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상장 재점검] 에스오에스랩, 실적 달성 '요원'…성장 동력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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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술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진 상장철회가 잇따르는 가운데 VC들의 투자 회수에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진단합니다.

라이다(LiDAR) 전문기업 ‘에스오에스랩’이 상장 당시의 기대와 달리 실적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율주행·로봇’이라는 미래 모빌리티 키워드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지만, 시장 개화 속도 지연과 경쟁 심화로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회사는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핵심 기술 개발에 다시 속도를 내며 반등의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상반기 매출 21억…적자 지속 '고민'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오에스랩은 올 상반기 매출 21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 2025년 추정 실적으로 제시한 353억원의 6%밖에 되지 않는 규모다.

수익성 지표의 괴리율은 더 크다. 같은 기간 에스오에스랩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86억원, 87억원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올해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6월 상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공개(IPO) 이후 실적이 더 악화된 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스오에스랩은 상장 당시 매출 성장률을 ‘장밋빛 전망’의 근거로 내세웠다. 2020년 10억원대였던 매출이 2023년 41억원까지 불어나며 3년 연속 70% 안팎의 고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2D 라이다에서 3D 고정형 라이다로 제품군을 확장하며 공장 자동화·스마트시티·산업안전·국방 등 전방산업 전반으로 적용처를 넓히고 있다는 점을 ‘성장 파이프라인’으로 부각시켰다. 즉 로봇과 자율주행이라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 개화에 맞춰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스토리텔링이었다.

하지만 성장 시나리오는 산업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시장의 라이다 상용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게 전개된 데다 경쟁 구도가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기대했던 수준의 매출 확장은 이뤄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수년간 연구개발(R&D) 성과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양산과 실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에스오에스랩의 비용 구조를 살펴보면 R&D 비중이 절대적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억원 수준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R&D 비용은 33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의 1.5배다. 회사는 2021년 이후 매년 매출액 대비 적게는 69%, 크게는 279%를 R&D 비용으로 투입해 왔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스오에스랩은 R&D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정부 지원금으로 충당했다. 단순한 비용 부담을 넘어 정부와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라이다 산업이 아직 본격적인 개화 단계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 선점이 향후 점유율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평가다.

430억 '제로금리' CB 발행…지분희석 우려

그럼에도 재무적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이에 에스오에스랩은 지난달 4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발행 조건은 표면·만기이자율 모두 0%의 ‘제로 금리’로 책정됐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주식 전환 가능성을 전제로 한 베팅인 셈이다.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며 수요 확보에는 성공했다. 해당 CB는 에이원자산운용, NH헤지자산운용, 디파인자산운용, GVA자산운용, 칸서스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퀸즈가드자산운용, 비엔비자산운용 등이 다수의 메자닌 펀드로 인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최대주주인 벤처펀드도 투자자로 참여했다.

회사 측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로봇용 라이다 반도체칩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적자 보전을 위한 운영자금 성격이 아니라, 미래 사업의 핵심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 투자라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번 CB의 전환 가능 주식수는 396만578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22.4%에 해당한다. 최대주주의 지분이 크게 희석될 수 있는 물량이다. 에스오에스랩의 최대주주는 창업주인 정지성 대표로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24.7%다. 향후 CB가 모두 전환된다고 가정할 경우 정 대표의 지분율은 20%로 4.7%p 하락한다.

에스오에스랩은 2016년 설립된 라이다 전문 기업이다. 2D/3D 라이다를 개발하고 있으며 모빌리티와 로봇,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군을 전방 시장으로 두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모험자본의 도움을 받았다. 2018년 시리즈A 라운드에서 68억원을 유치했고, 2020년 시리즈A+를 진행해 98억원 투자 받았다. 2022년 시리즈B 라운드에서는 193억원을 확보했고, 이후 프리IPO 단계에서 176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엠포드에쿼티파트너스, 얼머스인베스트먼트, BNK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시너지IB 등이 투자했다.

에스오에스랩은 공모 과정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각각 1,072대 1, 2,166.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9000원을 약 28% 상회하는 1만1500원으로 확정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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