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것이 바로 기본에 충실한 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조회수 2023. 5. 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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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저렴한 것만 보지 말자. 그 안에서 이동 수단 그 자체의 매력이 넘쳐흐른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 모터매거진 최재혁 기자​

쉐보레 트랙스 1세대 모델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다면, 풀체인지를 단행한 트랙스가 '트랙스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데 의문을 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직접 보면 확실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장르의 확실한 구분부터 하자. 소형 SUV라고 하면 '오프로드 주행 능력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엄연히 이야기하면 어느 정도의 오프로드 주행 능력은 갖춰야 SUV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세대 트랙스는 비록 사륜구동은 없었지만 그 조건을 충족했다.

이제 트랙스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스펙을 비교해 보자.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길이는 4540mm로 트랙스보다 훨씬 길고, 폭도 1825mm로 넓어졌다. 그런데 높이는 1560mm로 이전보다 90mm나 낮아졌다. 그렇다. 신형 트랙스는 SUV라고 부르기에는 소위 말하는 '스탠스(전체적인 자세)'가 달라졌다. 그러다 보니 크로스오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자동차가 되었고, 일반적인 세단형 승용차의 편안함과 SUV의 실용성이 결합된 차가 된 것이다.

쉐보레 트랙스 사진 쉐보레

잘 만든 것들을 치밀하게 결합한 미인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새로운 재료를 새로운 기술로 다듬어 최상의 고급스러운 맛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갖고 있던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으로 다듬는 게 대중 브랜드의 미덕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족함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요즘 필수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다 갖추고 있으니, 부족하다고 느낄 사람은 그다지 없으리라 생각한다. 등급에 따라 옵션이 다른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기본 모델부터 꽤 많은 것을 갖추고 있다. 일단 전구가 아니라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들어간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오토홀드 기능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등의 편의 기능도 들어간다.

돈을 조금 더 써서 등급을 올리면 당연히 더 좋은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데, 그래도 다른 경쟁 차들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꽤 인상적이다. 일단 외형에 대한 부분은 넘어가고자 한다. 디자인 자체는 보는 사람들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살짝만 언급하자면, 길게 뻗은 차체가 당당하게 보인다는 느낌이 강하다. SUV를 줄였다는 느낌보다는 왜건을 좀 더 키웠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소형 모델이라고 하는데, 길이와 그 스탠스 덕분인지 소형보다는 준중형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는다. 큰 차를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크게 만족할 것 같다.

실내는 무척 중요하다. 쉐보레의 새로운 실내 디자인을 국내에서는 맨 처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8인치 디지털 계기판보다 인상적인 것이 바로 11인치 터치스크린이다.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터치도 쉽지만, 생각보다 화면이 선명해서 기능이나 내비게이션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물론 내장된 내비게이션은 없지만, 요즘은 대부분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니 애플 카플레이 또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면 될 일이다. 가격 때문에 실내 마무리가 거칠어질 것 같았는데, 의외로 마무리는 잘 되어 있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손에 닿는 감각은 괜찮다.

앞 좌석이 넉넉한 것이야 당연하지만,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의외로 뒷좌석이 꽤 좋다. 필자가 편안하게 다리를 놓고 앉을 수 있고, 등받이에 기댄 상태로 허리와 목을 똑바로 펴도 머리가 천정에 전혀 닿지 않는다. 차체가 길다 보니 트렁크도 당연히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쉐보레 트랙스 사진 쉐보레

이 출력이 부족할 리가 없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GM이 한 때 '트레일블레이저'에도 사용했던 1.2ℓ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오래 다듬어 온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다. 어떤 등급을 골라도 동력은 동일하고, 앞바퀴만 정직하게 굴린다. 최고출력 139마력의 아주 겸손한(?) 엔진이니 기대를 안 할 수도 있겠지만,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의외로 빠르게, 그리고 즐겁게 차체를 이끈다.

도심 주행 또는 간선도로 주행 상황에서는 변속 충격도 거의 없다.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지 않아도 고속 영역은 정말 쉽게 도달한다. 그 상태에서 초고속 영역까지 도달하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놀라운 것이 바로 방음 능력이다.

앞 유리만 어쿠스틱 글라스를 썼다고 하는데, 고속 영역에서도 바람 소리는 굉장히 정제되어 있다. 옆 사람과 이야기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말이다. 물론 뒷좌석은 이야기가 좀 다르지만,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엔진 힘도 충분하고 서스펜션도 감동적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보다는 조금 더 단단했으면 좋겠다 싶은데, 많은 이들이 대중적으로 타는 모델인 만큼 조금 부드럽게 세팅했을 것이다. 뒷좌석에서 고속으로 요철을 넘어도 충격이 잘 전달되지 않으니, 앞좌석의 승차감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운전 중에도 시선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경우가 없다 보니 눈의 피로가 확실히 덜하다.

기본을 잘 만들고 있는 것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보면서 과거 필자가 들었던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미녀를 그리고 싶었던 어느 화가가 오랫동안 완벽한 미녀를 찾아 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고 한다. 어딘가 하나쯤은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그 화가는 친구의 조언을 듣고 눈이 예쁜 미녀, 코가 예쁜 미녀 등을 찾았고 그들에게서 예쁜 부분만 따서 그렸다.

그리고 그 모든 부분을 결합한 결과 미녀가 아니라 추녀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과연 어떨까?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100% 완벽한 자동차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차가 전체적으로 80% 정도 완벽한 자동차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각 부분만 보면 조금씩 모자라지만, 그 모든 것을 모아두니 꽤 미녀가 되었다고 할까. 아마 화가가 욕심을 조금만 버리고 필자처럼 80% 정도 예쁜 미녀를 찾아서 조합했다면 추녀가 아니라 굉장한 미녀가 만들어졌다고 장담할 수 있다. 증거? 바로 눈앞에 있는 이 차가 증거다.

처음에는 '약간의 불만이 있어도 이 가격이라면 다 넘어갈 수 있으리라'라고 안이하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생각이 바뀌었다. '왜 다른 곳에서는 이 정도의 주행 능력과 승차감 그리고 편의를 이 가격에 만들지 못하지?'로 말이다. 그동안 쉐보레는 국내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했지만, 트랙스 크로스오버라면 최소한 이 장르만큼은 독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한 지 4일 만에 1만 대를 돌파했다는 그 사실이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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