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기숙사 전쟁...교육권이냐? 생존권이냐?

대학 측, 1천800명 수용 신축 기숙사 건립 강행 의지
반발 수위 높이는 상인들 “30%대 공실률, 늘 수밖에”
기숙사 탈락 ‘울며 겨자먹기’ 학생도 30%...“확충 필요”
10일 오전 인천시청 애뜰광장에서 인하대 기숙사 건립 반대비상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이장원 기자]

[앵커]
인하대학교의 기숙사 확충 계획 강행으로 주변 원룸 상인들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깁니다.

최근 주민 공청회가 파행된 데 이어, 10일은 인천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가 펼쳐지기도 했는데요.

대학과 상인, 학생 등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이장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경제도 죽고 상인도 죽는다"


피켓과 함께 머리에 붉은 띠를 동여맨 원룸 소유주(이하 상인)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인하대가 1천8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 신축 계획을 고수하자, 상인들 역시 본격적인 단체 행동에 나선 겁니다.

코로나19와 전세사기 여파로 30%(700호 중 200호) 가까운 공실이 더 불어날 수 있단 게 상인들의 반대 이윱니다.

[유정학 / 반대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 우리 가난한 소상공인들은 원룸 하나 바라보고 살거든요. 이게 영세민들을 죽이기 작전이지...그래서 우리가 반대하거죠.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갈 거에요. ]

사학재단(한국사학진흥재단) 예산이 투입되는 걸 두고 '대기업의 횡포'라는 주장까지 나옵니다.

기숙사 규모를 최소 절반(1천여 명 수용) 수준으로 줄이거나, 재단이 원룸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세우기 전까진 시위를 이어간단 각옵니다.

반면, 최근 주민 공청회가 파행되는 부침을 겪고도 인하대는 강행 태셉니다.
[인하대 관계자 :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하시는 상황인데 다 수용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니깐. 일단 대화를 좀 하는 부분으로...]

기숙사 수용률(12.6%)이 전국 평균(23.5%)은 커녕 인천지역 평균(19.3%)보다도 낮아 확충은 불가피하단 논립니다.

실제 기숙사를 운영 중인 인천 캠퍼스 8곳 중 학생 수용률이 10%대 이하인 곳은 인하대와 인하공전(9.0%) 두 곳 뿐.
경쟁률(1.6대 1) 역시 이들 대학이 가장 높은 실정입니다.

실제 기숙사를 이용 중인 학생들은 일단 학교 측 논리에 힘을 싣는 분위깁니다.

[박태준 / 기숙사 이용 학생 : 지금 (재학)인원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게 체감상 느껴지기도 하고. 1학기 때는 순전히 랜덤으로 뽑거든요. 꼭 들어가야 되는 어려운 형편, 그런 사람들도 떨어지는 걸 보면 일단 절대적인 수용 인원이 늘어나야 되지 않을까...]

등교하는 학생들. [자료사진 = 연합뉴스 제공]

방학기간을 포함해 1년 단위 계약이 요구되는 원룸과 달리 기숙사는 학기별로 신청할 수 있는데다 식비까지 아낄 수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기숙사 4개월 기준·식대 포함. 월평균 22~32만 원, 원룸 평균 40~50만 원)면에서 낫단 점도 배경입니다.

2천400명 모집에 4천 명이 몰린 지난해 기숙사 경쟁률(1.6대1, 모집 인원 중 30%가량 탈락)를 감안하면 일단 신축 기숙사로 인한 원룸 공실 증가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각각 30%씩 부족한 생존권과 교육권 중 어떤 걸 우선 충족해야 할진 좀 더 논의가 필요할 전망입니다.

경인방송 이장원입니다.

이장원 기자 ljw@if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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