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비 확대’ 현대차, '싼타페·GV80' 판매 효과로 영업익 방어

현대차 싼타페 /사진=조재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2분기 판매관리비 급증에도 불구하고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GV80 등 고부가가치차량 판매 증가로 한숨을 돌렸다. 앞으로 리콜 발생 확률을 줄일 수 있는 품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가 지난 25일 발표한 2분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연결기준 판매관리비는 전년동기 대비 17.4% 증가한 5조45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4조원대의 안정적인 판매관리비 현황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대차는 판매관리비 증가 요인에 대해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올 2분기 판매관리비 중 급여 관련 비용은 1조45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판매보증비다. 판매보증비는 차량 리콜이나 인센티브 발생에 사용돼 금액이 늘어날수록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 2분기 판매보증비는 1조15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윤태식 현대차 IR팀장이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판매보증비 급증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올 3월 중순에 실시한 현대차의 전기자동차용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리콜의 영향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전기차 등 총 5개 차종 11만4000여대를 대상으로 ICCU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기아 리콜 대수를 합하면 총 17만여대로 현대차 전기차 판매 역사상 최대 규모다.

ICCU 리콜에 필요한 최소비용은 168만원이며, 공임까지 포함하면 200만원으로 만만치 않다. 현대차는 더 이상의 ICCU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올 2분기 1조원 이상의 판매보증비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 GV80/사진=조재환 기자

판매보증비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됐던 현대차는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증가 효과로 한숨을 돌렸다.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6.6%, 0.7% 증가한 45조206억원, 4조279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가 확대된 데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개선 및 우호적인 환율환경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현대차는 2분기 전기차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전년동기보다 9.6% 감소한 18만5737대를 판매했다. 다만 해외에서는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제네시스 GV80 등의 판매가 본격화되며 2.0% 늘어난 87만1431대를 팔았다.

현대차는 다음 달 28일 오후3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요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데이’를 연다. 이 자리에서 미래 친환경차 판매계획과 미국 조지아 공장 운영 방안 등을 소개한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