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광주 노잼이래?···젠지(Gen-Z) 여행코스로 떠나볼까

김혜진 2026. 9. 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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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구도심은 오래된 시간과 새로운 감각이 한데 겹쳐 있는 곳이다. 한때 학원가였던 동명동은 개성 있는 카페와 식당이 모여 젊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거리로 변했고, 골목 안쪽에는 오래된 주택을 품은 동구 인문학당이 조용한 쉼을 건넨다.

동구 인문학당으로 1954년 지어진 독특한 양식의 근대가옥을 시민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하지만 이 공간에 대한 많은 시민과 전문가의 보존 노력에 동구 또한 이곳의 독특한 건축미와 역사적 가치를 크게 평가, 인문학의 거점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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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특별시 동구 구도심 여행]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의 북라운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건축물을 지하부로 내려 무등산 조망을 헤치지 않고 지상부는 시민 녹음 공간으로 조성했다. 건물들은 지하에 있지만 채광과 통풍이 좋은 점이 독특한 점이다.
광주의 구도심은 오래된 시간과 새로운 감각이 한데 겹쳐 있는 곳이다. 한때 학원가였던 동명동은 개성 있는 카페와 식당이 모여 젊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끄는 거리로 변했고, 골목 안쪽에는 오래된 주택을 품은 동구 인문학당이 조용한 쉼을 건넨다. 길 하나를 건너면 거대한 문화공간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모습을 드러내고, 맞은편 전일빌딩245에서는 광주의 5월과 도심 풍경을 함께 마주할 수 있다. 다시 충장로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90년 넘는 시간을 지켜온 광주극장이 기다린다. 카페와 문화공간, 역사와 영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광주의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천천히 걷고, 쉬고, 바라보며 광주의 여러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구도심 여행을 떠나보자.
동명동은 옛 부촌이었던 특성상 고급주택과 고택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 건축물들을 활용한 카페들이 도심에 새로운 인상을 준다. 사진은 동명커피산책 모습.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거리

동명동 카페거리는 커피를 마시기에도, 식사를 해결하기에도 딱 좋은 ‘젊음의 거리’이다. 동명동에 카페가 특별히 많이 생기게 된 이유에는 이전에 밀집해 있던 학원가가 그 배경으로 꼽히곤 한다. 현재도 몇몇 학원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차량으로 아이를 학원에 보내고 또 집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대기 시간에 카페로 향하게 되며 카페들이 점차 많아지며 지금의 ‘동리단길’이 완성됐다.

특히 동명동은 이전에 최고의 부촌으로 꼽혔던 동네로 고급 주택뿐만 아니라 오래된 한옥 등이 어우러져 이 거리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그만큼 독특한 개성으로 주택을 리모델링해 업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로컬 카페가 주를 이룬다.

카페, 식당 등 다양한 상권이 펼쳐진 만큼 밤낮으로 젊은 층부터 가족단위까지 많은 이들이 발걸음하는 동명동은 최근 들어 타지인들의 발걸음도 늘어나고 있다. 한 유튜버의 소개를 시작으로 인기를 끌게 된 호박인절미를 구입할 수 있는 창억떡집이 이곳에 있기 때문. 창억떡집은 중흥동의 본점과 동명점이 있는데, 동명점이 본점에 비해 줄이 길지 않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동명점을 찾고 있기도 하다.
동구인문학당은 동명동의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오래된 주택을 매입해 만들었다. 한식과 일본식, 양식 건축양식이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축물 자체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옛 할머니집 온 것처럼

창억떡집 동명점 인근에는 시민 문화공간으로 쓰이고 있는 독특한 문화공간이 있다. 동구 인문학당으로 1954년 지어진 독특한 양식의 근대가옥을 시민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이곳은 개인 거주 공간이었는데 당초 동구가 이곳을 매입해 공영주차장으로 만들기 위해 철거하려 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 공간에 대한 많은 시민과 전문가의 보존 노력에 동구 또한 이곳의 독특한 건축미와 역사적 가치를 크게 평가, 인문학의 거점으로 만들었다.

동구 인문학당은 한식과 일본식, 서양식 건축 양식이 한 데 어우러진 독특한 과도기적 건축 양식을 보여준다. 지붕을 두 개 가졌지만 건물은 한 채인데, 현재 본채로 쓰이고 있는 오른쪽 공간은 고택의 고즈넉함을 갖추고 있다. 왼쪽 공간은 더욱 독특하다. 외관은 서양식이지만 내관은 일본식으로 되어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인문학 강연, 창작 워크숍, 시민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방문해 넓은 마당과 마루는 물론 다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실에서는 자신이 준비한 차를 마셨다가 갈 수 있어 여행자의 지친 다리에 쉼을 줄 수 있는 도심 속 쉼터가 되어준다. 또 다락의 작은 공간은 아늑한 분위기 속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귀여운 쉼터가 되어 방문자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본채 앞의 동네 책방인 인문관도 누구나 들러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의 북라운지

◆지하에 이런 거대한 공간이?

동명동 카페거리에서 커피향을 즐겼다면, 길 하나 건너면 만날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로 가보는 건 어떨까?

ACC는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전의 중심지인 옛 전남도청 자리에 세워진 국립문화시설이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ACC 방문이 늘고 있는 추세로 문화생활을 하는 시간도, 쾌적한 환경에서 여유를 갖는 시간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일단 건축물 자체가 독특하다. 거대한 시설을 지상부로 노출시키기 보다 건물을 지하부로 내려 무등산 조망을 가리지 않음과 동시에 지상부에는 시민이 쉬었다 갈 수 있는 녹음공간과 광장을 확보했다. 건물은 지하에 위치하지만 채광 등에 신경써 전혀 지하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문화예술과 관련한 다양한 실험이 펼쳐지며 동시에 아시아의 문화, 이슈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것은 물론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은 대형전시와 공연도 방문객을 만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곳 문화정보원의 북라운지는 책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양한 좌석, 쾌적한 환경으로 타지까지 입소문이 나 있어 꼭 들러볼 만 하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하늘마당. 돗자리를 펴고 밤공기를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ACC는 내부 공간뿐만 아니라 외부로 나온 공간도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ACC의 하늘마당은 가히 ‘광주의 한강공원’이라 부를 수 있다. 날 좋은 저녁, 잔디가 양생을 마치고 나면 시민들이 삼삼오오 돗자리를 가지고 나와 친구, 연인, 가족끼리 야외 밤 공기의 낭만을 즐기기 때문이다.

하늘마당 인근의 ACC플라자 브릿지에서는 금, 토, 일 주말이면 핸드메이드 상품을 판매하는 별별브릿지 마켓이 열려 밤마실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전일빌딩245는 광주특별시 최초의 10층 이상 건축물로 60년대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0년 리모델링을 통해 시민 문화공간이 된 이곳은 광주 5월 헬기 사격 흔적을 품고 있어 오월을 알아가기에도 좋다.

◆오월도 만나고 탁 트인 조망까지

옛 전남도청 분수대가 있는 민주광장을 사이에 두고 ACC와 마주보고 있는 전일빌딩245도 추천한다. 전일빌딩245로 탈바꿈한 전일빌딩은 금남로1가 1번지에 자리한 상업 빌딩으로 상징성이 크다. 1968년 지어졌으며 광주특별시 최초의 10층 이상의 건축물이다.

특히 전일빌딩은 옛 전남도청 바로 앞에 있는 건축물인만큼 ‘5·18민주화운동의 목격자’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곳에는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남아있다.

노후화한 건축물을 철거하고 공영주차장을 만드려다 역사적 의미 등을 고려해 보존 결정된 전일빌딩은 리모델링을 거쳐 2020년 전일빌딩245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광주의 5월을 어렵지 않으면서도 자세히 만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있다.

앞서 언급한 헬기 탄흔이 남아 있는 10층 공간을 자세히 살필 수 있으며 9층에서는 VR 등으로 5·18민주화운동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오월역사콘텐츠 등을 만날 수 있다. 원한다면 해설 신청을 해 해설사와 함께 보다 자세히 광주의 5월을 알아갈 수 있다.

5월 콘텐츠 이외에도 전일빌딩245에는 즐길 거리가 많다. 특히 이곳 카페와 옥상정원에서는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민주광장과 ACC를 조망할 수 있는데 일상의 도심에서 바라봤던 답답한 풍경이 아닌, 뻥 뚫린 조망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든다.

또 2층에는 광주도서관이 운영하는 디지털정보도서관이 자리한다. 디지털정보도서관은 디지털 자료를 열람할 수 있기도 하지만 만화와 웹툰으로 특화한 도서관으로 특별함을 더한다. 좌석 또한 편안한 마루바닥에 놓인 빈백이나 창 밖의 민주광장뷰 혹은 녹음을 마주한 책상 등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색다른 시간을 선물한다.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을 주는 광주극장은 올해 개관 91주년을 맞이한다. 옛 정취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깐느극장이 되는 등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인기가 좋다.

◆타임머신 타고 옛 극장으로

번화한 충장로 2·3가를 지나면 시간 여행을 하는 듯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10월, 첫 영화 상영을 하며 지금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당시 일본인 설립자가 세운 광주 최초의 극장인 광주좌가 화재로 사라지자 지역민들 사이, 우리나라 사람이 경영하는 영화관이 필요하다는 의식이 번져가기 시작했는데 이때 유은학원의 설립자이자 만석꾼인 최선진이 세운 것이 광주극장이다.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을 주는 광주극장은 올해 개관 91주년을 맞이한다. 옛 정취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깐느극장이 되는 등 영화,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인기가 좋다.

당시에는 영화뿐만 아니라 창극, 판소리 공연 등이 펼쳐지는 등 신문화운동이 펼쳐졌으며 해방 후에는 김구 선생의 강연회, 음악회 등이 열리는 등 지역민의 문화사랑방으로 역할하기도 했다.

올해 개관한 지 91년이 되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역사를 가진 극장이 된 광주극장은 손간판과 함께 내외관 모두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단관극장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됐는데 856석의 좌석을 갖춰 규모가 꽤 크다.

이곳이 지닌 세월만큼이나 독특한 좌석도 있다. 1층 관람석 뒤쪽의 6자리로 임검석(臨檢席)이 그것인데, 일제강점기에 일제 순사들이 극장 내 동태나 상영하고 있는 영상물에 대한 감시를 하기 위한 자리로 시대 상황을 보여주는 귀중한 역사, 건축 자료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이곳은 영화, 드라마 등의 촬영지로 사랑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극 중 금명(아이유)이 1990년대인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하는 깐느극장으로 등장했다. 깐느극장은 금명이 충섭(김선호)을 만나는 공간으로, 당시의 정취를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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