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무기와 외국군 기지를 금지한 헌법 137조를 폐지하는 내용이다. 2차 투표 가결도 확실시된다.
러시아와 가까운 유럽 국가들의 자체 무장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6일 자국 내 핵무기 배치와 외국군 주둔을 허용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141명 중 106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 살상 무기를 금지하고 외국군 기지가 주둔할 수 없도록 규정한 헌법 137조를 폐지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1차 투표에서 의결 정족수 95표를 여유 있게 넘은 만큼 최종 2차 투표도 가결이 확실시된다.

"소련 해체의 흔적을 지우다"
헌법 137조는 소련 해체 이후 잔존한 러시아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마련한 조항이다. 30여 년 만에 이 조항을 걷어내는 것은 안보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는 판단을 반영한다. 앞서 지난 6월 핀란드에서도 핵무기 금지 규정을 폐지하는 의회 표결이 이뤄진 바 있다.

독일 45기갑여단 5000명 배치
리투아니아는 외국 군대의 주둔도 적극 반기고 있다. 지난달 독일은 5000명 규모의 45기갑여단을 리투아니아에 배치했다. 2차 대전 이후 독일군의 첫 해외 주둔 사례다. 2019년부터는 1000명 규모 미군 기갑 대대도 주둔하고 있는데, 최근 리투아니아 측이 이를 영구 주둔군으로 전환해 달라는 요청을 보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발트 3국 전반의 재무장
소련 강제 점령에서 벗어나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며 외교·안보에서 보조를 맞춰온 발트 3국은 최근 병력 재무장에 힘을 쏟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최근 러시아 국경에서 약 50㎞ 떨어진 도시로 군 부대를 전진 배치했다. 라트비아는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5% 규모로 끌어올리고, 러시아의 드론 침공에 대비해 국경 지대에 드론 요격팀을 배치하고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핵무기 배치의 문을 여는 개헌은 선언적 의미를 넘어 실제 배치 논의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 토대다. 발트해 일대가 나토와 러시아가 맞대는 최전선으로 굳어지는 흐름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