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골보다 더 기뻐!" 히샬리송 챙긴 손흥민, 품격까지 완벽한 토트넘 훗스퍼 캡틴

하근수 기자 2023. 9. 1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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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토트넘 훗스퍼
사진=토트넘 훗스퍼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손흥민이 히샬리송을 치켜세웠다.

토트넘 훗스퍼는 1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5라운드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승점 13)은 5경기 무패와 함께 2위로 올라섰다.

다사다난했던 9월 A매치가 끝났다.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대한민국)을 비롯해 제임스 메디슨(잉글랜드), 데얀 쿨루셉스키(스웨덴),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 히샬리송(브라질), 이반 페리시치(크로아티아), 이브 비수마(말리), 마노르 솔로몬(이스라엘), 벤 데이비스, 브레넌 존슨(이상 웨일스),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덴마크), 미키 판 더 펜(네덜란드), 굴리엘모 비카리오(이탈리아) 등이 각국 대표팀에 선발됐다.

사진=브라질 풋볼
사진=게티 이미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부진에 빠져 있던 히샬리송은 눈물을 흘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아메리카 지역 예선 1차전 볼리비아전 당시 호드리구, 네이마르, 하피냐와 함께 공격진을 구성했지만 유일하게 침묵에 그쳤다. 후반전 마테우스 쿠냐와 교체된 히샬리송은 벤치에 앉아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잡혔다.

2차전 페루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종료 이후 히샬리송은 브라질 '글로보'를 통해 "5개월 동안 경기장 밖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 안정됐다. 내 돈만 바라본 사람들은 더 이상 곁에 없다. 이제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다. 나는 토트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다시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 확신한다. 영국으로 돌아가 심리학자에게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다"라며 부활을 예고했다.

그렇게 북런던으로 돌아온 히샬리송. 토트넘은 셰필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원톱은 번리전 당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이 책임졌다. 2선에는 마노르 솔로몬,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포진했다. 중원에선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가 버텼다. 4백은 데스티니 우도지,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히샬리송은 이번에도 'TOP SON'에 밀려 벤치에서 교체 투입을 기다렸다.

승격팀 셰필드는 노골적으로 내려앉았다. 전반 29분 크리스 바샴, 전반 41분 캐머런 아처가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받을 지경이었다. 토트넘은 일방적인 흐름에도 득점하지 못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판 더 펜, 메디슨, 솔로몬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예상치 못한 흐름이 전개됐다. 셰필드는 후반 28분 구스타보 해머 선제골로 앞서갔다. 토트넘은 손흥민, 사르, 솔로몬, 포로, 판 더 펜을 대신해 브레넌 존슨, 히샬리송, 이반 페리시치, 에메르송 로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교체 투입하며 대응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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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이 12분 주어진 상황. 토트넘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후반 53분 코너킥 상황 히샬리송이 헤더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후반 55분 쿨루셉스키가 강력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완성했다. 98분과 100분에 터뜨린 연속골로 승부가 뒤집혔다.

결국 토트넘은 셰필드를 잡고 연승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이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팬들이 기대감을 내려놔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니, 아니, 아니. 즐기도록 그대로 두라. 내 역할은 기대감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다. 이제 즐길 때다. 기대에 부응하는 건 우리에게 달렸다. 팬들은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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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히샬리송

스포트라이트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히샬리송에게 집중됐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평점 8.9점을 부여하며 이날 경기 'MOTM(Man Of The Match, 수훈 선수)'으로 선정했다. 히샬리송은 토트넘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겼다.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로얄, 포로, 쿨루셉스키가 SNS를 통해 히샬리송을 치켜세웠다. 메디슨은 "게임 체인저!"라며 환호했다. 히샬리송을 상징하는 '비둘기 세리머니'와 관련된 언급도 있었다. 옛 동료 루카스 모우라는 "훌륭한 비둘기(세리머니) 형제!"라고 칭찬했고 페리시치는 "Pru Pru Pru(비둘기 소리)"라 남겼다.

주장 손흥민도 마찬가지다. 경기 종료 이후 손흥민은 "히샬리송 득점이 내 골보다 더 기뻤다! 히샬리송은 지난주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나는 그를 어떻게 도울지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맨유전 이후에도 "솔직히 나는 좌우, 중앙, 어떤 포지션이든 뛸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리치(히샬리송)가 정말 정말 잘 플레이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침묵에 빠졌던 히샬리송을 치켜세우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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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터풋볼 DB

지난해 히샬리송은 5,800만 유로(약 830억 원)라는 적지 않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깜짝 영입됐다. 손흥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가 짊어진 부담을 분담할 중책을 짊어졌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시즌 종료 직전인 34라운드에서야 마수걸이 리그 데뷔골을 기록할 정도. 때문에 히샬리송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브라질 국가대표가 빠진 부진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토트넘 입성 이후 두 번째 시즌이 개막했지만 여전히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리그에서는 여전히 침묵했고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간신히 터뜨린 한 골이 전부였다. 케인이 떠나 무혈 입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던 스트라이커 자리도 위태롭다. 윙어 손흥민이 원톱으로 나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졌다. 영국 '기브 미 스포츠'는 "축구 전문가 딘 존스에 따르면 토트넘은 올 시즌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계속 기용할 예정이다. 히샬리송은 자리를 되찾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사우디아라비아행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알 이티하드는 리버풀 포워드 모하메드 살라 영입 실패 이후 대안으로 토트넘 공격수 히샬리송을 고려했다. 지난 주말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볼리비아전에 선발로 나섰던 히샬리송은 협상 시간 부족에 따라 사우디행은 진행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런 히샬리송이 마수걸이 득점을 터뜨렸다. 여전히 케인을 대체할 최전방 자원으로 기대를 받는다. 토트넘은 24일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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