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아미' 가장 많은 나라…"한국어 사투리까지 배워요"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적 한류 열풍의 상징인 K팝 스타, BTS의 팬클럽 ‘아미’ 회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사공경 한인니문화연구원장은 “인도네시아는 300개가 넘는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로서 다양성 속의 통합을 중시해 한국문화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류 1번지에 한국어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30일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의 가자마다대(UGM) 한국어문화학과 3학년 강의실은 ‘코끝이 찡하다’와 같은 한국의 어려운 관용어를 배우는 열기로 가득했다. 매년 약 70명의 신입생을 받는 이 학과는 지난해 37대 1의 입학경쟁률을 기록했을 만큼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인기다.
K팝 등의 한국문화에 매료된 청소년이 그만큼 많기도 하지만, 졸업할 때 실리적인 이점이 뚜렷해서다. 수라이 아궁 누그로호 UGM 인문대부학장은 “한국어문화학과 졸업생의 취업률이 (다른 전공 대비) 매우 높고 연봉 등 처우도 뛰어난 추세”라며 “한국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늘고 양국 간 교역 중요성이 커지면서 산업계는 물론 금융권과 공직에서도 한국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각 지방정부에서도 한국어 잘하는 인재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 지방정부는 경상북도 등 한국 지자체와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한국 사투리 공부에 관심 갖는 현지 청년도 생겨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수출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외 14개 비즈니스센터 중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에서 ‘코리아 360’이라는 상설전시관을 열어 우리 중소기업들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 등 콘텐트 수출을 지원 중이다. 자카르타 롯데몰 내에 있는 이곳은 지난해 개관 후 올해 8월까지 누적 294만 명이 방문했고,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6개국 바이어를 대상으로 매칭 754건과 계약 74건을 기록했다. 김영수 콘진원 인도네시아 비즈니스센터장은 “기존 핵심 수출시장이던 중국이 정부 주도의 진입 규제와 보호무역 강화로 어려움을 주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국내 콘텐트 업계의 활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KPF 디플로마-인도네시아 전문가 연수 과정에서 취재한 내용으로 작성했습니다.
자카르타·욕야카르타(인도네시아)=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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