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스튜디오를 위한 '원칙'

셸 게임즈(Schell Games)의 CEO인 제시 셸(Jesse Schell)이 미국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게임 스튜디오의 핵심 원칙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셸은 20년 넘게 셸 게임즈를 이끌며 단 한 번의 해고 없이 150명 이상의 팀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18가지 원칙을 소개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악마'와 '천사'라는 독특한 비유를 활용해 스튜디오 리더나 팀워크를 통해 최고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통찰을 제공했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성, 용기, 진정성이 팀에 강력한 동력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제시 셸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엔터테인먼트 기술 분야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게임 디자인의 필독서로 평가받는 《디 아트 오브 게임 디자인: 어 북 오브 렌즈(The Art of Game Design: A Book of Lenses)》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번 강연은 2025년 3월 21일 기준으로 셸(Schell)의 30번째 GDC 참석을 기념하며, 금요일(마지막 날) 아침 세션에서 진행됐다. 그는 "이제 포저(잘난 척하며 겉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은 떠나고 진짜 GDC가 시작됐다!"며 강연을 열었다.

강연은 취지에 맞게 셸 입장에서 서술했다.

▲ 셸 게임즈 제시 셸 CEO('아트 오브 게임 디자인' 저자)
GDC 금요일 아침에 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제 쓸데없는 포저들은 다 떠나고, 진짜들만 남았죠? 좋아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시다! 저는 제시 셸이에요. 셸 게임즈라는 스튜디오를 22년째 운영 중이고, 160명 정도 되는 팀과 함께 100개 정도의 게임을 만들었어요.

가장 자랑스러운 건, 그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해고 없이 버텼다는 거예요. '영원히 보장된 건 없다'는 생각에 살짝 긴장되긴 하지만요.

오늘 주제는 게임 스튜디오 원칙이에요. 미션 선언, 핵심 가치, 운영 원칙 같은 것들이죠. 뭔가 회사 다니는 냄새 풀풀 나죠? 근데 사실 이건 우리 스튜디오가 어떤 곳인지, 뭘 믿는지,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정의하는 거예요. 이게 우리 안정성과도 연결돼 있다고 믿거든요.

처음엔 "셸 게임즈의 원칙을 자랑해야지!" 했는데, 준비하다 보니 "아, 이건 아무도 관심 없을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여러분은 "우리가 원칙을 어떻게 만들까?"가 더 궁금할 거 같아서 방향을 틀었어요. 그래도 우리 원칙 한 장짜리 문서 보여드릴게요. 22년 동안 다듬어온 거라 매일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나중에 자세히 얘기할게요.

▲ 셸 게임즈의 원칙
자, 먼저 퀴즈 하나! "검고 하얗고 빨간 건 뭐지?" 정답은… 피 묻은 비즈니스 책이에요! 하하! 오늘 몇 권 추천할 건데, 특히 《The Advantage》는 조직 원칙 세울 때 정말 도움 됐어요. 《Built to Last》, 《Good to Great》, 《Southwest Airlines’ Principles》도 괜찮아요. 다들 피 묻을 정도로 열심히 읽었죠.
여기서 잠깐, 여러분 중에 원칙을 명확히 정한 회사에서 일하는 분 계세요? 오, 꽤 되네요! "없는데 갖고 싶다"는 분도 많고요. 좋아요, 딱 맞는 분들이 왔네요! 원칙이 왜 중요하냐면, 팀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해주거든요. 조직 문화 얘기 많이 하잖아요? 근데 그건 보통 위에서부터 내려와요. 문제는 리더도 사람이라 변덕스러울 수 있다는 거죠. 올해는 이거 신경 쓰다가 내년엔 저거, 리더 바뀌면 또 달라지고… 팀원들은 "뭘 챙겨야 하나?" 하며 혼란스러워해요.

리더는 혼란을 정리해서 질서를 만드는 역할이고, 팀원들은 그 질서 속에서 멋진 것을 만들어내죠. 원칙은 그 연결고리예요. 리더가 변덕부려도, 바뀌어도, 원칙이 있으면 길잡이가 돼서 혼란을 줄여줍니다.

좋은 원칙은 장식용이 아니에요. 어려운 결정할 때 "원칙 X와 Y를 보면 이게 맞네" 하며 길잡이가 되고, 팀에 "이렇게 결정했어요, 원칙 때문이에요"라고 설명할 때도 좋아요. 갈등 있을 때 "원칙을 보면 이게 맞지 않나?" 하며 객관적으로 풀 수도 있고요. 1:1 코칭할 때 "너 이거 잘했네, 원칙이랑 딱 맞아!"라든가 "이건 좀 어긋나니까 얘기해보자" 할 수도 있죠. 채용 때도 원칙이 명확하면 문화 맞는 사람이 모이고, 안 맞는 사람은 알아서 떠나요. 조화로워지죠!

왜 원칙을 안 만드나? 6가지 악마

근데 왜 다들 원칙을 안 만들까요? 한 장짜리 문서인데도요? 바로 악마 때문이에요! 제가 6가지 악마를 찾아냈어요.

게으름(Sloth): "시간 없어, 게임 만들기도 바빠!" 자만(Pride): "우린 이런 거 없어도 잘 돼, 촌스럽잖아!" 오만(Arrogance): "다들 우리 원칙 이미 아는데 뭐하러 써?" 겁쟁이(Cowardice): "이거 정하려면 싸울 텐데, 그냥 안 할래…" 허영(Vanity): "이런 거 만들면 나 촌스럽게 보일 거야!" 경멸(Contempt): "미션 선언? 기업놀이야? 펑크 록이 아니잖아!"

특히 경멸은 무서워요. 가짜 원칙을 보면 "역시 터무니없어!" 하며 비웃죠. 진짜 디즈니의 옛 미션 "자본을 성장 이니셔티브(주도권)에 할당한다" 같은 걸 보면 경멸이 맞는 말 같기도 하고요.

악마를 쫓는 3가지 천사

다행히 천사들이 있어요! 이 친구들이 악마를 물리쳐줍니다.

명확성(Clarity): "게으름아, 오해를 줄이면 시간이 절약돼!" "자만아, 소통을 더 잘해!" "오만아, 다들 진짜 아는지 확인해봐!" 용기(Bravery): "겁쟁이와 허영아, 어려운 대화도 해야지! 멍청해 보일까 걱정돼? 용기 내!" 저희 원칙 중 하나가 "용기 내라"예요. 진정성(Sincerity): "경멸아, 가짜면 의미 없지. 근데 진심으로 믿는 걸로 만들면 너도 할 말 없잖아?"

《Built to Last》에서 '최고의 회사는 창립자의 뼛속 깊이 자리 잡은 믿음을 원칙으로 삼는다'고 했어요. 진정성이 핵심이에요. 피너츠의 라이너스가 "가장 진실된 호박밭에서 호박대왕(Great Pumpkin)이 온다"는 말처럼, 진심이 없으면 다 허사예요.

원칙 만드는 5가지 질문

자, 원칙을 어떻게 만드냐고요? 비즈니스 모르면 겁나죠? 컨설턴트 부를 돈 없어도 됩니다! 이 5가지 질문에 답하면 돼요.

왜 이 스튜디오가 존재하나요? (미션 선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뭐예요? (핵심 가치) 그걸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죠? (운영 원칙) 지금 뭘 집중해야 하나요? (최우선 과제) 궁극적으로 뭘 꿈꾸나요? (비전 선언)

이걸로 미션, 가치, 원칙, 우선순위, 비전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질문 1: 왜 존재하나요? (미션 선언)

이건 좀 어려워요. 우리만의 독특함을 찾고, 간단히 정리해야 하니까요. MoMA(뉴욕 현대미술관)의 옛 미션은 "수집, 보존, 연구, 전시"처럼 쉼표가 많아 영감을 주기 힘들었죠. 나중에 "전 세계 사람을 우리 시대 예술과 연결한다"로 바꿨는데, 훨씬 강렬해요.

게임 업계 예시로 닌텐도는 "독특한 엔터테인먼트로 미소 짓게 한다", 너티 독은 "사람들이 게임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꾼다"예요. 저희는 "우리가 자랑스러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들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로 했어요. 처음엔 "게임"이었는데, 게임이 아닌 것도 하니까 "경험"으로 바꿨어요.

질문 2: 뭐가 중요한가요? (핵심 가치)

핵심 가치는 분위기를 보여줘요. EA는 'ACTION'으로 6개를 했는데, 설명이 너무 많아서 37개처럼 느껴졌어요.
닌텐도는 '호기심, 혁신' 같은 4개로 깔끔하죠. 저희는 '놀라운 팀, 놀라운 재미, 놀라운 변화' 3개예요. 팀을 첫 번째로 두었고, '놀라운'이라는 표현으로 열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담았어요.

질문 3: 어떻게 행동하나요? (운영 원칙)

핵심 가치를 실천하는 방법이에요. 저희는 18개인데, "너무 많다!"는 소리도 듣죠. 근데 가치별로 나눠서 설명처럼 쓰니까 유용해요. "경험은 안팎으로 아름다워야 한다"나 "플레이 가능해야 중간에 성공한다" 같은 거요. 라이엇 게임즈는 20개, 사우스웨스트는 27개로 더 많아요!

팁: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문장으로, "왜"와 "어떻게" 넣고, 도발적이어도 OK! 좋은 거 있으면 훔쳐도 돼요. 우리의 "돈 벌려고 경험 만드는 게 아니라, 경험 만들려고 돈 번다"는 월트 디즈니 꺼 훔쳤어요.

질문 4: 지금 뭐에 집중하나요? (최우선 과제)

이건 자주 바뀌어요. 저희는 6개월마다 점검해요. 2020년 5월엔 '안정성 유지'가 급했죠. 대화가 중요해요. 팀이 "이게 더 중요하지 않아?" 하며 토론하면 소통이 살아나요.

질문 5: 뭘 꿈꾸나요? (비전 선언)

솔직히 처음엔 비전 선언이 촌스럽다고 했어요. 근데 "왜 존재하냐"랑 "뭐가 꿈이냐"는 다르더라고요. 구글은 "세계 정보를 한 클릭으로",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인 회사"처럼 강렬하죠. 저희는 아직 없는데,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필요성을 느꼈어요.

마무리 팁과 생각

원칙은 회사마다 달라야 해요. 매년 점검하고, 갈등도 받아들이세요. 팀이 원칙으로 날 비판해도 좋아요. 매일 쓰세요. 저는 노트북에 프린트해서 들고 다닙니다! 이 강연의 미션은 "명확한 원칙으로 팀을 하나로", 핵심 가치는 용기, 명확성, 진정성, 비전은 "조화를 통한 권한 부여"예요. 같이 가면 멀리 간대요. 여러분 팀의 운명을 찾길 바랍니다!

제가 시간을 다 써버렸네요. 그래도 아주 똑똑하고 압박감 있는 질문 하나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제가 스튜디오를 시작했을 때, 매니페스토(선언문)를 만들었어요. 기본적으로 이번 강연 내용과 비슷했죠. 하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게 됐고, 저는 팀원들을 참여시켜 다시 만들고 조정하려고 했는데, 강한 문화적 벽에 부딪혔어요. 경멸이나 진정성, 솔직히 모든 면에서요. 제 질문은, 이런 사람들에게 이걸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A. 그건 정말 인내심이 중요한 문제 같아요. 오늘 당장 모두를 설득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들의 우려와 반대를 들어보고, 그게 타당하고 이해할 만한 이유인지 고민해야 해요. 그걸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를 찾아야죠. 기회를 찾는 거예요. 뭐든 팔 때처럼요.

예를 들어, 그들이 뭔가 힘들어할 때 "이거 너한테 중요한 일이잖아, 안 그래? 회사에서도 더 신경 썼으면 좋겠지?" 하고 접근해보세요. 그러면 "내가 중요한 걸 원칙에 넣자"는 제안에 누가 반대하겠어요? 현명하고 잘 표현해서 엮어내는 거죠.

이걸 하룻밤에 할 필요는 없어요. 천천히, 시간을 들여도 괜찮아요. 느린 캠페인이 보통 가장 효과적이죠. "끈기"나 "인내" 같은 단어가 떠오르네요. 오, 그러고 보니 여기 제4의 천사로 "인내"가 있는 것 같네요! 네, 그게 중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