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에 두었던 낡은 지갑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오래 써서 모서리가 다 해진 물건이었습니다.아들이 가져간 것 같았지만 묻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그 이유를 알고 한동안 지갑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사라진 낡은 지갑
그 지갑은 이십 년 가까이 쓴 물건이었습니다. 가죽이 닳아 색이 바랜 지 오래였습니다. 새것을 사 두었지만 손에 익지 않아 계속 쓰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서랍을 열어 보니 자리가 비어 있었습니다. 아들이 다녀간 다음 날이었습니다.

돌아온 지갑
며칠 뒤 아들이 종이 봉투를 들고 왔습니다. 안에는 그 지갑이 들어 있었습니다. 해진 모서리가 새 가죽으로 덧대어져 있었습니다. 수선집을 수소문해 맡겼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새것을 사 드리면 안 쓰실 것 같아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알고 있던 것
저는 새 물건을 잘 쓰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 성향을 아들이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 주는 대신 고쳐 오는 쪽을 택한 것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잘 안다는 것은 이런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그날 이후 지갑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좋은 선물은 값보다 상대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새것보다 고쳐 온 물건이 더 오래 남기도 합니다.오늘은 가족이 오래 쓰는 물건을 한 번 살펴보시면 어떨까요. 그 안에 해 줄 수 있는 일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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