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택, 유튜브 보고 'OO만원'에 직접 리모델링 했습니다

남편과 반셀프 리모델링으로 주택을 고치며 살아가는 칠봉댁 입니다. 저희 집은 우리 부부와 다섯돌을 넘긴 개구쟁이 우리 아들, 그리고 깡이라는 작은 강아지 이렇게 4식구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파트에서 살다가 주변에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 많아지면서 주택으로 이사를 생각하게 됐어요. 이사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에서 아이에게 뛰지 마라, 조용히 해라 등등 혼을 내는 내 자신이 너무 싫어져서 였어요.

그래서 리모델링이 안된 주택을 찾아다니기로 했어요. 그렇게 만난 지금의 집, 4개월의 공사 끝에 만들어 낸 거 같네요. 물론 전체를 저희가 한건 아니지만 철거에서 공사 마감까지 저희 손을 거치지 않은 건 없어요. 즐겁지만은 않은 숨 가쁘고 힘겨웠던 열정의 리모델링!!! 지금은 기쁘고 웃음이 가득 찬 우리의 생활로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합니다.

도면 & 계획

지금은 30평대로 증축을 했지만, 2003년 즈음에 24평으로 지은 주택이었어요. 주택을 보러 다니면서 놀랐던 것은 옛날 주택들은 다들 약속이나 한 듯이 작은 공간을 나누고 나눈 구조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희는 거실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거실이 넓은 집을 원했지만 예산안에 있는 주택들 중에 저희가 원하는 구조를 찾기 힘들었어요. 그러던 중 급매로 올라온 지금 집을 만났어요.

주택은 살고 있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많이 담고 있어서, 인테리어 계획을 세우면서 우리의 니즈를 어떻게 구현해야 할까 고민했어요. 주방에 있으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다가 거실과 주방을 합친 구조를 생각했어요.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마법의 공간이 됐습니다.

겁도없이 주택 셀프리모델링 도전기

유명 유튜버의 자세한 시공자료를 찾고, 오늘의집에서 다른 분들의 주택을 보며 레이아웃과 세세한 정보를 모았어요. 그리고 핀터레스트에서 레퍼런스를 수집하며 제가 원하는 스타일이 어떤 건지 좁혀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에게 많이 까인다는 후기를 봤는데.. 저는 남편에게 수백 번 까인 것 같아요.)

설비와 전기공사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해 남편이 일정을 조율해서 중간중간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주택이다 보니 배관 배수를 옮기는 설비 공사는 아파트보다 쉬웠어요. 내부에서 배수관을 옮길 필요가 거의 없다 보니 난방관을 찾아 철거하고 공사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처음 해보는 목공사는 창의력, 이해력, 계산력 등 많은 것들이 필요했어요. 그럼에도 목공사를 직접 하려고 했던 이유는 E0 등급의 MDF 자재를 사용하기 위해서였죠. 이미 비싼 목공 비용에 자재비가 두 배 이상 들고, 지방 업체에서는 구하기도 힘들어 사용 안 한다고 해서 저희는 따로 MDF만 주문해서 직접 하게 되었답니다.

철거부터 증축까지 우리 손으로 완성된 우리집

장판을 걷어내고 조명, 몰딩, 걸레받이, 문틀 철거까지 모두 남편과 제 손을 거쳤어요. 캐드 전문가는 없지만 현장을 보고 말하면 바닥에 그리는 현장소장 우리 남편과 모눈종이로 10번, 20번 스케치하는 제가 함께 공간계획을 구체화해갔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거실과 주방을 시작으로 공간마다 가구와 가전에 맞게 공간계획을 설계했습니다. 직접 하다보니 공사 중에 할 수 없는 부분은 빠르게 포기하고 대안을 찾을 때도 금방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어요.

현관 Before

고치기 전 저희 집 현관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정면에 안방이 나타나고 오른쪽 중문을 열면 거실이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 주택이니까 있을 수 있는 이런 구조들이 재미있어서 주택 집을 구경하다 보면 남편도 저도 눈이 초롱초롱 해져요.

기존에 안방 방문이 있던 자리였고 방문을 떼어냈기 때문에 문틀만큼의 공간이 생겨서 신발장이 현관으로 많이 돌출되지 않아서 수납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고 좁았던 현관 공간을 더 줄이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중문은 옛날 자리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고, 원래 있던 유리블록들은 철거했습니다. 유리블록이 있었던 곳은 문을 설치하였고, 이곳을 열면 증축하여 얻은 공간인 드레스룸이 있습니다.

현관 After

주택에서 제일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바로 현관이에요. 현관문이 바로 외부문이기 때문에 외부의 공기와 가장 많이 닿는 현관 공간은 온도가 빠르게 변한답니다. 그래서 주택의 현관에는 중문 설치가 필수죠.

집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맞이하는 공간 현관 그래서 집의 얼굴은 현관이라고 하잖아요. 좁은 공간일수록 밝은색을 사용하면 공간이 넓어 보이는 착시효과를 느낀다고 해서 정문을 열고 들어오면 바로 보이던 안방 문을 하얀 신발장으로 바꿨어요.

현관문을 들어와 기존 유리벽이 있던 왼쪽은 문을 설치했어요. 벽처럼 보이는 맞은편 문을 열면 드레스룸으로 들어가고, 닫혀 있으면 벽처럼 보이게 히든도어를 설치했습니다. 덕분에 외출할 때 외출 후 드레스룸으로 출입이 가능하니 동선이 훨씬 간편하답니다.

거실 Before

저희 가족은 거실에서 모여서 같이 먹고 놀고 뒹굴고 하는 걸 좋아해요. 아이가 있기 전에도 아이가 생기고 난 후에도 변하지 않은 모습 중 하나 인데요. 그런 라이프 스타일의 저희 가족 거실은 멀티로 무엇이든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무엇이든 멀티로 다 가능해야 한다 = 무조건 넓어야 한다. 때문에 집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바로 넓은 거실공간이었답니다.

난로가 있었는데, 남편은 난로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했고, 저는 무조건 빼야 한다 고집했어요. 대신 밖에서 난로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 약속을 하고 말이죠. 그렇게 시작된 철거 함마드릴로 튀어나와 있는 벽을 까내고 수평을 맞추기 위해 시멘트를 부어 수평을 맞췄어요.

난로가 있던 자리는 원래 난방관이 깔려있지 않았는데요. 이곳은 처음부터 냉장고 자리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엑셀관을 깔지 않았어요.

거실 After

저희 집은 기존에 거실이었던 공간을 하나로 합친 LDK(living-dining-kitchen) 구조로 되어 있어서 거실과 주방을 따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구조인데요. 현관에서 중문을 열면 바로 저희 가족이 하루종일 함께 있는 거실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 공간에 따로 에어컨을 설치 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거실 중앙에 있는 실링팬 덕분이기도 한데요. 디자인적인 면에도 좋지만 공기순환과 에너지 효율에도 좋아서 여름철 에어컨 켜는 기간을 줄여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런 구조일수록 많은 수납공간이 필요한데요. 아직 어린 아이가 자라고 있는 저희 집은 특히나 많은 수납공간이 필요하답니다. 장난감방이 별도로 있고 책장도 따로 있지만 거실에서도 수시로 책을 보기 때문에 수납공간이 많이 필요해요. 그래서 TV장을 고를 때 많은 수납을 할 수 있고, 안에 있는 물건이 잘 보이지 않아 정돈되어 보이는 TV장을 고르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선 벽 한곳을 다 채울 만큼 넉넉한 수납공간과 공간들마다 문이 닫혀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죠. 시스템 장을 설치하면 이동이 어려웠기 때문에 가구 검색을 많이 했답니다.

집안 느낌을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 던에드워드페인트(DEW318-Cottage White)로 살짝 따뜻한 톤을 맞추고, 바닥은 가구와 소품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LG지인장판(지아자연애-ZJ43841-22 베이지포세린)으로 정해 차분한 느낌으로 결정했어요.

장판은 끝까지 망설였지만 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사는 집이라 타일은 위험하다고 느껴서 결국 장판을 선택했어요.

잠자는 것 빼고 모든 것이 다 가능해야 하는 저희 라이프스타일에는 너무도 잘 맞는 구조여서 다른 선택을 할 필요가 없었어요. 헌데 이 구조의 단점도 굉장히 크답니다. 공간의 분리가 안되다 보니 많은 수납 공간을 요하기도 하고, 한 공간에 많은 요소들이 모여있다 보니 다소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어요.

거실에 식탁 공간까지 고려해야 하다보니 가장 큰 가구인 소파를 정할 때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소파의 등받이가 고정이 되어 있다면 서서 보았을 때 거실이 좁아 보이고 답답할 것 같아 등받이 이동이 가능한 소파들을 집중적으로 검색했어요.

개인적인 취향은 무채색이 좋았지만 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사는 저희 집에서는 이 컬러풀한 소파의 인기가 단연코 일등이었습니다. 계절 별로 가구의 위치를 바꾸는데 소파 덕분인지 사계절 생기 가득한 집이 되었어요.

전에 난로가 있던 자리는 이제 냉장고가 들어와 있어요. 다이닝 공간 앞에 냉장고를 두어서 음식물을 넣고 꺼낼 때 식탁 위로 바로 둘 수 있기에 동선도 줄일 수 있어요.

오래된 주택에는 베란다나 팬트리 공간이 없기 때문에 틈새 수납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래서 냉장고와 냉장고 사이에는 틈새 수납을 두어서 자주 사용하고 빨리 소모되는 휴지, 물티슈 등을 보관하고 있답니다.

다이닝 공간과 거실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식탁 위 모던한 조명을 설치했어요. 밤이 되면 조명으로 공간 분리를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밝은 식탁 분위기 덕분에 식사 시간에 더 집중 할 수 있어요. 밝은 분위기에서 식사가 더 즐거운지 식탁 조명은 꼭 아이가 키고 온답니다.

주방 Before

지금의 주방은 원래 거실의 일부분이었어요. 개인적으로 ㄷ자 형태의 주방을 좋아해서 포기하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거실에서 통하는 문이 많다 보니 일자 형태의 주방만이 대안이었기에 빠른 포기를 할 수 있었어요.

거실과 하나 된 공간이다 보니 주방이 이곳으로 들어오면 더 좁아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가 컸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좁아 보이지 않게 이 공간을 구성하나 어떻게 하면 가성비 좋게 구성할 수 있을까 검색을 많이 했어요.

주택은 아파트보다 설비 작업이 훨씬 쉽고, 빨리 끝나는 장점도 있어요. 온수냉수는 내부 화장실에서 오수관은 외부에서 끌어왔어요.

셀프 인테리어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많이 높았어요. 몸은 힘들지만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을 시간과 여러가지 감정 소모 없이 바로바로 행할 수 있으니 포기해야 할 부분에서는 더 쿨하게 포기도 되고 해내고 난 뒤 성취감과 만족도는 더 깊어졌어요.

싱크대는 수납 목적에 맞게 거의 서랍 위주로 설계했고, 콘센트는 가전에 맞는 곳에 여러 개 만들었어요. 전기 공사하시면서 이렇게 콘센트를 많이 두는 집도 있나? 하시며 의아해 하시더라구요. 헌데 생각을 해보면 기존 주방에서 멀티탭을 많이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최대한 멀티탭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콘센트를 필요한 곳곳에 두었어요.

설치 디테일과 도면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 6.5미터의 기다란 싱크대가 저희 집으로 오게 되었네요.

주방 After

드디어 완성된 우리의 주방!! 상부장을 따로 두지 않아서인지 집이 좁아진 느낌은 없고 벽보다 화이트이다 보니 집이 더 환해진 기분이 들더라고요. 저희는 일부러 손잡이를 두기 위해 싱크대 서랍장에 찬넬 간격을 주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싱크대 중간 중간에 틈이 보이는 게 더 싫어서였는데 이건 개인의 취향인 거 같아요. 역시 모든 일은 전문가의 손에서 더욱 멋지게 빚어지는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유리벽 위의 선반!! 이 작은 선반들은 해마다 계절마다 바뀌는 저의 취향으로 채워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넓은 싱크대는 때로는 홈카페가 되기도 한답니다. 주택으로 이사하고는 그 좋아하던 카페 출입도 줄고, 외출도 줄었어요. 물론 주택살이 일이 많아서 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집에서 즐기는 커피 한 잔이 더 좋아서이기도 하거든요.

옛날에는 꽃을 너무 좋아해서 철마다 꽃구경도 많이 다녔는데.. 이제는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 잘라내어 이렇게 수경으로 뿌리 내림을 하기도 한답니다. 뿌리가 잘 내리면 또 봄에 마당으로 옮겨 심어줘요.

침실 Before

이곳은 예전에도 안방, 현재도 안방으로 쓰고 있어요. 창이 동쪽으로 크게 나 있었지만 맞은편에 화장실이 위치하고 있어 해가 잘 들지 않고 추운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침실이라 빛이 안 들어 와도 많이 상관은 없지만 남쪽으로 창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기존 방이기에 창을 꼭 내야 할 것 같았어요.

동쪽으로 나있던 창을 시원하게 철거하고 출입할 수 있게 벽도 일부 철거를 했습니다. 그리고 소원하던 남쪽 창이 이렇게 생겼죠.

창은 크지 않지만 정남쪽에 위치해 햇살이 잘 들어올 수 있었고, 슬라이딩 도어가 아닌 시스템창을 설치해서 빛의 끊어짐이 없이 만들었어요. 벽을 뚫고 설치하는 창이라 단열 및 차음에 신경이 쓰여서 로이 복층 유리(22t)가 들어간 샷시(새시)를 설치하였어요.

침실 After

창은 처음 계획한 대로 침대 머리맡에 딱! 걸리게 만들어 졌어요.

건물 외벽을 절대 건드리지 말자고 말리는 우리 집 남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쪽창을 내기 위한 나의 노력은 성공했고 그 선택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따뜻하고 온유한 느낌이 드는 방이 되었어요.

침구는 구스다운 침구를 사용 중이에요. 침실과 아이방 모두 같은 침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이가 호텔 침구에서 느끼는 특유의 바스락거림을 좋아해서 후기를 많이 보고 선택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 사계절 이불을 사용하고 있어요. 너무 무겁거나 두꺼우면 아이도 어른도 걷어차거나 답답해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적당한 두께를 원했거든요.

안방 매트리스는 오래된 매트리스라 토퍼가 두꺼운 편이 아니에요. 아직 교체하기는 아쉽고 그래서 이불과 같은 브랜드의 토퍼매트를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 중인데요. 포근하고 착 안아주는 느낌 덕분에 편안한 잠자리를 만들어주더라구요.

침대 프레임이 없이 원목 매트리스 깔판을 쓰는 이유는 프레임이 없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따뜻함과 땅에 닿는 침구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였어요. 온 벽을 페인트로 한 덕분에 침대가 맞닿은 부분의 오염 걱정도 많이 줄었고, 매트리스가 낮으니 벽에 빔프로젝터를 쏘면 나만의 영화관이 생긴 것 같아 매력도 있거든요.

아이방 Before

동쪽에 위치한 아이방은 언제나 제일 먼저 해가 들어오는 곳이에요. 대문 앞에 있어서 들어오자 마자 아이 창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 나중에 크면 싫어하겠죠? 아이방은 특별히 고치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기존의 창도 잘 나있었고 일부러 벽을 뚫은 곳도 없고 말이죠.

남자아이이다 보니 아치보다는 각진 모습을 더 좋아할 것 같아 목공 작업으로 문틀 모양에 포인트를 줬어요. 그 모양에 맞게 문 틀을 셀프로 제작했고요. 육각 모양의 문과 틀에 포인트를 줘서 거실에서 보면 독특하면서도 귀여운 아기방 이구나 연상되어 너무도 만족한답니다.

아이방 After

집을 고치면서 이 침대를 꼭 사려고 마음 먹었어요. 아이가 이층 침대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높은 이층 침대보다 수납이 가능하고 여러 기능을 하는 침대를 사고 싶었거든요.

아들의 외투 이외의 모든 옷은 다 서랍장과 책장 아래 수납공간에 수납하고 있답니다.

저희 집에 드레스룸은 있지만 그곳은 다 옷만 넣어둬요. 그리고 이불이나 침구용품은 다 이 아이 침대 안으로 들어간답니다.

거실 화장실 Before

거실에 딸려있는 화장실은 사실 세탁실 겸 샤워실이었어요. 화장실은 외부에 있고 샤워실은 내부에 있는 의아하고 신기한 구조였답니다. 공사가 어려워질 뻔했는데 다행히 전 주인을 통해 이곳 창가 바로 밑에 오수 파이프 지나가는 걸 확인했어요~

와우!! 근데 깊이가 30cm 아래로 파묻혀 있다는 소식도 같이 듣게 되며 절망적인 상황에 치닫게 되었어요. 다행히 전 주인분께서 파이프 올리는 작업과 직접 장비로 파이프 연결까지 해서 화장실로 넣어주시기까지 완료!! (집 계약사항에 철거 및 화장실 내부에 파이프 설치까지 해주기로 적어놨음)

설비팀에서 수도 위치 변경과 파이프 이동 작업을 해주고 그다음 저희는 조적 작업을 시작했답니다. 레벨기를 띄워두고 작업했는데 처음 쓰는 레벨기 사용법을 몰라 한참을 헤매었어요.

타일 작업은 기존 타일 상태가 들뜨거나 노후화되지 않아서 그대로 덧방 시공을 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접착이 잘 될 수 있게 하려고 마페이 에코프림그립 프라이머를 몇 차례 도포했습니다.

저희는 바닥과 벽면에 600*600 같은 타일을 사용하고, 졸리컷 시공 할 계획이라서 벽면의 선과 바닥면의 선이 틀어지지 않게 하려고 신경 썼어요.

아직 유리가 설치되기 전인 공간.. 유리를 설치할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반려견과 아이가 있기 때문에 한쪽은 건식으로 쓰고 싶어서 유리를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거실 화장실 After

욕실은 우리아들 최애 놀이공간!! 사계절 내내 물놀이 좋아하는 저희 아들 지금은 이곳에서 공룡놀이, 거품놀이, 그림그리기 놀이 다양한 놀이를 즐겨 한답니다. 집을 고칠 때 아이의 의사를 가장 많이 물어봤어요. 물놀이를 엄청 좋아하는 저희 아들은 역시 큰 수영장을 말하더라구요.

사계절 내내 물놀이를 시킬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조적 욕조를 결심하게 되었는데... 힘은 들었지만 물놀이하자고 조를 때마다 쿨하게 '해줄게!!' 하는 우리 남편 보면 은근 어깨에 힘들어가요.

조적 욕조가 있는 거실 화장실은 600*600각 베이지톤 타일을 이용했는데요. 너무 차가워 보일 수 있는 큰 타일 느낌 때문에 베이지톤이 많이 들어간 타일을 골랐어요. 조적으로 만든 젠다이는 샤워용품을 올려놓을 선반으로 안성맞춤이랍니다.

세면대 앞은 이렇게 거울 겸 미닫이 수납장을 두었어요. 양쪽 미닫이 중 열려있는 왼쪽은 수건, 매일 사용하지 않는 세면용품, 아이 물놀이 용품 등등이 수납되어 있고, 오른쪽은 휴지 생리용품 등이 수납되어 있어요. 아이 용품, 강아지 용품 등 수납할 것들이 많은 저희 집에 없어서는 안 될 수납장이랍니다.

거실 화장실은 건식으로 사용하는데, 아이가 급하면 우당탕 뛰어 들어가는 게 위험해서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 뒀어요. 덕분에 아이도 강아지도 넘어지지 않고 화장실 사용이 가능한데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반려견 때문에 대형배변패드도 평상시에는 깔아준답니다.

배변을 보면 바로바로 패드만 갈아주면 되기에 습식으로 사용할 때보다 더 깨끗하게 사용 가능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미끄럼 방지매트 없는 화장실이 더 깔끔하고 예쁘지만 아이와 강아지가 있는 집에서 매트 사용하는 거 추천합니다.

변기는 일체형 비데 변기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장점은 직수형 이여서 물때가 덜 끼고 수압이 엄청 세서 변기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어요. 허나 물 저장탱크가 따로 없어 정전이 된다거나 전기 사용이 불가할 때는 물을 사용할 수 없어요.

놀이방 Before

지금은 아이 놀이방이 된 이곳은 원래 주방이었습니다. 남쪽의 주방이라 창도 작게 나있었고, 거실에서 주방을 통해 안방으로 들어가는 동선은 참 신기했어요.

사진상 왼쪽에는 안방으로 통하는 문이 있고, 오른쪽은 외부로 통하는 문이 있어요. ㄷ자 형태의 주방으로 쓴다면 식탁을 둘 자리에 동선이 많이 겹치고, 제가 주방 일을 볼 때는 아이가 제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겠더라구요. 그러한 이유들로 주방을 옮기고 이곳을 아이의 놀이방으로 만들기로 했답니다.

놀이방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한쪽만 아치로 만들었어요. 처음 제 의견은 양쪽을 같은 아치로 만들자였는데 수납도 생각하고 남편의 취향도 고려해 한쪽만 아치로 결정하게 됐어요. 남편의 취향을 따른 덕분에 벽과 벽 사이에 수납공간을 조금 더 넓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조금은 덜 뻔한 공간이 되어서 아주 만족스럽답니다.

놀이방 After

기존에 4개의 미닫이 문이 달려있을 정도로 넓었던 문틀 공간을 반아치형 가벽으로 좁혔어요. 문이 있던 공간을 좁힌 이유 중 하나는 거실의 수납공간도 확보를 하기 위함이었어요. 아이가 어릴 때는 장난감과 책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아이의 놀이방으로 아이가 점점 자라면 용도를 변경할 생각으로 고민한 곳이랍니다.

드레스룸 Before

사실 이곳은 증축을 하기 전에는 외부였던 공간이었답니다. 주택마다 증축 허가율이 다른데요. 노후 주택을 알아 보실 때는 얼마나 증축이 가능한지 불법적으로 증축한 부분은 없는지 한번 확인을 하시고 계약을 하시는 것 꼭!!! 기억하세요~

증축할 곳을 드레스룸 하자 결정하고 만들면서 이곳을 드레스룸으로 양보하기 너무 아까운 거에요. 사선의 천장도 너무 예뻤고 저희는 침실에서 잠만 자기 때문에 북쪽의 큰 창을 둔 안방으로 써도 아주 좋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외부에서 바로 들어와 침실로 이어지는 공간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 드레스룸이 된 공간이랍니다.

원래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로 세우려 고민했던 통로인데 세탁기를 세탁실 안으로 넣으니 이렇게 보너스 공간이 탄생했답니다.

드레스룸 After

현관에서 들어오면 보이는 드레스룸의 모습이에요. 오른쪽 통로로 보이는 작은 문은 세탁실&화장실로 통하는 문이라 더러워진 외출복을 바로 벗으면 바로 빨래통으로 넣고 옷을 갈아 입을 수 있어요.

드레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바로 옆에 위치한 세탁실로 세탁물을 내보내니 동선도 짧아졌고, 외부의 먼지가 거실 및 다른 공간에 미치지 않으니 훨씬 깔끔하게 관리가 가능하답니다.

이건 세탁실 쪽에서 바라본 모습인데요. 왼쪽으로 바로 현관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있고, 외출복은 이 문 뒤로 바로 걸 수 있게 해뒀어요. 큰 창 앞으로 둔 서랍장은 저희 남편 옷과 제 옷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제가 레깅스나 운동복이 많은 편인데 이렇게 세로 수납을 하면 원하는 색으로 쏙쏙 골라 입기가 쉬워요. 그래서 접어서 보관하는 옷들은 이렇게 대부분 세로 수납하고 있어요.

노후화된 주택의 공간에는 팬트리 공간을 따로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저희도 정해둔 예산안에서 어떻게 하면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안방 창문을 철거하고 남은 공간에 여러가지 생필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드레스룸에서 바로 써야 하는 세제, 치약, 칫솔, 비누, 세안제 등 이곳에 정리함을 두어 보관하고 있답니다.

보너스로 얻은 이 공간 우리 집 포토스팟이 되었다가, 작업 공간이 되었다가 계절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다용도로 변신하는 곳이랍니다.

화장실 & 세탁실 Before

저희 집은 원래 화장실이 내부에 없는 구조였어요. 다시 생각해도 너무 신박하죠? 대신 외부에 이렇게 큰 화장실이 있었죠. 얼마나 큰지 상가 화장실처럼 큐비클이 두 칸으로 설치되어 있었고, 한 칸은 양변기, 한칸은 화변기가 설치 되어 있었답니다. 옛날 주택이라 기존에 정화조가 화장실 밑에 묻혀있는 구조였습니다.

큐비클과 변기 등 집기를 철거부터 시작했는데요. 남편 말로는 다른 것들은 철거를 해봐서 괜찮았는데 화변기는 처음 접하는 거라 힘들었다고 하네요. 이곳은 세탁실과 화장실로 나누어 사용할 공간이기에 배관부터 오차 없이 깔아야 했어요.

배관이 다 깔리고 이제 공간을 나누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어요. 세탁 공간과, 화장실 공간을 나누기 위해 벽을 설치하기로 계획했는데요. 크게 봐야 네평 정도인 공간을 둘로 나누자니 너무 좁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벽을 쌓아 놓고 보니, 초소형 세면대 하나 정도는 설치하면 샤워할 공간이 나올 것 같아서 조적 작업으로 젠다이까지 뚝닥 만들었네요.

조적 작업을 하고나서는 이제 타일 작업을 시작했어요. 작은 타일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작은 타일은 작업시간도 많이 걸리고 평탄 맞추는 게 여간 어렵더라고요. 큰 타일은 무겁고 커서 힘들고, 작은 타일은 면을 맞추기가 힘들고 .... 타일 작업은 그냥 어려운 거라는 걸 격하게 느꼈어요.

화장실 & 세탁실 After

저희 남편 눈물, 콧물 다 뺀 애증의 타일 작업으로 완성된 세탁실의 모습이에요. 저희 집의 모든 타일 줄눈과 실리콘은 물때가 잘생기지 않는다는 아덱스 제품을 사용했어요.

작은 공간을 욕실과 세탁실 두 공간으로 나눈다는 부담감에 작업을 시작했는데 결과는 아주 좋았어요. 남편 말에 의하면 나눠서 쓸 수 있어도 역시 넓은 게 더 좋다는 걸 느끼고 있다는데 그 이유는 저희 남편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일 거에요.

한 가족이 생활하는데 화장실 2개가 필요하다고 말하던 남편의 뜻에 어떻게든 하나의 화장실을 더 만들었는데 세탁실 겸 화장실이다보니 빨래도 남편 지분이 확실히 커졌네요.

마당 Before

저희 집은 60평 중 24평을 제외하고 마당인 집이었는데, 증축을 하면 기존의 마당이 조금 줄어들게 되었어요. 작은 돌로 쌓아올린 화단(전 주인분이 수석이 취미라 좋은 돌들로 쌓은 것이라 했으나.. 수석을 모르는 저희에겐 그냥 돌이었던...)의 모습은 10평 전후의 전형적인 콘크리트 미장된 작은 농가주택의 마당 같은 모습이었어요.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외부에 있는 온수도 사용 가능하게 만들어진 외부 수도시설이었어요. (전 주인분께서는 계속 시암이라고 하시는데 웃음을 참느라 혼났어요.)

마당 After

화단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화단은 요즘에도 다시 정리하고 있어요. 재정비하기 위해 돌들을 무너뜨리고 흙을 올린 다음에 다시 쌓고 작업을 이틀 내내 했어요.

봄이되어도 얼어붙어 있는 흙 때문에 일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잔디를 깔기 위해 콘크리트 바닥을 철거하려 계획 했으나 콘크리트 바닥이 꽤나 깊고 단단하다는 것을 깨닫고 콘크리트 위에 흙을 깔기로 마음 먹었어요.

점점 정돈 되어가는 우리집 마당... 제가 꽃을 좋아해서 사계절 내내 꽃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거든요. 도로 맞은편에 아카시아를 시작으로 장미, 찔레, 수국, 백일홍 등등... 늦가을까지 저희 집은 꽃들이 가득가득 합니다.

여름이 되면 대형 수영장으로 변하는 우리집 마당 ... 덕분에 잔디 몇 톤은 죽인 거 같지만 그래도 아이가 너무 좋아하니 이른 여름마다 수영장 개장은 필수에요. 수영하고 남은 물은 화단에 뿌려주니 식물들도 잘 자라 나고요.

화단을 줄이고 나니 상추나 파 ... 토마토 이런 채소들 기를 곳이 아쉽더라구요. 그래서 서쪽 마당에 마련한 작은 텃밭... 아이가 따서 먹으니 샐러드나 야채도 더 잘 먹게 되는 경험을 선물 받게 되었답니다.

마치며

셀프 인테리어를 할 때는 진짜 힘들었는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 글과 사진으로 저희 집을 다시 만나니 감회가 새롭고 저희가 이 집을 얼마나 애정 하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셀프로 인테리어를 할 때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때마다 저는 오늘의집을 통해서 새로운 방법과 길을 생각해 냈던 것 같아요.

제 긴 글이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고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저희 집들이를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모두 따뜻한 집에서 행복한 매일 만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