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물색이면 강원도 부럽지 않다" 수도권에 숨은 10km 계곡 명소

포천 백운계곡 / 사진=한국관광공사 공공누리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곳이 아니라, 그 안에 수천만 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장소라면 어떨까.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백운계곡’은 그런 특별함을 품은 곳이다. 광덕산과 백운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만들어낸 이 계곡은, 시원한 물놀이 명소인 동시에 중생대 쥐라기의 흔적을 간직한 자연의 전시장이다.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서 지구의 오랜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백운계곡으로 떠나보자.

포천 백운계곡 / 사진=한국관광공사 공공누리

백운계곡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청량하다. 맑은 물줄기, 소리 없이 흐르는 계곡물, 발끝에 닿는 차가운 바위.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은 단순한 피서지를 넘어 자연이 만든 지질 교과서다.

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화강암 지대가 드러나 있고, 곳곳에서 절리(균열 구조), 단층, 암맥 등 다양한 지질 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수직과 수평의 절리가 발달해 있는데, 이는 마치 대자연이 수천만 년을 들여 그려낸 거대한 그림처럼 느껴진다.

포천 백운계곡 풍경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지질 구조 사이로 형성된 소(沼)와 폭포는 수백만 년의 침식 작용으로 완성된 조각품이다. 바닥을 흐르는 물줄기 하나조차, 수많은 시간의 퇴적과 변화 끝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백운계곡에서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그 아래로는 우리가 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의 지층이 켜켜이 쌓여 있다.

포천 백운계곡 풍경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백운계곡의 길이는 약 10km. 광덕산과 백운산의 물줄기가 서쪽으로 흘러 모여 만들어낸 이 길은, 여름철이면 트레킹 마니아와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 붐빈다.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지만, 그보다 먼저 걷는 재미가 있다.

계곡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도심의 소음이 사라지고 자연의 소리만이 귀를 채운다. 나무 그늘 아래를 지날 때면 땀이 식고, 맑은 물에 발을 담그면 열기가 순식간에 가라앉는다.

특히 초입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기암괴석과 연못은 사진으로 담기에도 손색이 없고, 아이들과 함께라면 자연 학습의 현장으로도 제격이다.

포천 백운계곡 산책 / 사진=경기관광플랫폼

백운계곡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는, 가는 길조차도 여행의 일부가 되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향하는 도로는 광덕고개를 지나 완만한 곡선으로 이어지는데, 이 길목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마치 자연이 준비한 환영 인사처럼 다가온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숲과 산의 조화는, 도심의 바쁜 일상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특히 해 질 무렵, 저녁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순간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수채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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