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화주권 지킬 골든타임, 끝나가고 있다

2026. 6. 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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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폐 '스테이블코인'
美·日·유럽은 앞다퉈 육성
韓 법제화 논쟁 마무리짓고
통화 생태계 조성해야 생존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는 달러를 세계 기축통화로 만들었다. 석유와 무역, 금융은 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국제질서를 지배한 것은 군사력만이 아니라 통화가 핵심이었다. 지금 세계는 또 한 번의 통화 전환기를 맞고 있다. 통화 질서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니다. 달러·원화 같은 법정통화에 가치를 연동한 디지털 지급결제 인프라다. 앞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인공지능(AI), 플랫폼, 콘텐츠, 전자상거래 시대의 새로운 화폐이자 혁신적 결제 시스템 역할을 수행할 핵심 수단이다.

기존 국제 송금은 여전히 느리고 비싸다. 2025년 글로벌 평균 송금비용은 송금액의 대략 6.36%로 청산 절차를 거치며 수일이 걸린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수분 내 정산이 가능하다. 중개 기관을 획기적으로 줄여 송금비용과 시간을 크게 낮췄다.

혁신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24시간 실시간에 가까운 시간 혁신이다. 둘째, 수수료 중심으로 구조를 바꾼 비용 혁신이다. 셋째, 디지털 지갑만 있으면 결제가 되는 접근성 혁신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투기상품이 아니라 디지털 경제의 지급결제 운영체제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커져가고 있다. 2026년 초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 규모다. 연간 전송 규모는 33조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의 구조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99%가 달러 기반이며 그 중심은 여전히 달러인 셈이다.

미국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확산시키고 준비자산으로 미국 국채 수요를 흡수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달러 패권을 굳건히 유지하려 한다. 지니어스(GENIUS) 법안 역시 은행과 비은행 모두에 일정 요건 아래 발행을 허용하며 이런 흐름을 제도화하고 있다.

일본도 빠르게 움직였다. 2023년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했고, 은행 중심의 발행체계를 마련하여 엔화 기반 상용화도 본격 추진 중이다. 유럽 역시 MiCA 체계를 구축하며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대로 결제 주권과 통화정책 자율성을 방어하고 있다.

한국도 논의를 시작했다. 2025년 7월 관련 법률안 발의 이후 잇따라 법안이 제출됐다. 그러나 발행 주체와 거래소 지배구조 논쟁으로 지연되고 있다. 지금 문제는 속도다. 원화 기반 생태계를 만들지 못하면 디지털 시장은 달러에 잠식될 수 있다. 통화 주권의 문제가 걸려 있다.

우리의 선택과 전략은 분명해야 한다. 첫째, 조기 법제화다. 상환권, 공시체계를 갖추며 은행의 안정성과 플랫폼 혁신성을 살려야 한다. 둘째, 실물 사용처 확대다. K콘텐츠, 송금, 전자상거래에 연결해야 한다. 셋째, AI 경제와의 결합이다. 넷째, 원화 국제화 연계다. 결국 승자는 단순히 코인을 발행하는 나라가 아니다. 실물거래 수요를 창출하고 플랫폼을 장악하며 통화 생태계를 설계하는 나라가 승자가 된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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