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학교 안 갈래"…공부 싫다는 아이, 야단만 쳤는데 "혹시?"

정심교 기자 2025. 7.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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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경계선 지능' 아동은 또래보다 학습과 적응 속도가 느리다.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속도에 맞는 성장환경이 필요하지만, 진단이 쉽지 않은 특성상 학교와 일상에서 충분한 배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계선 지능 아동의 특징과 어려움, 그리고 가정과 사회에서 제공할 수 있는 교육적 지원 방안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홍순범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IQ, 지적장애보다 좀 더 높은 70~85
'지능'은 학습에 도움 되는 능력을 가리킨다. 경계선 지능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IQ)가 지적장애(70 이하) 진단 기준보다 조금 더 높은 '70~85'로 측정되는 경우를 일컫는다. '장애'로 평가하는 단계는 아니다.

홍순범 교수는 "최근 경계선 지능 진단을 위해 IQ뿐 아니라 보다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세계적으로 대두된다"며 "특히 지적 기능 외에도, 의사소통·사회성·자기관리 등 사회활동에 필요한 '적응 기능'도 경계선 지능의 평가 기준으로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말했다.

경계선 지능 아동은 지적장애 아동만큼은 아니지만, 또래보다는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말 그대로 '경계 정도'의 애매한 어려움이다. 그래서 조기 발견이 어렵다. 처음 입학했을 때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학업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점부터 의심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입학 전부터 늦은 언어 발달이나, 이해력 부족이 보여 경계선 지능을 일찍이 의심할 수도 있다.

다만, 경계선 지능은 정상적인 또래와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보이는 경향이 있어, 또래가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적은 시기에는 대개 잘 발견되지 않는다.

학습은 학교에서 하는 공부뿐 아니라, 일상생활이나 교우관계에서도 지속된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 때 놀이 규칙을 늦게 이해하거나,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을 잘 터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놀이에 잘 끼지 못하면서 소외되고,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부모님과의 관계가 나빠지기도 한다. 부모는 이해력이 부족하고 학습이 느린 아이를 보면서 많이 답답해하고, 주로 야단을 쳐서 이를 극복하려 한다. 그러나 밖에서도 또래들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느끼는 아이가 가정에서마저 자주 혼나다 보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의욕을 잃기 쉽다. 부모에 대한 원망을 키우기도 한다.

경계선 지능 관련 정보들. /그래픽=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센터
우울·불안·ADHD, 또래보다 더 흔하게 겪어
경계선 지능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건 '교육적인 도움'이다. 이는 아이의 학습 수준에 맞는 교육을 의미한다. 또래와 같은 공부를 하면서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보다는, 수준에 맞는 공부를 통해 내용을 이해하고 발전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학습 진도가 뒤처지더라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공부에 압도된 채 시간만 보내는 것보다 정서적으로도 더 바람직하다.

적응 기능을 향상하는 훈련도 중요하다. 적응 기능에는 의사소통, 사회성, 자기관리, 생활·운동기술이 있다. 아이의 지능이 낮더라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적응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청소년기의 경우, 진로 상담과 직업 훈련이 적응 기능을 향상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우울, 불안,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등 동반 질환도 치료해야 한다. 경계선 아동은 또래보다 이런 질환을 흔하게 겪는다. 이 질환의 치료가 필요한 아이에게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면 교육적 도움의 효과도 커질 수 있다.

가정 내에서는 아이를 끈기 있게 기다려주는 게 중요하다. 아이의 학습 수준에 맞춰 학업과 일상생활에 대한 교육을 가정에서 미리 실천해보는 것도 좋다. 가령 또래보다 놀이 규칙을 이해하기 어려운 경계선 지능 아동을 위해, 부모가 아이와 해당 놀이를 먼저 해 보는 게 도움 된다. 아이가 남들보다 느려 보여도 자신만의 진도에 맞춰 발전해 나가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단, 과도한 기대와 방임을 모두 주의하며, 또래보다 늦더라도 성취를 이뤘을 때는 칭찬과 축하를 아낌없이 보내줘야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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