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는 단 몇 주, 자연이 펼치는 진분홍빛 향연이 바로 지금 시작된다. 경남의 깊은 산속, 황매산 철쭉군락지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철쭉 명소로, 매년 이맘때쯤이면 수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특히 올해는 황매산 철쭉 개화가 80%를 넘어서면서, 이번 주말 절정의 풍경을 예고하고 있다. 만개한 철쭉 사이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왜 황매산이 봄 여행지로 손꼽히는지 단번에 체감하게 된다.

황매산은 경상남도 산청군과 합천군의 경계에 자리 잡은 해발 1,113m의 산으로, 그 정상 부근에 펼쳐진 철쭉군락지는 그야말로 '산상화원'이라 불릴 만하다.
이곳은 전국 최대 철쭉 군락지로, 무려 30헥타르(축구장 42개 크기)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서,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철쭉들이 만든 붉은 물결은 방문객의 시선을 한순간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특히 이 지역에서 자생하는 철쭉은 일반적인 정원용 철쭉이 아닌 산철쭉으로, 한반도 고유종이다.
진달래와는 다르게 좀 더 짙고 선명한 분홍빛을 띠며, 군락지에서는 발 아래로 깔린 꽃길이 마치 핑크빛 융단처럼 이어진다.
황매산을 오르는 길 곳곳에서 느껴지는 이 특유의 풍경은, 타 지역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렵다.

이 장관을 더 특별하게 즐기고 싶다면, 황매산철쭉제 기간에 방문해보자. 현재 진행 중인 제29회 황매산철쭉제는 2025년 5월 1일부터 11일까지 총 11일간 개최되며, 철쭉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축제의 중심 무대는 황매산군립공원 내 철쭉군락지이며, 방문객들은 단순히 꽃 구경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체험과 지역 특산물도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축제에서는 산청의 우수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와 더불어 지역의 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체험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황매산을 찾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완만하면서도 드라마틱한 트레킹 코스다.
철쭉군락지는 해발 800m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데, 이 구간은 비교적 무리가 없으면서도 경치가 빼어나,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특히 군락지를 따라 조성된 데크 산책로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어르신들에게도 적합하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단순한 꽃의 아름다움을 넘어선다.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보이는 남해의 산세, 저 멀리 합천호까지 조망할 수 있어 자연이 주는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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