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대표 모델 '크라운'이 69년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하고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195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일본 시장에서 최고급 세단으로 군림해온 크라운은 16세대 모델에서 전통적인 세단의 틀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크로스오버로 거듭났다.

크라운은 '왕관'을 의미하는 만큼 토요타의 최상위 모델로서 브랜드의 자존심을 상징해왔다. 새롭게 출시된 16세대 크라운은 세단, 크로스오버, 스포츠, 에스테이트 등 총 4가지 바디타입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현재 국내에는 크로스오버 모델만 들어왔다.

전면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새롭게 디자인된 왕관 모양의 엠블럼이다. 날카롭고 길게 뻗은 '해머헤드' 디자인의 전면부와 수평으로 이어지는 주간주행등(DRL)은 기존 토요타 모델과 확연히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유광 검정으로 마감된 그릴은 강렬한 인상을 더한다.

측면은 전통적인 세단의 3박스 디자인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부드럽게 흐르는 루프라인은 쿠페형 SUV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을 그리며, 날카롭게 뻗은 전면부와 짧은 후면부는 정차 상태에서도 움직임이 느껴지는 역동성을 준다. 후면부는 차량 전체 폭을 가로지르는 일자형 LED 테일램프로 시인성을 높였으며, 비돌출형 테일파이프와 세련된 디퓨저 디자인은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다.


크라운은 토요타의 최신 플랫폼 TNGA-K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저중심 설계와 최적의 중량 배분, 고강성 차체를 갖췄다. 국내에 출시된 2.5리터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엔진 186마력에 전기모터를 더해 총 출력 239마력을 발휘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17.2km/L로, 경쟁 모델인 현대 그랜저 1.6 하이브리드의 18km/L보다는 다소 낮지만, 그랜저가 전륜구동인 데 반해 크라운은 E-Four 시스템을 통한 4륜구동을 제공하는 점이 강점이다.

실내는 '아일랜드 아키텍처' 컨셉으로 설계되어 운전자 중심의 직관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반응속도가 빠르고 한글화된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최근 디지털화 추세와 달리 공조장치와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물리 버튼으로 배치해 조작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크라운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그동안 토요타가 축적해온 기술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출발 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하는 거리가 길고, 가솔린 엔진이 개입할 때 이질감이 거의 없어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한다. 특히 이중 접합 유리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뛰어난 정숙성을 자랑하는 점은 인상적이다.

가격은 2.5 하이브리드 모델 기준 5,920만 원으로, 비슷한 성능의 그랜저 1.6 하이브리드 풀옵션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행안전 장비도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를 통해 긴급 제동 보조,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 등을 기본 제공한다.

69년 전통을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토요타 크라운은 하이브리드 기술의 내실과 크로스오버의 실용성, 4륜구동의 안정성을 겸비한 모델이다. 그랜저보다 약간 낮은 연비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완성도와 주행 품질을 제공하는 크라운이 한국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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