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골프규칙에 등장하는 '장해물'은 무엇인가?

골프에는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골프 규칙 상의 표준어로 인식되는 용어들도 영문과 한자 기반의 한글이 혼용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코스 위에 존재하는 어떤 물체들에 대해서 '루스 임페디먼트 (Loose Impediment)'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움직일 수 없는 혹은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장해물'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루스 임페디먼트와 장해물의 차이

앞서, 코스 위에 존재하는 어떤 물체를 표현할 때 두 가지의 표현이 있다고 했는데요.

먼저 '장해물'의 정의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겠습니다. 골프 규칙에는 장해물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장해물이란 코스와 분리할 수 없는 물체와 코스의 경계물 이외의 모든 인공물을 말한다."

지난 5월의 칼럼에서 다룬 루스 임페디먼트가 '자연물'이라면, 장해물은 '인공물'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루스 임페디먼트는 돌멩이, 낙엽, 나뭇가지 등 자연적으로 발생한 물체를 말하지만,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은 사람이 만든 물체를 지칭합니다.

곧 필드에는 낙엽이 많이 생겨날 텐데요. 이는 분명 자연물이니 루스 임페디먼트로 분류되고, 이에 따라 벌타 없이 해당 물체를 치우고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장해물'의 경우에는 반드시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즉 치우거나 뭔가 변화를 만들어내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죠.

스프링클러 헤드 자리에 볼이 들어간 모습.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중 하나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과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의 차이

골프 규칙에서 장해물은 'Obstruction'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이 장해물을 '움직일 수 있는'(Movable)과 '움직일 수 없는'(Immovable) 이렇게 두 가지로 분류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 데 있어 기준은 간단하지만 '모호'합니다. 바로 '합리적인 노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혹은 없는지의 여부입니다.

이 '합리적'이라는 표현이 가끔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가 합리적인 노력인지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는 것이죠. 장해물의 분류는 골퍼의 플레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골퍼들은 이에 대한 해석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로 판정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고,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판정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해석의 모호성을 줄이기 위해, 일부 대회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에는 스프링클러 헤드, 카트 도로, 내부 펜스, 급수대 등이 포함됩니다. 볼이 이러한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인해 방해를 받는 경우, 골퍼는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치우고 칠 수 없으니 벌타 없는 구제를 허용'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규칙은 공정한 플레이를 보장하면서도 코스의 고정 시설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플레이 중의 티마커 그리고 OB 말뚝

이 관점에서 볼 때 움직이기 쉽지만,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티잉 구역의 티마커입니다.

특히 티잉 구역에서 '플레이할 때'에는 티마커는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를 움직일 경우 스트로크에 영향을 주는 행위가 되어 벌타를 받게 되는 것이죠.

가끔 티잉 구역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티마커를 살짝 옮기고 치는 분이 있는데요. 이는 허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OB 말뚝은 쉽게 뽑히지만, 규칙상으로는 뽑을 수가 없습니다. 코스의 경계를 나타내는 경우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이 관점에서 기억해 둘 만한 규칙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페널티 구역 (기존 해저드)과 OB 말뚝에 대한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이 말뚝들이 스트로크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이를 뽑아서 칠 수 있는지 문의하는 분들이 계신대요. 결론적으로는 OB 말뚝은 뽑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에는 '코스의 경계물'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즉 코스와 코스 외부, 즉 아웃 오브 바운스를 표시하는 말뚝은 코스의 경계물이므로 움직일 수 없는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OB 말뚝은 보통 흰색이며, 페널티 구역의 경우는 노란색 혹은 빨간색 말뚝으로 표기되니, 다음번 라운드시에는 이를 한번 확인해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루스 임페디먼트와 장해물 등의 용어가 좀 낯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인공물과 자연물의 차이 정도로 구분하고, 어떤 장해물은 움직일 수 없다는 정도만 기억하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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