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00만원 내면 회장" 이렇게 9억을?…문신사 돈 뜯는 이 단체

정심교 기자 2025. 5. 28. 16: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불법에 불법 판치는 문신업계] ③. 끝
[편집자주] 우리나라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반영구화장·타투·두피문신 등)을 시술하는 건 아직 '불법'이다. 이처럼 비의료인의 문신시술이 불법인 틈을 타, 불법에 불법이 판치는 정황이 포착됐다. 본지는 3회 연속 그 실태를 고발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인가받은 사단법인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의 회장단(왼쪽)과 지부 오픈채팅방. 회장이 되려면 300만원, 지부에 가입하려면 100만원을 내야 하는데, 각각 297명과 581명이 입장해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오픈채팅방은 지난 27일 사라졌다. /사진=해당 오픈채팅방 대표 이미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문신 시술자들은 자신들을 보호해줄 '울타리'를 찾아 나선다. '비의료인의 문신 합법화'를 촉구하는 몇몇 협회·연합회·중앙회 등 단체로 문신 시술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그런데 일부 단체가 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악용해 돈을 받고 회장직을 팔거나, 회장 1명 유치할 때마다 수당을 지급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본지 취재 결과 포착됐다.

28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사단법인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는 '특화 미용 산업의 보급·확산' 등을 목적으로 설립, 2020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비영리법인으로 인가를 받았다. 이 단체의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에 따르면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의 대표권(이사장)은 '황종열 이사'에 한하는 것으로 명시돼있고, 추가로 7명이 이사로 등록돼있다. 한마디로 황종렬 이사장과 등기이사 6명이 법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연합회 온라인 사이트에 게시된 조직도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 '이사장'으로 소개된 인물은 황종열 씨가 아닌 변모씨와 장모씨로, 2명 모두 '등기이사'다. 황씨는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엔 없던 '글로벌 총재'라는 낯선 직함으로 소개돼있다. 심지어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엔 없는 새로운 직함도 있는데 'K-뷰티 아시아 총재'(2명), 'K-뷰티 태국 총재' (3명), 'K-뷰티 아시아 회장'(2명), '수석회장'(14명), '연합이사'(4명) 등이 각자의 프로필 사진과 함께 임원으로 올라왔다.

사단법인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가 사이트에 올린 조직도 일부.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와 달리 이사장은 '글로벌 총재'로, 이사는 '이사장'으로 등록돼 있다. /사진=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 사이트 캡처.

이 단체 회장단에 속한 A씨는 기자에게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에 300만원을 내면 회장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며 "회장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 1명만 유치해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기자가 입수한 이 연합회의 '회장단 가입신청서'에 따르면 회장단 가입금은 300만원으로, 입금이 확인되면 다음 날 '회장'으로 승인된다고 안내돼있다. A씨에 따르면 회장단 중에서 대회 선수를 많이 모집하는 등 연합회에 기여하면 '이사'로 승진한다. 회장이 신규 회장 1명을 유치하면 50만원을, 이사가 신규 회장 1명을 유치하면 70만원을 수당으로 챙겨 받는다. 이 때문에 문신 시술자들 사이에선 "2명만 끌어와도(100만~140만원) 가게 월세는 메꿀 수 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라고.

이런 이유 때문일까.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엔 회장만 수백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연합회가 운영하는 오픈채팅방 '(사)K뷰티전문가연합회 회장단방'엔 297명이 참여자로 입장해있었다(5월27일 기준). 각 회장단 멤버를 단순 계산하더라도 300만원씩 냈다면 회장 가입비만 약 9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황씨는 "회장이 여러 명이면 안 될 게 뭐가 있는가. 회장이 몇 명인지 그걸 왜 궁금해하는가"라며 "학교에 반장 ·부반장 있다고 등기부등본(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에 올리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회장 실제 인원에 대해 대답을 피했다.

사단법인 코리아아트메이크업협회 회장 가입비(500만원)와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 회장 가입비(300만원)가 안내된 게시글. /사진=각 단체 회원 가입 안내 페이지 캡처.


이 단체를 관리·감독하는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어떤 입장일까. 산자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합회가 2024년 산자부에 마지막으로 제출한 사업 보고 양식엔 황씨가 '대표자'로만 적혀 있을 뿐 '글로벌 총재'란 직함은 보고 양식에 없었다"면서 "등기사항증명서와 다른 직함의 임원들이 활동하는 점, '회장'이 다수가 포진돼있다는 점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영리법인이 목적사업 이외의 활동을 했거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실이 명확한 물증과 수사 등으로 확인되면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조치를 취할 수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돈을 받고 회장단을 '유치'하는 단체는 또 있었다. 창원시에서 인가받은 사단법인 코리아아트메이크업협회 역시 '고가의 회장단'을 유치하고 있다. 이 협회가 안내한 회장 가입 비용은 무려 500만원. 역시 가입비 환불은 불가능하며, 가입 시점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연회비 50만원을 내야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기향 코리아아트메이크업협회 이사장은 "회장 가입비 500만원은 각종 대회 행사 때 쓰고 있다"면서 "현재 회장이 몇 명인지, 수당을 얼마 지급하는지 알려줄 수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반론보도] 「[단독] 300만원 내면 회장, 이렇게 9억을?…문신사 돈 뜯는 이 단체」 및 「사회적 울타리인 줄 알았는데 직함팔이 다단계였다 」 관련

본보는 2025년 5월 28일 「[단독] 300만원 내면 회장, 이렇게 9억을?…문신사 돈 뜯는 이 단체」라는 제목으로, 2025년 5월 29일 「사회적 울타리인 줄 알았는데 직함팔이 다단계였다 」는 제목으로 사단법인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가 돈을 받고 회장직을 팔거나, 가입자를 유치할 때마다 수당을 지급하는 정황을 포착하였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는 "협회에 회장직으로 가입하기 위하여 소정의 돈을 출연한 자에게는 가입승인과 동시에 '회장'이라는 직함을 부여하며 이후 활동성과가 우수한 자에게는 지부장, 수석회장 등의 별도의 직함을 부여한 것이므로 상기한 출연료는 회장단 가입비에 불과하다"라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는 "가입자를 유치한 자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있지 않으며,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글로벌총재'나 '이사장'이라는 표현은 직함 명칭에 불과하고 케이뷰티전문가연합회의 대외적인 대표권은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기재된 대로 황종열이 행사 중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