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21년 집권 종료 테니스, 새로운 시대의 시작 [스한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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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2024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하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테니스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로 일컬어지는 '빅3'가 한해 열리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한 첫해가 됐다.
21년간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80%확률로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중 한명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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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2024 US오픈 테니스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하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테니스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로 일컬어지는 '빅3'가 한해 열리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한 첫해가 됐다.
이미 은퇴한 페더러가 1981년생, 빅3중 가장 어린 조코비치가 1987년생으로 37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지배한 21년간의 시대가 종료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올해 4개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선수들은 2000년대 이후 출생 선수다. 그런 점에서 세계 테니스계는 2024년을 한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기점의 해로 보고 있다.
▶조코비치-나달-페더러 '빅3'의 시대였던 지난 21년
테니스에는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을 일컬어 '메이저 대회'라 칭한다. 역사와 전통, 그리고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로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한번이라도 해봤다면 톱클래스 선수로 인정받는다. 또 이 대회에서 몇 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는지로 '역대 최고의 선수(GOAT)'를 가리는 지표로 보기도 한다.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21년간 4개 대회는 총 83개의 우승 트로피가 걸렸었다(2020 윔블던은 코로나19로 미개최). 83개 우승 트로피 중 조코비치가 24회, 나달 22회, 페더러 20회로 '빅3' 합계 66개다. 21년간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는 80%확률로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중 한명이었던 셈이다. 수치가 증명하듯 21년간 빅3가 메이저 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해는 한해도 없었다. 지난 21년간 세계 테니스는 가히 '빅3'의 시대였다.
▶길었던 장기집권의 끝, 2000년대생의 시대
워낙 압도적인 기량이었기에 1980년대 생인 '빅3'에 반해 1990년대 생들은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러다 가장 나이가 많은 페더러가 2022년 먼저 은퇴했다. 그리고 38세인 나달 역시 올해 은퇴를 시사하고 있다.
나달보다 한 살 어린 37세 조코비치는 건재하지만 성적은 하락세다. 올해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전부. 20년가량을 지배했던 빅3도 40에 가까운 나이에 접어들자 은퇴 혹은 기량 쇠퇴가 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 틈을 타 2000년대 생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번 US오픈에서 우승한 신네르는 2001년생이다. 또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을 따내고 올해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을 휩쓴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2003년생이다.
이외에도 ATP 랭킹 20위권 안에 5명의 2000년대 생들이 있는 현재를 보면 이제 '빅3'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시대의 선두주자 신네르와 알카라스
세계 테니스계는 지난 20여년간 '빅3'의 존재로 인해 호황기를 누렸다. 3명의 선수는 역대 메이저 우승 횟수 1,2,3위에 오르며 과거의 테니스가 해내지 못했던 엄청난 관심과 재정적 이득을 불러일으켰다.
다만 빅3가 저물면서 스포츠계는 테니스 인기가 휘청일까 불안해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 NBA가 침체기를 겪었던 사례가 있다.
이에 영국 BBC의 애너벨 크로프트 테니스 해설위원은 "남자 테니스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만, 알카라스와 신네르가 있다"며 "앞으로 그 둘은 엄청나게 많은 명승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둘의 상대 전적은 알카라스가 5승 4패로 앞서 있다. 이제 이들이 '빅3'가 그랬듯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테니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신네르와 알카라스, 이들 2000년대 생들이 선배 '빅3'가 해냈던 업적을 어떻게 넘어설지 지켜봐야 한다. 확실한건 이제 세계 테니스는 '빅3'의 시대가 저물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며 그 시작이 바로 2024년이라는 점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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