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기에 부동산 시장에서 재확인하는 '출구 전략'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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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전후로 수도권 주택 시장에는 '패닉 바잉'(공황 매수)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반복된 규제의 영향이 시장 전반에 퍼지기 시작하자 매도자 우위이던 시장은 매수자 중심으로 넘어갔고, 주택 가격도 장기 조정세로 흘러갔다.
당시 대출 규제와 저금리 상황을 이유로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상가 분양권 등 비주택 시장으로 이동한 투자자 중 상당수는 여전히 미매각 자산을 정리하지 못한 채 부담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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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전후로 수도권 주택 시장에는 ‘패닉 바잉’(공황 매수)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 개편 예고가 겹치자 매물은 잠기고 매수자 사이에서는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조급함이 번졌다. 일부 수요자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를 한 사람은 규제 시행 전 거래를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시장 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도 무리한 매입을 감행한 사례가 늘었다. 대책이 시행된 후에도 규제에 포함되지 않은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효과’ 등을 이야기하며 불안한 시장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경험을 보면 성급하게 거래할수록 나중에 매도가 쉽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이렇게 팔기 어려운 자산은 보유 비용만 늘린 채 유동성을 제한했다. 한마디로 성급하게 사들인 부동산은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부동산 매입은 기술이고, 매각은 예술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지금과 비슷한 시장 흐름은 2019년 ‘12·16 대책’ 당시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가 15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12억~13억원대이던 아파트가 15억원 안팎까지 뛰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반복된 규제의 영향이 시장 전반에 퍼지기 시작하자 매도자 우위이던 시장은 매수자 중심으로 넘어갔고, 주택 가격도 장기 조정세로 흘러갔다. 규제 시행 직전과 직후에 무리하게 매수한 이들은 장기간 매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규제 영향이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은 2022~2023년 더 좋은 입지의 주택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은 주택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당시 대출 규제와 저금리 상황을 이유로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상가 분양권 등 비주택 시장으로 이동한 투자자 중 상당수는 여전히 미매각 자산을 정리하지 못한 채 부담을 안고 있다. 아파트 대체재로 인식돼 높은 가격 상승을 기록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2022년 이후 가격이 하락한 뒤 아직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짝한 시장의 수요에 섣부르게 투자에 나선 결과다.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진입 기술’이 아니라 ‘출구 전략’이다. 부동산 매수는 자금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매도는 시장이 허락해야만 이뤄진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라면 매입 순간부터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팔 수 있을까’를 시나리오로 설정해야 한다. 수요자를 대상으로 직접 매각할 것인지,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는 재건축이 가능한지, 그것도 아니라면 임대용 주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개별 물건을 검토할 때는 이른바 ‘RR’(로열층 로열동)이라는 용어처럼 매수자 선호도가 높고 미래 지역 발전이 가능한 입지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즉 ‘좋은 입지의 평범한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 위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다.
부동산 투자의 무게중심은 매입이 아니라 매각에 둬야 한다. 규제의 변곡점마다 시장은 반사적 반응을 보이지만, 그 여파를 감당하는 것은 항상 준비되지 않은 투자자다. 부동산을 살 때마다 언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팔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습관이야말로 진정한 투자자의 출발점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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