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맞는 디즈니, 이렇게 변화할 생각입니다

조회수 2022. 11. 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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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693] <스트레인지 월드> (Strange World, 2022)

글 : 양미르 에디터

<스트레인지 월드>는 2023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61번째 장편 영화이자, 동시에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새 인트로로 시작되는 첫 번째 영화였다.

그간 디즈니는 변화하는 세상과 그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성장해왔다.

변화하는 세상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분명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는 이들로부터 응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으나, 그런데도 디즈니는 어떻게든 그 길을 고수하려 했다.

그 길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디즈니는 과거의 잘못들을 인정하기도 했다.

국내에 정식 오픈한 지 어느덧 한 해가 흐른 '디즈니+'를 통해 과거 작품들을 재생할 때, 간혹 이런 글귀를 목격할 때가 있다.

"본 프로그램에는 특정 인물이나 문화에 대한 부정적 묘사 또는 부적절한 대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그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옳지 않습니다. 해당 콘텐츠를 제외하기보다, 그러한 콘텐츠가 사회에 미친 해로운 영향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배우며 건설적 대화를 나눔으로써 보다 포용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디즈니는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의 풍부한 경험을 담아, 영감과 희망을 주는 스토리를 만들고자 노력합니다."

부정적인 묘사나 부적절한 대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우리말로 된 설명'이 공식 홈페이지에도 없다는 점은 아쉽긴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높아지고 있는 시청자들의 인권이나, 인식에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였다.

그렇기 때문에, '오리지널 시나리오'로 구성된 61번째 장편, <스트레인지 월드>도 분명 '변화'의 바람이 감지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스트레인지 월드>가 선택한 장르물은 '20세기 초반의 향수'로 가득 채워진 '모험'이었다.

이미 <아틀란티스 - 잃어버린 제국>(2001년) 같은 작품이 있었으나, 제작진이 원한 것은 '과거의 유산'을 어떻게 하면 현대적으로 되살리느냐였다.

<빅 히어로>(2014년)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은 돈 홀 감독은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1869년)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었다고.

<해저 2만리>는 세계 각지의 바다에 출몰한 괴생명체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떠나는 원정대의 탐험을 담은 작품.

여기에 영화 <킹콩>(1933년)에서 숨겨진 미지의 신세계를 찾는 탐험가들의 모습도 레퍼런스가 됐다.

레퍼런스 작품들이 나왔던 186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세계는 '전기'와 '내연 기관'의 발전으로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변모했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됐고, 그에 따른 '식민 지배'도 본격화됐다.

그로 인한 환경 파괴 역시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영화는 10대 시절, '판도'라는 혁명적인 식물 기반 에너지를 발견한 농부 '서처'(제이크 질렌할/전광주 목소리)로 인해 변화된 '아발로니아'가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 '판도'가 25년 후, 알 수 없는 전염병에 걸리면서 점차 사라지고, '서처'는 어쩔 수 없이 가족들과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

영화는 크게 두 축으로 구성됐는데, '판도'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내포하는 '인류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가 전성기 시절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처럼 펼쳐졌고, '서처'가 전설적인 탐험가였던 아버지 '예거'(데니스 퀘이드/유해무 목소리)와 아들 '이든'(자부키 영-화이트/정민석 목소리)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이 담겼다.

'아발로니아'는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에너지'를 상징하는 '판도'의 감소로 위기에 빠진다.

'예거'의 원정대원 중 한 명이었던 '칼리스토'(루시 리우/양정화 목소리) 대통령은 '판도'가 사라지는 원인을 찾기 위해, 미지의 땅으로 '서처'와 함께 떠난다.

그 여정엔 몰래 탐험선에 탑승한 '이든', '이든'을 잡으러 온 '서처'의 아내 '메리디언'(가브리엘 유니온/정유정 목소리), 그리고 모험 중 죽은 줄 알았던 '예거'가 합류한다.

3대의 '클레이드' 부자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강인한 탐험가 체질인 '예거'는 모험을 통해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물이었고, 유약한 '서처'는 그러한 자연에서 나온 자원을 이용하려 했던 인물이었다.

'이든'은 '예거'와 '서처'의 성격이 골고루 반영됐는데, 그는 자연을 파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원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단어 자체는 1992년 UN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된 21세기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한 기본 원칙으로 본격화됐다.

'환경 보전'과 '경제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는 길이 다소 모호하게 느껴지지만, 기후 변화의 위기가 가시화되는 현실에서 인류의 존속을 위해서는 필요한 시점이 됐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 '이든'은 게이로 묘사되는데('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장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첫 번째 커밍아웃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 최근 들어 단순히 '자연환경'에만 그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사회 및 문화 다양성 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보면 흥미로운 디즈니의 선택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스트레인지 월드>의 세계관에서는 '각종 알파벳'으로 세대를 나누면서 벌어지는 갈등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통해 해소가 되고, 장애인('서처' 가족의 반려견 '레전드'는 한쪽 다리가 없음에도 편견 없이 공존한다)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도 없는 세상으로 묘사된다.

서로의 다름은 어느덧 공격의 수단이 된 사회에서,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는 것 자체가 주는 작품의 메시지는 분명 앞으로 디즈니가 이러한 내용의 영화를 만들 것이라는 선언처럼 보였다.

물론, <스트레인지 월드>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몇몇 국가들에서는 상영되지 않으며, 아이들이 보는 것이 두렵다고 '1점 테러'를 (국내에서도) 경험해야 하는 작품이 됐다.

그렇게 '1억 달러'에 가까운 손실이 날 것이라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과연 디즈니가 이 길을 온전히 걸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도 들게 된다.

후세의 사람들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언한 '디즈니의 100주년'이 주는 변화를 어떻게 기록할까?

2022/11/21 CGV 용산아이파크몰

스트레인지 월드
감독
퀴 응우옌
출연
제이크 질렌할, 루시 리우, 데니스 퀘이드, 자부키 영-화이트, 가브리엘 유니온, 알란 터딕
평점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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