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지 하루 만에 다시 짐을 쌌다. 송성문이 27일 멕시코시티 애리조나전에서 8회 대주자로 투입되며 한국인 29번째 빅리거 타이틀을 달았지만, 타석 한 번 없이 곧바로 교체됐고 이튿날 트리플A 행 통보를 받았다. 4년 1500만 달러짜리 메이저리거의 데뷔 스탯은 딱 하나, 대주자 출전 1회다.
27번째 선수로 잠깐, 그리고 원래대로

MLB는 미국 외 지역에서 치르는 시리즈에 한해 로스터를 26명에서 27명으로 한 명 늘릴 수 있다. 샌디에이고가 멕시코시티에서 애리조나와 2연전을 치르면서 그 한 자리에 송성문이 들어왔다.
여러 내야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로서의 활용가치 때문이었다. 하지만 26일 경기는 아예 결장했고, 27일에야 8회 대주자로 잠깐 나갔다가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홈을 밟지 못한 채 8회말 수비에서 바로 교체됐다.

멕시코시티 2연전이 끝나자 로스터가 다시 26인으로 줄었고, 원래 26인 멤버가 아니었던 송성문은 예상대로 트리플A로 내려갔다.
장타가 안 나온다

표면적 이유는 부상이었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비시즌 복사근 부상으로 WBC까지 반납했고, 시범경기 도중 부상이 재발하며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재활을 마치고 트리플A에서 실전 감각을 쌓았는데, 20경기 타율 0.293에 12타점으로 수치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문제는 홈런이 아직 0개라는 것이다. 22개의 안타 중 장타는 2루타 2개가 전부이고, 퍼시픽코스트리그처럼 타고투저 환경에서도 OPS 0.689에 머물러 있다.
샌디에이고가 기대한 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장타까지 보여주는 유틸리티였는데, 장타 쪽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콜업을 머뭇거리는 이유로 읽힌다.
자리도 마땅치 않다

샌디에이고 내야는 마차도-보가츠-크로넨워스의 주전 구도가 확실하고, 내야 백업 자리를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2루까지 소화하며 메우고 있다. 송성문이 가장 파고들 수 있는 자리로 꼽혔던 타이 프랜스도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팀 성적도 나쁘지 않으니 굳이 변화를 줄 이유도 없다. 결국 송성문 입장에서는 트리플A에서 장타를 터뜨려 콜업 명분을 만드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수비에서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 방망이가 살아난다면 기회는 올 수 있다. 한국인 29번째 빅리거 타이틀은 챙겼다. 이제 진짜 빅리거가 되는 일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