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 동남아 최대 고객 확보
최근 필리핀 국방부가 한국과 약 1조 원 규모의 무기 추가 계약을 체결하면서, 필리핀은 이제 명실상부한 K방산의 ‘단골 고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계약은 주로 해상 전력과 지상 무기체계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K136 천무 다연장 로켓, FA-50 경공격기 추가 도입, 신형 해상 초계함, 레이다 시스템까지 포함한 통합 패키지 형식이다.
필리핀 정부는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 대규모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누적 구매액이 2조 원에 가까워졌고, 이는 아세안(ASEAN) 국가 중 최대 규모다. 한국은 고성능·저비용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미국과 중국 무기를 제치고 동남아 방산 수출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이것’, 천무 다연장 로켓
계약의 핵심 품목은 ‘천무(K239) 다연장 로켓’이다. 최대 80km에서 200km 사거리를 자랑하는 이 무기는 GPS 유도 기능과 고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한국형 MLRS(다연장 로켓 시스템)으로, 필리핀 육군이 기존 미국산 HIMARS를 검토하던 중 천무의 가격과 운용 효율성에 주목해 최종 선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천무는 기존 필리핀 지형, 정글 및 도서 환경에서 장거리 공격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전략적 무기체계로 평가받는다. 한국은 시스템 통합, 운영 교육, 탄약 지원 등 패키지 수출 방식으로 계약을 진행하며, 현지 정비와 부품 생산 일부를 필리핀 업체와 협업하는 조건도 포함되어 기술 이전 효과도 기대된다.

FA-50 성능 업그레이드와 추가 도입
필리핀 공군이 이미 도입해 운용 중인 FA-50 경공격기 12대에 이어 추가로 12대를 주문하는 내용도 이번 계약에 포함됐다. 필리핀 공군은 FA-50을 마닐라 방공 작전과 대게릴라 작전, 해상 초계까지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번 추가 계약은 FA-50의 Block 20 사양을 기반으로 공대공 미사일, 공대지 정밀 유도무기 등 무장 능력이 대폭 향상된 기체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기체 일부는 야간 전투용 FLIR 장비와 데이터 링크 시스템이 강화되어 전술작전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FA-50의 수출을 통해 동남아 공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추후 KF-21 보라매 수출 가능성까지 연계하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형 초계함 ‘PN-PH급’ 2차 수출 추진
이번 계약에는 해군 초계함 2척의 추가 건조도 포함되었다. 한국은 이미 PN-PH급 초계함 2척을 수출한 바 있으며, 필리핀 해군에서의 운용 성과가 뛰어나 추가 도입이 결정된 것이다. 2차 계약분은 통합 전투체계, 레이다, 전자전 장비 성능이 개량되며, 현지 생산 또는 조립 일부를 필리핀 내 조선소에서 수행하는 조건도 논의되고 있다.
이 초계함은 해상 감시 및 마약 단속, 해적 퇴치, 해상 영토 분쟁 대응 등 다양한 작전에 활용될 예정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계속되는 필리핀에게는 필수 전력이다. 한국 해군과의 공동 훈련 프로그램도 병행되어 상호 운용성도 강화된다.

K방산 신뢰 기반은 ‘AS 능력’과 ‘맞춤형 전략’
필리핀이 한국산 무기를 지속적으로 도입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무기 성능뿐만 아니라 철저한 사후지원(AS) 체계와 사용자 맞춤형 도입 전략이 있다. 한국은 계약 후에도 군사 교육, 정비 훈련, 탄약 공급, 부품 교환 등에서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고장률을 낮추고 장기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또한 무기 수출에 있어서 상대국의 국방 전략과 지리적 특수성, 운용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모델을 제안해 ‘기성품 판매’가 아닌 ‘국가 맞춤형 방산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일방적 무기 판매가 아닌 신뢰 기반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필리핀 내 군·정관계 인사들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K방산, 동남아 넘어 중동·남미까지 확장 가시화
한국은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방산 협력을 발판으로, 중동과 남미까지 수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이집트와 탄약, 레이다 체계 협력이 진행 중이며, 콜롬비아, 페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FA-50, K2 전차, K9 자주포 등의 관심이 높다. 특히 필리핀에서 쌓은 실전 운용 경험과 정비 사례는 다른 국가의 신뢰 확보에도 결정적 역할을 한다.
K방산은 단순한 기술 수출이 아닌 전력 패키지 판매와 전략적 협업을 병행하며, 미래 수십 년간의 방산 생태계를 견인할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필리핀의 1조 원 계약은 단순한 수출 성공 사례가 아닌, ‘국산 무기 브랜드’의 신뢰와 가치를 높인 하나의 전환점이자 교두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