없는 노력에 지쳐, 기후행동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포착된 현상.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기후행동 의지가 더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입소스(Ipsos)는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사람들과 기후변화 2026’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국을 포함한 31개 성인 2만3704명을 대상으로 기후 인식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가 담겼다.
가장 주목할 점은 기후변화에 맞서기 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것. 실제 모든 국가에서 ‘지금 기후변화에 맞서 행동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를 실망시키게 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2021년 조사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국의 경우 해당 명제에 동의한 비중이 2021년 74%에서 2026년 56%로 18%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비교군 26개국 중 7번째로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5년 만에 24%포인트가량 줄며, 3번째로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쉽게 말해,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각종 ‘기후행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났다는 것. 그렇다고 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게 주된 해석. ‘내가 행동해 봤자 바뀌지 않는다’는 식의 회의가 늘어난 셈이다.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쓰레기통. 종량제 봉투에 담긴 일반쓰레기가 넘쳐난다.[헤럴드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8/ned/20260428160246821gtue.jpg)
이는 하나의 설문조사에 나타난 경향이 아니다. 한국환경연구원이 발표한 ‘2025 국민환경의식조사’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다소 불편하더라도 환경친화적 행동을 우선한다’는 응답은 16.3%포인트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의 편리함이 우선’이라는 응답은 11.2%포인트 증가했다.
행동 의지가 감소하는 추세의 원인은 연령 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2030 세대의 경우 금전적 손실을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친환경적 행동을 해도 환경문제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 실천의 필요를 못 느낀다’는 등 동기부여의 문제가 다른 연령에 비해 높았다. 5060 세대는 시간적 손실을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대표적인 기후행동으로 분류되는 ‘분리배출’에서도 실천율이 점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조사에서 ‘종이, 플라스틱, 캔 등 쓰레기를 깨끗이 씻어 분리 배출한다’는 응답은 78.4%에 달했다. 하지만 2024년 76.8%, 2025년 74.2%로 뚜렷하게 줄었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다양한 이유가 존재할 수 있으나 물가 상승, 경기 불안, 높은 실업률 등 사회경제적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고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는 환경 담론에 대한 피로감이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다른 해외 국가들에 비해 기후변화에 대해 인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에서 기후변화를 체감한다는 응답은 80.6%로 집계됐다. 갈수록 기후변화의 영향이 거세지는 것 또한 대부분 체감하고 있었다. 작년에 비해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 수준이 늘었다는 응답은 71.3%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이상기후 위험에 대한 인식은 폭염(84.4%), 집중호우 및 홍수(80.6%), 산불(76.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개인이나 가정이 노출된 이상기후 위험에서는 폭염(73.5%)에 이어 한파가 62.8%로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폭염, 집중호우, 산불,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각종 재난과 사고가 전국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일상생활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은 기후변화가 단순한 환경 이슈를 넘어 국민의 삶 전반을 위협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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