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건조 한번에…LG·삼성 '꿈의 가전'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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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가전제품이 등장했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22일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세탁기와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건조기를 하나로 합치기로 한 것.
LG전자 관계자는 "가사노동을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했다"며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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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펌프 적용해 의류 손상 줄여
삼성도 혁신 제품 이달 말 출시
무게와 옷감 등 맞춤 세탁·건조
年150만대 세탁기시장 승자 관심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끝내는 가전제품이 등장했다. 사실상 세상에 처음 나오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얘기다. 젖은 세탁물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세탁 시간도 크게 줄여주는 ‘혁신 제품’이다. LG전자가 이날 첫선을 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도 곧 내놓기로 한 만큼 의류관리기와 무선청소기에 이은 ‘혁신가전 전쟁 3라운드’가 펼쳐지게 됐다.
가사 노동 줄여주는 혁신제품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22일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23’에서 처음 선보인 지 6개월 만이다. 세탁건조기 자체가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다. 하지만 20여 년 전 나온 세탁건조기는 뜨거운 열로 옷을 말리는 ‘히터 방식’이어서 사실상 건조 기능은 외면받았다. 옷감이 많이 상하는 데다 전기 사용량도 엄청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제대로 된 건조기를 만들기 위해 기술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그렇게 2016년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로 빨래의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이어서 건조도 잘되고, 옷감도 잘 안 상한다.
이 건조기가 ‘대박’을 터뜨리자 LG전자는 한발 더 나아가기로 했다. 기존 세탁기와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건조기를 하나로 합치기로 한 것. 일체형 세탁건조기에 최적화된 기술 개발에만 꼬박 4년이 걸렸다.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내 건조기로 옮기는 불편함을 없애고, 공간 효율성을 높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세탁 시간이 줄어드는 건 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사노동을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개발했다”며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날 선보인 시그니처 제품(690만원)보다 저렴한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도 4월 내놓는다.
삼성전자도 이달 말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한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선보인 그 제품이다.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재질, 오염도에 따라 맞춤 세탁·건조하는 ‘AI 맞춤’ 코스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누가 먼저 웃을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혁신 가전을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LG전자가 주로 선도했다. 2011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의류관리기 ‘스타일러’가 대표적이다. ‘옷을 넣으면 마치 드라이 세탁을 한 것처럼 뽀송뽀송해진다’는 입소문에 연간 35만 대가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2018년 삼성전자가 ‘에어드레서’를 내놓으면서 의류관리기는 일반 가정집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연간 140만 대가 팔리는 무선청소기도 마찬가지다. 유선청소기만 있던 시장에 LG전자(2017년 코드제로 A9)와 삼성전자(2017년 파워건)가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
시장의 관심은 새로 태어나는 세탁건조기 시장을 놓고 맞붙은 두 회사 중 누가 먼저 웃을지에 쏠려 있다. 업계에선 세탁기 판매 규모가 연 150만 대 안팎인 만큼 세탁건조기 시장 규모도 조만간 수십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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